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영화
시월애(2000)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5)
말할 수 없는 비밀(2008)
어바웃 타임(2013)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2016)

[월드투데이 장연서 기자]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감성을 자극하는 로맨스 영화들이 있다. 질리지도 않고 계속 꺼내 보고 싶은 영화, 다음으로 소개하는 영화 5선은 모두 두 남녀 주인공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을 매개로 한다.

한국, 대만, 일본, 미국 등 국적도 개봉일도 출연진들도 각기 다른 이 영화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몇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오래도록 회자된다는 점이다. 타임슬립·타임 판타지라는 독특한 소재와 맞닿은 시간을 위한 주인공들의 노력, 영화 전반에서 느낄 수 있는 인생의 교훈들은 '지금'와 '오늘 이 순간'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깨닫게 한다.

◇ 시월애 (2000)

 사진=부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사진=부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코리아 제공

영화 '시월애'는 2000년에 개봉한 전지현 이정재 주연의 타임 슬립을 소재로 한 대한민국의 영화이다. 영화 속에서 20대의 이정재와 스무 살 전지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998년 1월엔 눈이 많이 왔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1999년, 2년 후로부터 온 편지. 그 편지에 있던 내용들은 예언과도 같이 현실 속에 나타난다. 성현(이정재 분)이 처음 이사를 온 곳에 '전에 살던 사람'으로부터 편지 한 통이 날아온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은주(전지현 분). 은주는 자신의 편지가 1998년 12월로 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주 그곳으로 편지를 보낸다.

이들은 우체통을 매개로 2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편지를 주고받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남녀 주인공은 서로가 다른 시 공간에 있음을 인지하게 되고 97년이라는 시간에 사는 성현이 은주(전지현 분)를 찾으러 간다. 은주가 편지를 받는 시점은 99년이기 때문에 97년에 마주친 성현을  알아보지는 못한다. 

두 주인공은 일마레 앞 빨간 우체통 하나와 '편지'라는 매개체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소통한다. 영화 속에서 남녀 간의 사랑뿐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독특한 소재와 영상미로 관객들에게 잊기 힘든 많은 여운을 안긴 영화 '시월애' 속에서 주인공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선을 잘 따라가보자.

◇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05)

사진=도호디스테이션 제공
사진=도호디스테이션 제공

다음으로 소개할 영화는 장마철이 돌아올 즈음 생각난다는 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다. 2017년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 리메이크작을 탄생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이치카와 다쿠지의 판타지 연애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연애소설은 일본 내에서 판매 부수 100만 부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치카와는 작품에 자신의 질병 경험을 비롯해 아내와의 연애와 오토바이 여행 등 그의 실제 삶에서 일어난 에센스를 담았다고 한다. 

남편 타쿠미(나카무라 시도 분)와 아들 유우지(다케이 아카시 분)에게 비가 오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미오(다케우치 유코). 비가 세차게 내리던 어느 날 두 사람 앞에 거짓말처럼 이전의 모든 기억을 잃은 미오가 나타난다. 미오와 함께 다시 새 사랑을 시작하는 남편과 그토록 기다렸던 엄마의 품에서 행복을 느끼는 아들 유우지.

하지만, 장마가 그치는 날엔 미오는 다시 가족의 곁을 떠나 아카이브 별로 돌아가야만 한다. 미오는 어떻게 해서 세상을 떠난 후에 가족의 곁으로 다시 올 수 있었을까? 

타쿠미가 미오가 남긴 일기장을 보게 되는 후반 30여 분이 이 영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장면이 아닐까. 수많은 관객들을 울린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비가 내리는 장마철, 어딘가 타쿠미와 유우지가 기다리는 미오가 터널 아래에 앉아 있을 것만 같은 상상을 하게 한다. 영화에 담긴 반전과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사랑이 만든 기적 같은 여름날의 순간을 느껴보자.

◇ 말할 수 없는 비밀 (2008)

사진=엔케이컨텐츠 제공
사진=엔케이컨텐츠 제공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중화권 인기가수이자 만능 엔터테이너인 주걸륜이 각본, 감독, 주연까지 맡은 감독 데뷔작이다. 그는 14살에 겪었던 자신의 안타까운 첫사랑 경험담을 토대로 판타지 멜로를 만들어냈다. 첫사랑을 소재로 하여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누구에게나 특별한 이야기로 다가가며 주걸륜은 뮤지션 그 이상의, 내재되어 있던 감독으로서의 끼를 발산했다.

상륜(주걸륜 분)은 예술 학교에 전학 온 학생으로 피아노에 천부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다. 학교를 둘러보던 중, 신비스러운 피아노 연주가 흘러나오는 옛 음악실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샤오위(계륜미 분)를 처음 만난다. 그들은 한동안 피아노를 함께 치며 시간을 보내고 상륜은 샤오위에게 피아노곡 제목을 묻지만, 샤오위는 비밀이 가득한 얼굴로 침묵을 지킨다. 상륜과 샤오위는 계속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둘 사이에는 애틋한 마음이 싹튼다. 그러나 서로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사이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게 되는데...

