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벽 1시 사저 칩임한 괴한에 의해 피살
영부인도 총살로 중상, 현재 회복중
26명의 용의자 명단 확보 암살 사주 배후는 아직 밝혀내지 못해
총리, 임시 대통령 두고 권력 다툼 태동

[월드투데이 전유진 기자] 지난 7일, 아이티의 대통령인 조브넬 모이즈(Jovenel moíse)가 괴한에 의해 암살당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지구 반대편에서 전해졌다. 이에 아이티 최근 정세부터 암살 사건 당시, 직후, 현재까지 파헤쳐보자.


7월 7일, 사건 발생 당일

◆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 발생
사건은 지난 7일, 아이티 수도인 포르토프랭스에 위치한 모이즈 대통령 사저에서 발생했다.

영어와 스페인을 구사하는 괴한들은 미 마약단속국(DEA) 작전중이라고 외치며 사저에 침입했고 새벽 1시, 2017년 2월 취임한 53세의 모이즈 대통령이 괴한들의 총탄에 맞고 숨졌다. 총상은 이마와 가슴, 엉덩이, 배 등에서 확인됐으며 총 12개의 총알 자국이 발견됐다. 

같이 있던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함께 총을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고 당시 집에 있던 대통령의 딸은 방에 숨어 있어 부상을 피할 수 있었다.

괴한들에 의해 침실과 집무실이 모두 헤집어졌고 가사도우미 등은 포박된 채로 구조됐다. 사저에는 많은 탄피가 발견됐으며 사저 밖의 차에도 총알 자국이 있었다.


◆ 계엄령 선포

사건 발생 직후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총리는 긴급 각료회의를 열었다. 그 후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하며 치안 통제에 나섰다. 혹시 모를 폭동을 방지하는 차원이었다. 또한 그는 당분간 자신이 국정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이즈 대통령과 마르틴 모이즈 부인 [사진=EPA, 연합뉴스]
모이즈 대통령과 마르틴 모이즈 부인 [사진=EPA, 연합뉴스]

◆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의 총상 부상

모이즈 대통령의 부인 마르틴 모이즈도 괴한의 습격에 의해 총상을 입었다. 곧바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다가 미국 플로리다로 긴급 이송됐다. 모이즈 여사는 마애아미 잭슨메모리얼병원 라이더트라우마센터로 에어엠뷸렌스를 타고 경찰 경호를 받으며 이동됐다. 
미국 국무부는 여사가 미국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중상을 입었으나 곧 위험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상태로 회복했다. 

한편, 모이즈 여사는 1974년 아이티 수도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해석학을 전공했다. 어린 시절부터 조브넬 모이즈와 연인이었으며 1996년 결혼했다. 영부인이 된 후에는 아동을 위한 활동을 펼쳐왔다. 결핵과 말라리아 등 전염병 예방, 여성 권익과 젠더 문제 등에 관심을 기울였다.


◆ 충격에 휩싸인 국제사회

국제사회는 대통령 피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충격에 휩싸였다. 미 백악관 대변인은 끔찍한 비극이라며 아이티 국민에 애도를 표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보리스 영국 총리도 혐오스러운 암살 소식이라 충격을 표했다.


모이즈 대통령 사저에서 발견된 탄피 [사진=AP, 연합뉴스]
모이즈 대통령 사저에서 발견된 탄피 [사진=AP, 연합뉴스]

◆ 무장 용의자 체포
사건 발생 직후, 아이티 경찰은 용의자 체포에 나섰다. 현장에서 4명을 사살하고 2명을 체포했다. 무장 용의자들과 대치 과정에서 경찰관 3명이 인질로 붙잡혔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은 살해 용의자들을 '용병'이라고 불렀고 클로드 조세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이들에 의한 매우 조직적인 공격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는 이날 미 워싱턴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암살이 "외국 용병과 전문 킬러들"에 의해 저질러진 "잘 짜인"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또 영어로 "DEA 작전 중이니 물러서라"고 말하며 사저를 침입한 것에 대하여 미 국무부는 암살범이 DEA 요원이라는 것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밝혔다.


7월 8일, 사건 발생 1일 후 

◆ 용의자 추가 검거
다음 날, 경찰은 암살 용의자들을 추가로 검거했다. 6명을 체포했고, 7명을 사살했다. 또 암살범들이 콜롬비아인 26명과 아이티계 미국인 2명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용의자들은 35세에서 55세 사이다.

용의자들을 '용병'으로 지칭한 경찰 청장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로 와서 대통령을 살해했음을 밝히고 공격에 사용된 무기와 물품들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경찰서 바닥에 수갑을 찬 채 앉아 있는 용의자들의 모습과 압수한 총기, 칼, 여권, 무전기 등도 함께 공개했다.

체포된 용의자 [사진=AFP, 연합뉴스]
체포된 용의자 [사진=AFP, 연합뉴스]

◆  누가 암살을 사주했을까?

