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윤창원] 북한인권 문제는 1997년 및 1998년에 UN 인권소위의 북한인권 결의 채택을 시작으로 UN 인권위원회, 인권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국제인권레짐에서 꾸준히 관심을 받는 주제다. 2006년 UN 총회 보조기관으로 격상되며 새로 설립된 UN 인권이사회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3월경 북한인권 결의를 제네바에서 채택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08년 이후 매년 3월 유엔인권이사회 및 12월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 결의 채택 시 일관되게 찬성 기조를 유지하였으며, 2008년 12월 총회 결의 이후 최근까지 공동제안국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유엔 북한인권 결의 등 북한을 특별히 지목해 비판하는 활동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자유권 분야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인권문제제기를 북한은 보편적 인권접근이라는 측면보다 정치함수에 기울어진 비판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최근 북한은 여성, 아동, 장애인 등 소위 취약계층 내지 사회적 약자의 인권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장애인 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2016년 장애인차별금지협약에 비준하여 당사국이 되었고, 동 협약에 따라 2018년 12월 최초 국가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또한, 2017년에는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절차 중 하나인 장애인특별보고관의 방북도 이례적으로 허용하였고 국내법적으로는 2003년 제정된 장애자보호법을 2013년에 최종 수정한 바도 있다.

남북관계 차원에서는 먼저 접촉면 확대를 통해 북한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접근방안 모색이 필요한데 남북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아동권리협약, 여성차별철폐협약 그리고 장애인권리협약위원회 보고서와 권고안에 대한 남북 비교와 남북 및 국제 협력을 통한 효과적 이행 방안을 모색해보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 정부가 수용 의사를 밝힌 국제협약 당사국의 정기적 인권포럼을 개최해 북한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동북아 5개국(남북한, 일본, 중국, 몽골) UPR* 또는  5개국이 모두 비준한 조약(아동권, 장애인권등) 이행에 대한 연례 워크숍을 개최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 UPR이란 유엔 인권이사회의 지원 아래 193개 모든 유엔 회원국이 4년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자국의 인권의무 및 약속에 관한 이행상황을 다른 유엔 회원 국들과 함께 검토하고,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구상 및 약속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2006년 유엔 인권이사회가 출범한 이래, 2008년 4월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1주기(2008년-2011년), 2주기(2012년-2016년), 3주기(2017년-2021년)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인권 문제는 자유권 및 사회권의 통합적 접근 뿐 아니라 보다 큰 그림에서의 개발협력 및 평화체제 방안과도 연계하여 종합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하는데 최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SDGs*의 다양한 의제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계하여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전 세계가 빈곤 해소, 불평등 완화, 인권 신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와 환경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공동의 목표를 말한다.

북한은 2017년 10월 북경에서 개최된 UN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와의 세미나에서 SDGs와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을 연계하여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2019년 10월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관련 국제 포럼에서도 북한 내 SDGs 이행 상황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북한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북한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자유권 및 사회권의 통합적 접근 뿐 아니라 보다 큰 그림에서의 개발협력 및 평화체제 방안과도 연계하여 종합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가 필요한데, SDGs의 다양한 의제들과 북한의 인권 개선을 직·간접적으로 연계하여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현재 어려워진 북한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유엔제재와 당장 병행가능한 SDGs 관련 의제들을 적극 발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대북제재가 완화되거나 해제되는 시점에, 북한이 관심이 있는 개발협력 분야와 연계시켜 추진할 수 있도록 사전에 면밀한 계획 및 준비가 필요하다.

이산가족 문제의 경우,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의 우선적 해결 합의 및 2019년 1월 한미 워킹그룹에서 화상상봉을 위한 관련 물자 반출 합의, 3월 관련 제재 면제, 5월 국내 화상상봉장 개보수 등 나름의 노력도 있었지만, 실제 2018년 8월 제21차 이산가족 상봉 이후 북한의 무반응으로 구체적인 성과는 없다. 그야말로 가장 시급한 인도적 문제인 이산가족 문제의 경우, 상황 조성이 되든 안되든 더욱 적극적으로 대북 협상에 나서야한다. 이산가족 문제는 기존의 지원과의 연계 등의 방법을 통해서는 더 이상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인도주의적 당위성, 인권적 의무, 정상국가로서의 책무성 차원에서 원론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대면상봉 및 고향방문 등을 기본적으로 우선 추진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미팅이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계기를 화상상봉 활성화로 연결시키는 묘수가 필요한데 기존의방법과 화상상봉을 추진하고 필요하다면 북한에 관련 기자재를 적극 지원해야한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