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 결정 후 세력확대 중인 탈레반
2001년 전쟁 시작 후로 2200조원, 2400명 부상
[월드투데이 전유진 기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탈레반의 점령은 미국의 아프간 전쟁과 긴히 연결되어 있다.
![아프가니스탄전 공습[사진=AFP/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036_206513_3448.jpg)
◆ 이슬람 무장 정치단체, 탈레반
탈레반은 1996년부터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했던 이슬람 무장 정치단체이다.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고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여성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등 여성 및 아동 인권 탄압으로 악명이 높았다.
현지어로 '종교적인 학생', '이슬람의 신학생' 등을 뜻하는 탈레반은 1994년 남부 칸다하르에서 결성됐다. 아프간과 파키스탄에 걸쳐 사는 아프간 최대 종족 파슈툰족이 세력의 중심이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국정 운영에서 강제적으로 물러나게 된 것은 2001년 미국의 9.11테러 이후이다. 당시 9.11테러 배후로 지목되는 오사마 빈 라덴을 탈레반이 숨겨줬다가 미국의 보복공격을 받고 정권을 잃었다.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는 데는 고작 두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탈레반 정권 붕괴 후 미국이 아프간 국가 재건사업을 2004년에 시작하며 병력을 이라크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틈을 타서 2006년 전열을 가담은 탈레반이 반격을 가해왔다. 대규모 전투로는 힘들다는 것을 파악하고 게릴라전과 자살폭탄 테러로 전술을 바꿨다. 이에 미국의 아프간 전쟁은 20년 넘게 지속되고, 탈레반 역시 계속 테러 등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036_206514_3534.jpg)
◆ 탈레반 6번째 주도 점령
최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서운 속도로 점령을 시작했다. 지난 9일 탈레반은 아프간 북부 사망간주 주도인 아이바크를 점령했다. 아이바크는 아프간 수도 카불과 북부지역을 잇는 고속도로가 지나는 요지다.
사망간주 주정부는 민간인을 보호하고자 군 병력을 철수시켰고 탈레반은 아이바크에 무혈입성했다.
이곳이 탈레반 수중에 떨어지면서 북부 최대 도시 중 한 곳인 발크주 주도 마자르이 샤리프도 큰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 [사진=Unsplash]](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036_206509_3342.jpg)
◆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시작
탈레반이 아프간 점령을 시작한 것은 6일부터다. 6일 남서부 님로즈주 주도 자란지를 점령했고 이어 7일 자우즈잔 주도 셰베르간을 장악했다. 8일엔 북부 쿤두즈주 주도 쿤두즈와 사르-에-풀주 주도 사르-에-풀,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을 수중에 넣었다.
이날 아이바크까지 점령하면서 탈레반은 전체 34개 주도 가운데 6곳을 자신들의 지배하에 뒀다. 6곳 가운데 5곳은 북부 지역의 주도다.
◆ 아프간 북부의 역사
북부 지역의 거점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가고 있다는 점은 아프간 정부에게는 상당히 뼈 아프다.
아프간 북부는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이 아프간을 통치할 때, 탈레반에게 가장 강력하게 저항했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탈레반 세력의 중심인 파슈툰족의 라이벌이자 현지에서 2번째로 인구가 많은 타지크족 등은 과거 북부를 중심으로 동맹을 결성하며 반탈레반 전선을 형성했다.
탈레반은 이런 비 파슈툰 지역을 장악한다면 남부나 카불도 쉽게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농촌 지역을 주로 차지한 탈레반이 주도를 점령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아프간인 [사진=AFP/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036_206512_3447.jpg)
◆ 아프간인의 엑소더스(탈출)
아프간인의 탈출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정규 전투 외 표적 테러도 최근 급증하며 아프간 국민의 공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간 정부 재난관리부의 굴람 바하운딘 자일라니 부장관은 지난달 8일 "지난 한 달 반 동안 26개 주에서 3만2천384 가구가 집을 떠났고, 지난 2년간 탈레반의 잔혹 행위로 인해 500만명이 난민이 됐다"며 국제사회가 이들을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 탈레반의 공격 증가 이유는 미군 철수?
탈레반은 미군과 국제동맹군이 오는 9월 11일까지 모두 철수한다고 발표한 뒤 5월부터 철수를 시작하자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영토 절반 이상을 장악했으며, 국경 지역도 속속 손에 넣은 뒤 주요 도시를 공격 중이다.
![아프간 미군[사진=Pixabay]](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036_206510_341.jpg)
◆ 20년만의 미국의 아프간 철수 결정
미국은 지난 5월 아프간 철수를 시작했다. 이달 31일에 임무를 완전히 종료할 예정이다.
