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유지성 기자]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과 SM엔터테인먼트 신인 걸그룹 '에스파', 그리고 애니메이션 '러브 라이브'의 공통점은?
셋 다 가상 아바타 아이돌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바야흐로 메타버스, 초연결의 시대다.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한 캐릭터들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각기 다른 형식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가상 캐릭터와 현실 세계를 동시에 받아들여 하나의 세계관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웹툰과 웹소설이 이러한 흐름의 중심이다. 웹툰/웹소설의 캐릭터들은 전세계로 퍼져나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빠르게 무너뜨리고 있다.
■ 게임, 애니메이션의 가상 캐릭터와 현실 아이돌의 결합
게임과 아이돌 엔터테인먼트의 구분은 이미 모호해졌다. LoL의 캐릭터들은 2018년 'K/DA'라는 이름으로 마치 현실의 아이돌처럼 데뷔했다. 이들의 이름으로 음반이 나오고, 뮤직 비디오가 제작된 것이다. 보이스 성우는 국내 아이돌 그룹인 '(여자)아이들' 등이 담당했다. 단순 성우를 넘어, '(여자)아이들'은 코스튬 플레이를 선보이며 AR로 구현된 이들 3D 캐릭터와 함께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공개 직후 8천만 조회수를 확보하더니, 현재인 2021년 상반기 기준 4억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트와이스의 'Fancy'보다 높은 조회수다. K/DA는 후속곡 발표, 캐릭터 추가, 게임 스킨(아이템) 발매로 그 세계관을 현실에서 이어나갔다. K/DA의 현실 아이돌인 (여자)아이들의 무대로 인해 게임에 입문하게 됐다는 반응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현실의 아이돌 프로젝트가 '애니메이션 아이돌' 덕분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실제 성우들을 모아 음반을 발매했던 프로젝트 '러브 라이브'는 2010년 당시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다가 아이돌 애니메이션 '러브 라이브'를 2013년에 제작하고, 성우들을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매칭시킴으로써 앨범은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뮤직 비디오, 앨범이 출시됐으며 현실에서도 캐릭터별 팬덤이 나타났다. 심지어는, '러브 라이브' 공연이 성우들의 무대와 애니메이션 영상을 동시 송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이들 문화는 서브 컬처의 하나로 취급되는 경향이 강했으나, 마침내 주류 문화로 우뚝 서게 된다. 대중 문화의 상징 중 하나인 SM엔터테인먼트에서 이와 유사한 콘셉트를 차용한 것이다.
2020년 데뷔한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는 가상 아이돌과 현실 아이돌이 결합한 형태다. '에스파'의 멤버들은 두 자아를 갖고 있다는 설정이다. 가상 세계의 자아와 현실 세계의 자아가 공존하며, 함께 성장한다는 세계관을 내세웠다. 이를 반영해, 뮤직 비디오에서부터 에스파 멤버의 현실 자아와 3D 캐릭터가 함께 등장한다.
에스파를 시작으로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가상 세계 경험'을 제공해 Z세대 중심의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AR-VR 등 차세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세대에 맞춘 특화 캐릭터와 팬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Z세대는 3D로 구현된 아이돌을 '또다른 아이돌'로 받아들이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로 출발해, 전세계 Z세대를 대상으로 2억 다운로드를 유치한 아바타 SNS & 게임 제페토가 그 예시다. 제페토는 블랙핑크와 셀레나 고메즈가 콜라보한 '아이스크림' 뮤비를 아바타로 구현했고,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만 1억 회 시청됐다. 이어 제페토는 블랙핑크 사인회를 제페토 내의 가상 공간에서 유치했으며, 이후에도 ITZY, 트와이스의 캐릭터와 관련된 아이템을 발매하는 등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Z세대 앱에는 아이돌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실/가상의 캐릭터들이 반영된다. 제페토를 예로 들면, 앱 내에 미키 마우스나 헬로 키티와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부터 e스포츠 게임 팀인 '담원 기아'의 캐릭터와 코스튬이 준비됐다.
Z세대들은 가상 공간의 캐릭터와 현실의 셀러브리티를 동등한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들을 소비자로 겨냥할 미래의 콘텐츠는 점차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