나는 널 사랑해. 너도 날 사랑하니?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예술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피아노를 전공으로 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만큼 영화 전반에 걸쳐 감미로운 음악들이 귀를 즐겁게 한다. 주인공들을 처음 만나게 하는 매개도 피아노 악보이며, 그들을 다시 만나게 해주는 매개도 피아노 연주이기에 영화 속에서 음악은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이다. 주인공 주걸륜이 전학 온 뒤 얼마 안 되어 일명 피아노의 왕자라 불리는 선배와 벌이는 피아노 배틀 장면은 이미 수많은 블로그에 포스트 되며 네티즌들 사이에 피아노 배틀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음표를 따라 여행을 떠나시오. 처음 본 사람이 당신의 운명이리니."여행을 마치고 나면 빠른 건반으로 돌아와야 하리라." 마지막에 주인공들의 애틋하고도 가슴 아린 운명적 사랑을 완성케 하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 SECRET은 가슴 벅찬 감동과 잊지 못할 최고의 장면을 선사한다. 주인공들이 나누는 운명적 사랑을 통해 성숙해가는 모습이 담긴 소중한 음악 스코어들은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음악영화를 탄생시켰다.

◇ 어바웃 타임 (2013)

사진=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사진=유니버설 픽처스 제공

영화 '어바웃 타임'은 전 세계를 로맨틱 코미디 열풍으로 물들인 '러브 액추얼리'를 탄생시킨 워킹 타이틀과 리처드 커티스의 작품이다. 이들은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1994), '노팅힐'(1999), '러브 액추얼리'(2003) 등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서는 획기적인 흥행 성공을 거둔 걸출한 작품들을 탄생시켜 작품성과 흥행성을 입증한 바 있다.

사랑스러운 미소의 레이첼 맥아담스와 워킹 타이틀이 탄생시킨 최고의 로맨틱 가이 돔놀 글리슨은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만나 최고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태솔로 팀(돔놀 글리슨 분)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놀랄만한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된다. 그것은 바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꿈을 위해 런던으로 간 팀은 우연히 만난 사랑스러운 여인 메리(레이첼 맥아담스 분)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팀. 그는 꿈에 그리던 그녀와 매일매일 최고의 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와 그녀의 사랑이 완벽해질수록 팀을 둘러싼 주변 상황들은 미묘하게 엇갈리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영화는 '어떠한 순간을 다시 살게 된다면, 과연 완벽한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진다.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면, 사랑을 넘어 삶 전체를 대하는 방식에서 좋은 해답이 될 것이다. 살면서 누구나 돌이키고 싶었던 순간이 있다. 완벽하지 않은 현재를 바꾸려 과거로 돌아간다면 과연 완벽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개봉 당시 해외 주요 매체들은 영화에 대해 '어바웃 타임'은 시간 여행의 강력한 문제점을 전제로 한 사랑, 이별, 가족 등. 성찰에 탄탄한 이야기'. '매 순간, 현재를 즐기는 삶을 가르쳐주는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호평을 전하기도 했다.

◇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2016)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정방향의 시간을 사는 만화 학도와 이와 반대로 역방향의 시간을 살아가는 '에미'(고마츠 나나 분)가 단 한 번 20살이 되어 함께하는 30일간의 기적 같은 사랑을 그린 타임 판타지 로맨스 작품이다. 동명의 원작 소설은 누적 160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북 리뷰 사이트에서 '20대 여성이 가장 좋아하는 연애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일본 로맨스계 최강 콤비인 미키 타카히로 감독과 요시다 토모코 각본가, 여기에 배우진으로 일본 대표 라이징 스타 '후쿠시 소우타'와 '고마츠 나나'가 참여했다.

스무 살의 '타카토시'(후쿠시 소우타 분)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에미'(고마츠 나나 분)를 보고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긴다. 운명 같은 끌림을 느낀 타카토시의 고백으로 두 사람은 연인이 되고, 매일 만나 행복한 데이트를 한다. 하지만, 왠지 종종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물을 보이던 에미로부터 믿을 수 없는 비밀을 듣게 된 타카토시는 큰 혼란에 빠진다. 에미가 눈물을 그칠 수 없었던 에미의 비밀은 무엇일까? 이 사랑은 계속될 수 있을까?

영화의 로맨스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차별화된 타임 판타지를 소재로 하기 때문이다. '어바웃 타임', '말할 수 없는 비밀' 등은 과거에서 미래를 바꾸거나, 과거를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등 타임슬립, 타임리프와 같은 시간 여행 소재를 극적 요소로 활용했다.

반면,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두 남녀가 서로 반대 방향의 시간대를 살아간다는 독특한 상황 설정을 가지고 있다. 타카토시의 '어제'는 에미의 '내일'로 이어진다. 이 연인의 사랑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아니라 '점점 연인이 아닌 사이가 되어가는 시간'으로 흐르기에 그 차별점이 극대화된다. 스무 살, 단 한 번의 기적 같은 30일간의 로맨스는 서로의 추억과 기억을 공유하지 못한 채 가슴 아픈 러브 스토리로 이어져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18억 엔(약 180억 원)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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