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중국 제재 법안 가결
절묘한 타이밍...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일 통과

[월드투데이 한진리 기자] 미국 하원이 올해 첫 대중 제재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그 시기를 두고 4일 개막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찬물 끼얹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 하원, 중국 제재 담은 '미국경쟁법안' 통과

미국 하원이 대중 제재 내용을 담은 '미국경쟁법안'을 통과시켰다. 

4일(현지시간) 미 하원은 본회의를 열고 2천900쪽에 달하는 '미국경쟁법안'을 상정하고 표결을 실시해 찬성 222표, 반대 210표로 통과시켰다. 

앞서 미 의회는 한차례 대중 제재 법안을 통과시킨 전례가 있다. 지난해 6월 상원은 반도체 분야 지원에 520억 달러, 기술연구 분야에 1천900억 달러를 지원해 대중 경쟁력을 키우는 '미국혁신경쟁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미국의 압도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지원 강화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반도체 R&D, 제조 등에 향후 5년간 62조 원을 지원하고 그밖에 연구·개발에 360조 원을 쏟아붓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지난해 세계를 뒤흔든 공급망 차질 완화를 위해 6년간 53조원을 지원하고 반(反)덤핑 규정을 강화해 중국의 무역질서 교란을 차단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사진=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연합뉴스]
[사진=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연합뉴스]

절묘한 타이밍...베이징 동계 올림픽 '찬물' 의도?

이번 법안 통과는 매우 절묘한 타이밍에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미 하원이 법안을 통과 시킨 것은 4일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날이다. 때문에 국제적 위상 확립 및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중국의 잔칫집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날 법안 통과 후 "'미국경쟁법'은 제조, 혁신, 경제력에서 미국의 우월성을 보장하고 어떤 국가와도 경쟁해 이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국을 정조준한 법안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고 국제 질서에서 확실한 우위를 선점하겠단 의지로 해석된다.

[사진=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외교부/연합뉴스]
[사진=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외교부/연합뉴스]

중국, '북한 감싸기' 기조 유지..."미국이 유연해야"

같은날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두둔하며 미국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4일(현지시간) 장쥔(張軍) 주유엔 중국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 직전 기자들을 만나 미국의 양보를 촉구했다. 

장 대사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은 이미 미국의 손에 넘어갔다"며 "그들(미국)이 새 돌파구를 찾기 원한다면 진정성과 함께 더 매력적이고 실용적이며 유연한 접근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미국이 북한의 우려 사항을 수용하는 정책과 행동을 보이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미국은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며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해 성사시켰다. 미국은 북한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자고 제안했으나 러시아와 중국의 보류 요청으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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