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전부 투자하는 핵심 기술
현대·기아 자동차와 SK이노베이션도 적극적으로 나서

[월드투데이 이예찬 기자] '꿈의 배터리'라고도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는 전기차 개발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사진=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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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된다. 현재 스마트폰이나 전기자동차 등에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 상태의 배터리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해 온도 변화로 인한 배터리의 팽창이나 외부 충격에 의한 누액 등 배터리 손상 시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부품이나 장치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해질이 고체로 이루어진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하여 안정적이며 전해질이 훼손되더라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안전하다.

또한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지 않아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안전과 관련된 부품들을 줄이고 배터리의 용량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고체 배터리로 전기차 배터리 모듈, 팩 등의 시스템을 구성할 경우, 부품 수의 감소로 부피당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서 용량을 높여야 하는 전기차용 배터리로 안성맞춤이다.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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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 자동차 

지난 29일 현대·기아 자동차는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인 팩토리얼 에너지와 공동 개발 협약(JDA)을 맺고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팩토리얼 에너지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의 셀·모듈·시스템뿐만 아니라 배터리 양산과 실제 전기차에 탑재하는 단계까지 아우르는 통합적인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팩토리얼 에너지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인 'FEST(Factorial Electrolyte System Technology)'를 보유한 회사이다. 해당 기술은 기존 리튬 이온전지에 비해 전기차의 안전성도 높이고 주행 가능 거리를 20~50%까지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주요 완성차 제조업체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투자는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혁신 조직인 '현대크래들 실리콘밸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올해 초 미국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과도 JDA 및 지분 투자 계약을 맺으며 전고체 배터리 개발기업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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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스바겐

독일의 폭스바겐은 미국 퀀텀스케이프와 손을 잡았다. 총 3억 달러를 투자 받은 퀀텀스케이프는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며 긴 수명과 고성능의 배터리를 입증했다.

이 배터리는 25도 상온에서 충전과 방전을 800번 반복한 후에도 80% 이상의 배터리 용량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튬 이온의 평균 배터리 수명은 500회 충전과 방전으로 알려져 있다.

폭스바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퀀텀스케이프는 오는 2024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지난 28일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의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파워와 3000만 달러(약 352억 원)을 투자하고 향후 공동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생산하는 협약을 맺었다.

솔리드파워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 외에도 미국의 포드와 독일의 BMW 등이 이 회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왼쪽)과 더그 캠벨 솔리드파워 CEO(오른쪽).사진=연합뉴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왼쪽)과 더그 캠벨 솔리드파워 CEO(오른쪽).사진=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과 솔리드파워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33%가량 높은 성능의 배터리를 구현할 계획이다.

또한 양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설비 시설에서도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와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노벨 화학산 수상자인 존 구디너프 미국 텍사스대학교 교수와 고체 전해질 연구에 착수하는 등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은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솔리드파워와 협력을 통해 뛰어난 성능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물론 미래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면서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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