이에 아직 임무 수행중인 현재 미국은 아프간 정부를 지원하고 있으나, 8월 31일 이후에도 지원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단기간에 세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아프간군에 대한 미군의 통상적인 공습 지원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매켄지 사령관은 "미국은 지난 며칠 동안 아프간군을 지원하기 위해 공습을 늘려왔다"며 "탈레반이 공격을 이어간다면 지원 수준을 계속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군이 탈레반에 무력하게 밀리는 양상을 보이자 미군은 공습 지원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주말 탈레반이 점령한 주도들에 수십 차례 공습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켄지 사령관 역시 8월31일 이후에도 미군의 '공습'이 계속된다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거절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현 상황에 대하여 미국은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직접적인 개입엔 거리를 두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아프간군에 대한 계속 지원 방침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탈레반에 대항해 나라를 지키는 것은 아프간 정부의 몫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 미국 역사상 제일 긴 전쟁이자 실패한 전쟁, 아프간 전
미국이 철수를 강행하는 이유에는 아프간 전쟁이 결국 실패해 끝없는 수렁과도 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길게 전쟁을 이어오면서 20년 동안 2200조 원에 달하는 거액을 쓰고, 2400명 넘는 군인을 잃었으나 목표했던 탈레반을 추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아프가니스탄을 안정시키지도 못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의 침공으로 시작됐다. 2001년 9월11일, 알카에다에 의해 납치된 비행기 두 대가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으로 돌진했다. 110층짜리 건물이 무너지면서 3000여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했다. 미국은 충격에 휩싸였고, 당시 미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는 즉시 가차없는 보복을 명령했다.
![[사진=Unsplash]](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036_206508_3341.jpg)
나흘 뒤 오사마 빈 라덴이 숨어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지상군을 투입하기로 결정한다. 아프간 탈레반 정부가 빈 라덴의 신병 인도를 끝내 거부하자, 부시 정부는 그해 10월7일 탈레반 주요 거점에 50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의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될 아프간 전쟁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이 전쟁이 무려 20년 동안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정권은 금방 무너졌으나, 탈레반은 2006년부터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해왔다. 병력을 이라크로 집중시킨 상황에서 결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수천명의 병력을 아프간에 추가 파병할 수밖에 없었다.
아프간 투입 미군은 2011년 11만명으로 정점을 찍는다. 하지만 게릴라전 국면으로 돌입한 이상 미군은 아무리 병력을 투입해도 아프간 지형을 잘 알고 있는 탈레반을 이길 수 없었다. 베트남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사진=REUTERS/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036_206507_3250.jpg)
오바마는 수렁과도 같은 아프간전의 종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이제 책임 있는 종전을 맞이할 때가 됐다”며 종전선언까지 했다. 그러나 정부군과 민간인이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는 상황에서 이듬해 철군 계획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정권을 지나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이르러서야 종전선언 7년 만에 완전 철군 계획을 확정하게 된 것이다.
철수는 결정됐으나 전쟁은 실패로 끝나게 됐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민간인 인명 피해는 오바마가 종전선언을 한 2014년부터 오히려 늘어나기 시작해 최근까지 해마다 1만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아프간이 여전히 세계에서 민간인에게 가장 위험한 장소라고 말했다
◆ 아프간 철수 그 뒤 중국 견제?
미국의 아프간 철수 결정에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미국이 아프간 전에 집중하느라 중국이 세력을 키웠다는 분석이 존재하기도 할 정도로, 미국은 그동안 아프간 전에 많은 물적, 인적 자원을 쏟아부었다. 이제 이를 중국 견제를 위해 투입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중국이 이슬람 무장단체의 공격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한다는 분석 역시 존재한다. 아프간에는 탈레반 말고도 여러 이슬람 무장단체가 있는데, 그 중 중국을 싫어하는 단체가 많다. 중국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거주하는 무슬림을 수용소에 가두고 탄압한다는 의혹 때문이다. 이에 중국을 겨냥한 테러도 종종 있었다.
마지막으로 동투르 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을 이유로 미국이 이슬람 무장 단체를 중국 견제를 위해 밀어줬다는 설명도 존재한다. ETIM은 신장 위구르 분리독립을 목표로 무장투쟁을 벌여온 곳이다. 미국이 최근 2020년 이 단체를 테러단체 목록에서 제외했다. 중국은 이슬람 무장단체 세력이 힘을 키우면 국경을 넘어올까 걱정하는 중이다.
![중국국기[출처=Pixabay]](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036_206516_3921.png)
◆ 중국의 입장
그동안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으로 아프간에 투자를 늘리고, 아프간 정부-탈레반 평화협상에도 중재자로 나섰다. 아프간 상황이 불안해져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활동하는 걸 막아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떠나며 갑자기 부담이 증가한 것이다. 중국이 조금 더 깊숙이 아프간에 끼어들 수도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아프간이 ‘제국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세기부터 지금까지 영국, 소련, 미국 모두 아프간에 개입했다가 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철수한 역사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