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쟁시 친러 국가 벨라루스 통해 침공할 듯
나토 회원국 접경지에 군 병력 추가 파견
전운 고조 우크라이나...서방 국가 지원 요청

[월드투데이 한진리 기자]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핵 전폭기를 파견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으로 각국 군대가 집결하면서 전쟁의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사진=5일(현지 시각) 핵 탑재가 가능한 러시아의 장거리 폭격기 Tu-22M3가 인접국 벨라루스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진=5일(현지 시각) 핵 탑재가 가능한 러시아의 장거리 폭격기 Tu-22M3가 인접국 벨라루스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벨라루스에 핵 전략폭격기 띄웠다 

러시아가 다시 한번 무력 시위를 펼치며 우크라이나를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AP 통신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인접국 벨라루스에 핵 전략폭격기를 보내 초계비행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전폭기 Tu-22M3 2대가 벨라루스 공군과 연계해 4시간에 걸쳐 초계비행 임무를 수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 전폭기는 러시아로 돌아간 상태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12월에도 Tu-22M3 폭격기를 벨라루스에 보내 초계비행한 바 있다.

대표적 친(親)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북쪽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어 군사적 긴장감이 높은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 될시 벨라루스를 거쳐 우크라이나 북쪽을 선공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사진=우크라 접경지역서 장갑차 동원해 훈련하는 러시아군, 연합뉴스]
 [사진=우크라이나 접경지역서 장갑차 동원해 훈련하는 러시아군, 연합뉴스]

오는 10일 러시아-벨라루스군 연합훈련

러시아는 오는 10일 벨라루스와의 연합훈련을 빌미로 군 병력도 추가 배치했다.

6일(현지시간) CNN·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상업위성 업체 맥사(Maxar)가 촬영한 위성 사진 분석 결과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의 국경에서 인접 지역 세 곳에 무장과 병력을 추가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국방부도 무장 병력 배치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CNN 등 외신은 훈련 장소인 벨라루스 남부 루니네츠 내 비행장에 러시아의 대공 방어시스템인 S-400과 전투기 Su-25 10여대 등이 배치됐다고 전했다. 루니네츠에서 수백㎞ 떨어진 두 곳에서도 러시아가 병력을 증강하고 군사 기지를 설치 중인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레치차 지역에는 곡사포, 탱크, 기동 전투 차량 등이 배치돼 있으며 막사를 비롯한 군 야전 숙영 시설도 설치되고 있다. 이곳은 루니네츠에서 동쪽으로 270㎞ 떨어진 곳이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이러한 군사행동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벨라루스에 향후 핵무기를 배치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사진=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사진=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우크라이나에 군 추가 배치...나토 회원국 집결

고조되는 전운에 국제 사회도 군사 행동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2일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인하에 동유럽에 총 3000명에 달하는 최정예 미군을 추가로 배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2000명의 병력은 폴란드와 독일로 이동하고, 독일에 주둔해온 미군 병력 1000여 명은 루마니아로 이동할 예정이다. 

동유럽에 추가 배치된 미군 병력은 미군의 지휘를 받을 예정이며,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에 맞서 신속대응군을 가동할 때 지원에 나서게 된다.

나토 회원국도 힘을 보태고 있다. 영국과 발트해 연안 국가들은 항공편을 통해 무기를 수송하고 있으며 폴란드와 체코도 곧 무기를 인도할 예정이다. 

특히 폴란드는 미국의 지원을 반기며 연대를 강조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미군 도착 이후 "제국을 재건하려는 러시아의 공격적 태도와 정책에 대한 최고의 대응책은 이같이 연대해 전쟁에 대한 억제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진=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군 조교가 정부 지원을 받는 민방위 부대인 '국토방위대' 대원들을 교육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진=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군 조교가 정부 지원을 받는 민방위 부대인 '국토방위대' 대원들을 교육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촉즉발' 우크라...전쟁 막으려 지지 호소

전쟁의 위기감이 고조된 우크라이나가 우방국의 지지를 요청하고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언론 회견에서 "새로울 것이 없다"며 서방 국가들의 위기감 조장을 중단한 것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련의 사태가 8년 동안 겪어온 현실임을 강조하며 "이런 위험은 전부터 있었다. 더 커지지 않았다. 이를 둘러싼 흥분이 커졌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외교적 지원이 앞서 크림반도 병합 사태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사진=러시아 군인, 연합뉴스]
[사진=러시아 군인, 연합뉴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 등을 요구하며 무력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국이 자신들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군사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반복적인 메시지도 내놓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터키 정상과 잇따라 대화에 나선 상태다. 

러시아가 육·해·공군 모든 면에서 우크라이나에 비해 압도적으로 앞서지만,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의 군사 지원이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사태 이후 최고조의 위기 상황을 맞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문제를 해결할 돌파구를 찾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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