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 인텔 제치고 1위 달성
파운드리 압도적 강자 TSMC와 뒤쫓는 삼성전자·인텔

[월드투데이 이예찬 기자] 삼성전자가 27일 발표한 지난해 실적은 코로나19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반도체 매출 인텔 제치고 3년 만에 1위 달성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작년 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8.07% 증가한 279.6조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3.45% 늘어난 51.63조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연간 매출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고 4개 분기 모두 분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지난 2018년(58조8900억원)과 2017년(53조6500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지난해 94조1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체 매출의 33.7%를 견인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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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인텔도 이날 오전 작년 연간 790억 2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4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을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1천144.60원)을 적용해 환산하면 약 823억 달러로 인텔을 앞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반도체 매출 1위였으나 2019년 인텔에 정상을 내준 뒤 2년 연속 2위에 머물렀으나 2021년에 3년 만에 다시 인텔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지난해 4분기에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가 소폭 하락하면서 전 분기보다는 실적이 소폭 줄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첨단 공정 확대와 ASP 상승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파운드리 부문은 전반적인 공급 확대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첨단 공정 비용 증가 등으로 전분기 대비 수익성은 소폭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평택 S5 라인 가동과 가격 조정 효과로 실적이 개선됐다.

파운드리 절대 강자, 대만의 TSMC

지난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중국의 텐센트를 제치고 아시아 기업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한 달 넘게 유지하고 있다.

TSMC의 시가총액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에 이은 세계 상장사 9위에 해당하고 삼성전자는 세계 기업 중 16위에 위치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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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인 토머스 왕은 TSMC가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서 경쟁 기업들과 기술 격차를 벌리면서 주가가 좋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53.1%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17.1%로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TSMC와의 거리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4년 양성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2공장 착공을 준비하고 있고 경기 평택 캠퍼스의 3번째 반도체 생산라인 'P3' 공장 완공과 4번째 생산라인 'P4' 착공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에 TSMC도 기존보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TSMC는 미국과 일본에 각각 120억 달러(약 14조4300억원), 70억 달러(약 8조4200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최근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400억~440억 달러(약 53조원) 규모의 설비투자 계획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과거 7나노, 5나노 양산 경쟁에서는 TSMC에 밀렸으나 3나노 양성에서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3나노 공정은 기존의 핀펫 기반 5나노 공정보다 30%가량 성능이 향상되고 전력 소모는 50%, 면적은 35%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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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텔도 현재 개발 중인 1.8나노 초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해 오는 2025년에는 자사 최신 반도체를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1.8나노는 TSMC와 삼성전자가 개발하고 있는 2나노 공정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가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를 등에 업은 인텔까지 파운드리 경쟁에 참여하면서 삼성이 발 빠른 기술적 우위로 위기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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