살해범들이 용병일 경우, 누가 이들을 고용해 암살을 사주했을지를 밝혀내는 것이 관건이다. 아이티의 정국 혼란과 관련된 암살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용의자들이 속속 검거되었으나 용의자들의 신원이나 범행 동기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 협조 의사를 밝힌 콜롬비아 미국

용의자 중 콜롬비아 및 미국 국적이 포함되어 있자 미국과 콜롬비아는 협조의사를 밝혔다.
미국은 검거된 미국 시민권자 2명 중 1명이 '제임스 솔라주'라는 이름의 남성이라고 신원을 밝혔다. 

콜롬비아 당국은 콜롬비아 국적의 용의자들 중엔 퇴역 군인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국방장관은 아이티 경찰의 발표 직후 영상 성명으로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7월 10일, 사건발생 3일 후

◆ 불안에 휩싸인 아이티

아이티 정부는 대통령 암살 이후 혼돈이 심화하는 기류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미 정치적 혼란과 더불어 범죄단체들의 폭력, 코로나19로 인한 보건위기에 이번 사건까지 더해져 테러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재기 현상도 발생했다. 슈퍼마켓과 시장에서 사람들이 쌀과 파스타 면을 비롯한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있고 요리에 필요한 가스를 파는 주유소에도 긴 줄이 생겨났다.

아이티 정부는 항만, 공항, 유류저장고와 기타 핵심 인프라 시설에 대한 추가 테러가 우려된다면서 미국과 유엔에 병력 파견을 요청했다.

배급 받은 쌀을 이고 가는 아이티 국민 [사진=AP, 연합뉴스]
배급 받은 쌀을 이고 가는 아이티 국민 [사진=AP, 연합뉴스]

◆ 미국과 유엔에 병력 지원 요청

아이티는 미국과 유엔에 병력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오는 9월에 예정된 대선과 총선을 예정대로 치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있음을 밝혔다. 

유엔은 아이티 측의 파병 요청 서한을 받았으며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거절의사를 밝혔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가 "현재로서는 군사적 도움을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대신 미국은 일단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당국자들을 아이티에 급파하기로 했다. FBI와 국토안보부 관리들은 아이티에서 상황을 진단한 뒤 치안과 대통령 암살 수사에 대한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다.


◆ 상원의원 임시 대통령 선출

떠오른 문제는 권력의 공백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석을 두고 권력 다툼이 태동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원은 임시 대통령으로 조제프 랑베르 상원의장을 선출했다. 그러나 그가 임시대통령에 취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법적으로는 상원이 임시대통령 선출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9년 10월 예정됐던 아이티 총선이 극심한 정국 혼란으로 취소되면서 현재 임기가 남아있는 상원의원은 정원 30명 중 10명밖에 되지 않는다. 고로 임시대통령 선출 가능한 정족수에 미달된다. 아예 하원은 구성되지도 않았다. 


◆ 퇴임 앞 둔 임시 총리냐 선서하지 못한 새로운 총리냐

총리직을 두고도 의견이 상이하다. 상원은 클로드 조제프 임시총리에게 권한을 사망 직전 총리로 지명한 아리엘 앙리에게 이양하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은 현 조제프 클로드 임시총리가 곧 퇴임을 앞두고 있었고 피살 2일 전, 대통령이 새 총리로 아리엘 앙리를 지목했기에 발생했다. 아리엘 앙리는 공식 취임 선서를 하지 못했다. 조제프 클로드 임시총리는 지난 4월 조제프 주트 총리가 갑자기 사임하자 외교장관에서 임시 총리로 임명됐다. 또한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당한 이후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가 아이티의 국정 책임을 맡고 있다.

아리엘 앙리 역시 최고 권력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앙리는 조제프 임시 총리가 아닌 자신이 아이티를 이끌어야 하고 그에 부합하는 새 정부를 꾸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모이즈 대통령 사저 [사진=EPA, 연합뉴스]
모이즈 대통령 사저 [사진=EPA, 연합뉴스]

◆ 시작된 권력 다툼?

누가 정국을 수습할 총리가 될지도 분명하지 않은데, 상원이 조건미달이면서도 자체적으로 임시 대통령을 지목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아이티에는 대통령 유고 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두가지 헌법이 있다. 첫째는 대법원장이 권한을 승계하는 1987년 헌법, 둘째는 의회가 투표를 통해 임시 대통령을 뽑는 2012년 개정 헌법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두 헌법을 모두 적용해봐도 후계자를 찾을 수 없다. 르네 실베스트르 대법원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망해 현재 대법원장은 공석이다.
언급했듯 현재 하원의원 전체, 상원의원 3분의 2가 임기가 끝난 상태다. 2012년 헌법을 통해 의회가 임시 대통령을 선출할 길도 막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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