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으로 살펴보는 마케팅 전략
애플은 '감성혁신', 삼성은 '기술혁신'
결정은 소비자의 몫... 올해 삼성 실적이 말해줄 것

[사진=새로 공개되는 S22의 광고, 연합뉴스]
[사진=새로 공개되는 S22의 광고, 연합뉴스]

[월드투데이 김지현 기자] 삼성전자의 야심작 차세대 플래그십(최상위급) 스마트폰 '갤럭시S22'가 오는 10일 공개를 앞둔 가운데 애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삼성은 갤럭시 언팩 2022 초대장을 통해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다. 여기서 삼성이 내건 문구는 'Break the rules of light(빛의 규칙을 깨라)'로 어둠 속 도시의 모습을 선명하게 포착하는 모습을 영상에서 부각시켰다. 문구에 걸맞게 최상위 모델 '갤럭시S22울트라'는 후면에 4대의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전해진다. 디스플레이 밝기 또한 삼성전자의 이번 승부수다. 외신에 따르면 갤럭시S22의 디스플레이 밝기는 '아이폰13' 보다 우수하다. 

[사진= 삼성이 내건 문구 'Break the rules of light(빛의 규칙을 깨라)', 연합뉴스]
[사진= 삼성이 내건 문구 'Break the rules of light(빛의 규칙을 깨라)', 연합뉴스]

지난 갤럭시 시리즈와 가장 큰 차이점은 'S펜'이 탑재된다는 점이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기본형(6.1인치)과 플러스(6.6인치), 울트라(6.8인치) 3종으로 출시되는데, 울트라 모델은 S펜을 탑재해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계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갤럭시 시리즈에 S펜이 내장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S22로 업계 1위 굳힐지는 브랜드 마케팅이 결정해

이렇듯 삼성은 새로운 갤럭시를 출시할 때마다 향상된 기술을 선보여왔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지금 그 혁신의 기준을 다시 써 내려가고자 한다"며 "신제품은 최고의 모바일 경험을 한데 모은 제품으로 역대 S 시리즈 중 가장 주목받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 연합뉴스]
[사진=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지만 성장세가 둔화돼 2위인 애플이 그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매 판매량 기준 삼성전자는 점유율 18.9%로 1위, 애플은 17.2%로 2위다.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는 1.7% 포인트에 불과하다. 성장률 둔화도 심각하다. 상위 5개 업체가 전년 대비 20~30%대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의 성장률은 0.9%에 그쳤다.

과도기의 삼성에게 이번 흥행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삼성이 애플과의 접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마케팅이 숨은 열쇠가 될 듯하다. 저명한 브랜드 교수 케빈 켈러는 고객 중심의 브랜드 자산 모델을 통해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기 위한 세 가지 요소로 차별적 효과, 브랜드 지식, 고객의 반응을 꼽았다. 대표적으로 서비스, 광고, 디자인 등이 구성요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세가지 브렌딩 전략으로 보는 삼성과 애플의 차이점

[사진=미국 뉴욕 갤럭시 언팩 광고, 연합뉴스]
[사진=미국 뉴욕 갤럭시 언팩 광고, 연합뉴스]

'차별적 효과'는 브랜드 간 우열을 가리는 충성도와 같은 소비자 반응을 의미한다. 이 부문에서는 애플의 마케팅이 잘 통했다. 소위 맹목적이고 배타적인 악성 애플 유저를 주로 말하는 '앱등이'라는 말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외국도 마찬가지로 영어권 국가에선 이들을 'Apple Fanboy'라 부른다. 애플의 과도한 추종자들은 한국보다 한참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삼성 유저에게 이러한 별명이 없다는 것은 삼성 입장에서는 해결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애플이 차별적 효과를 내는 데에는 혁신적인 디자인도 있지만 기기의 연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iCloud'를 통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그리고 맥까지 사용자의 모든 애플 기기를 연동할 수 있게 했다. 삼성이 뒤이어 '에코시스템'을 선보여 애플을 뒤따랐으나 대체적으로 애플의 호환성이 더 좋다는 평이다.

[사진=애플에서 연동가능한 기기들이다, pixabay]
[사진=애플에서 연동가능한 기기들이다, pixabay]

'마케팅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가격 등 전반에 걸친 요건에 의해 결정된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13 프로의 가격은 135만 원부터 시작한다. 삼성에서는 보급형 갤럭시를 내고 있지만 올해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2는 150만 원 정도의 가격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는 두 기업 모두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브랜드 지식'은 오랜 기간 동안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경험하고 소비하면서 축적한 생각과 감정을 뜻한다. 삼성과 애플의 브랜드 지식에서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영상으로 '심플샘플' 유튜버의 '100명에게 갤럭시 vs 아이폰, 무엇을 더 선호하는지 물었습니다'가 있다.

여기서 아이폰 사용자와 갤럭시 사용자의 답변은 극명하게 갈렸다. 아이폰 사용자는 '예뻐서', 갤럭시는 '편리해서'라는 대답이 각각 큰 비중을 차지했다. 두 브랜드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갈림길에 선 삼성, 애플과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새로운 승부 거나

[사진=삼성의 s22 광고영상 캡쳐, 삼성전자 공식 인스타그램]
[사진=삼성의 S22 광고영상 캡쳐, 삼성전자 공식 인스타그램]

기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낀 탓인지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존 갤럭시에서 디자인과 기능의 혁신을 모두 갖춘 폴더블폰(접이식 휴대폰)을 출시했다. 이는 세계 시장을 석권하여 지난 2021년 하반기 삼성전자의 매출 향상과 갤럭시 자급제 모델의 점유율을 대폭 올렸다. 

마케팅에도 열을 올렸다. 삼성은 11조를 광고 집행 비용으로 투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소위 '애플 감성'이 먹히는 것을 보면 11조라는 금액만큼 마케팅이 성공한 것 같지는 않다. 

[사진=차이를 한눈에 보여주는 삼성과 애플의 인스타그램. 애플에서는 기기의 사진을 찾기 어렵다, 인스타그램]
[사진=차이를 한눈에 보여주는 삼성과 애플의 인스타그램. 애플에서는 기기의 사진을 찾기 어렵다, 삼성전자/애플 공식 인스타그램]

애플의 전략인 '감성 마케팅'은 정서 등을 활용하여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여 충성도를 강화하는 방법이다. 애플은 이를 이용해 이성적인 제품의 필요성이나 구매의 정당성을 말하는 게 아닌 감성에 호소하여 브랜드 이야기를 전달한다. 광고에선 최신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워치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대신, 애플워치를 차고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의 일상을 보여준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가 정립한 비즈니스 전략 세 요소인 친밀감, 열정, 신뢰에 부합하는 애플의 광고는 열정적인 브랜드 팬덤을 키우는 힘을 가지고 있다. 반면, 삼성은 이번 S22 트레일러 영상에서도 기능을 중시하는 이전의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쯤 되면 애플과 달리 감성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 한다는 게 삼성의 전략일지도 모른다.

'진짜는 모두가 알아보는 법'이라고 래퍼 비와이가 말했듯이 말이다. 삼성은 마케팅은 부수적일 뿐 기술혁신만이 여기서 말하는 '진짜'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결과는 올해의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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