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범죄에 악용되는 애플 에어태그의 위치 추적 기능

[월드투데이 이예찬 기자] 내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애플의 '에어태그'가 미국에서 스토킹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여럿 발생했다.

애플 '에어태그(Airtag)'란?

에어태그(Airtag)란 지난 4월 애플 이벤트에서 공개한 분실방지 태그로 사물 위치 추적용 기기이다. 블루투스 연결과 초광대역 UWB 기술이 탑재돼 아이폰 또는 NFC 지원 스마트폰으로 찾을 수 있게 설계된 제품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크기는 지름 31.9mm, 두께 8.0mm, 무게 11g으로 오백원 동전 크기(26.5mm)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이다. 또한 IP67 등급의 방수 및 방진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아이폰11 이상의 U1칩이 탑재된 기기에서는 정밀 탐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정밀 탐색 기능은 에어태그가 있는 곳까지의 방향과 거리를 AR의 3차원 공간 수준에서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단순히 블루투스로 거리를 측정하는 것보다 정밀하다. 아이폰에 남은 거리와 방향이 표시되며 사운드와 햅틱피드백으로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최대 약 9m 정도 거리까지 감지되며 수 cm 단위로 매우 정확하게 거리를 인식한다.

[사진=에어태그의 정밀 탐색 기능.애플]
[사진=에어태그의 정밀 탐색 기능.애플]

에어태그가 아이폰과 더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햅틱이 강해지며 1m 이하로 가까워지면 뚜렷한 햅틱피드백으로 가까이 있음을 알려준다.

블루투스 범위를 벗어나 물건을 찾을 수 없는 경우 다른 애플 기기들처럼 분실 모드를 활성화하고 나의 찾기 네트워크 범위 내에 있을 때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연락받을 연락처와 메시지를 등록해 놓으면 다른 사람이 그 연락처를 보고 연락할 수 있다.

미국에서 스토킹에 악용되는 에어태그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애플 '에어태그(Aritag)'가 미국에서 스토킹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돼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어태그의 간편하게 위치를 확인하는 기능을 스토커들이 은밀히 피해자의 뒤를 쫓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

미국 미시시피주에 사는 32세 여성 앰버 노스워시는 지난달 27일 오후 3시쯤 귀가하자마자 자신의 아이폰에서 처음 듣는 경고음이 울리는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누군가 그녀의 자동차에 에어태그를 숨겨놓았던 것이다.

[사진=EPA/연합뉴스]
[사진=EPA/연합뉴스]

애플은 에어태그가 스토킹 범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아이폰 소유자의 경우 본인의 것이 아닌 아이태그와 8~24시간 동일 경로로 이동하면 경고음이 울리도록 해 놓았다.

노스워시는 즉각 경찰에 신고했지만 범인을 찾지는 못했다. BBC는 그녀 외에도 직접 확인해 취재한 피해자만 5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보안 전문가와 피해자들은 애플의 조치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아이폰 소유자의 스토킹 피해 방지 기능도 완전하지 않고 전 세계 30억 명에 이르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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