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피의숙청'... 당시 대통령 잔혹 살인
23일(현지시간) 탈레반 측 새 정부 논의중

[월드투데이 신하은 기자] 대한민국이 광복을 기념한 지난 15일, 아프가니스탄에선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20년 만에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하고 마침내 승리의 깃발을 꽂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단계적 미군 철수를 진행시킨지 불과 3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20년 만에 정권을 잡은 탈레반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던 이전 사건과 최근 행보에 대해 알아본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탈레반의 극단주의 정책과 국제사회 비판

20년 전 탈레반의 극단적인 이슬람 정책은 국제사회를 경악케한 바 있다. 탈레반은 국내가 혼란해진 틈을 타 정권을 잡은 뒤 부정부패를 청산하는 숙청작업에 나섰다. 또 언론을 탄압하고 거의 대부분의 방송국을 폐쇄했으며 서방 문화를 전파하는 언론 활동을 엄금시키고 종교 자유를 억압했다.

그 가운데 국제사회를 경악케 한 것은 여성의 교육을 전면 엄금시키고 모든 여성들을 집안에 감금시킨 탈레반의 조치였다. 

탈레반은 여성의 부르카(얼굴과 온몸을 가리는 검은 옷)착용을 의무화한 것은 물론, 여성들의 사회활동을 전면 금지시키고 심지어 집 밖에 여성이 혼자서, 혹은 여성들끼리 외출하는 것도 막았다.

나아가 남성이 특정 여성을 간통했다고 지목하기만 하면 여성을 유죄판결에 돌로 때려죽이게 하는 끔찍한 사형제도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에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 부인 등이 나서 탈레반을 국제무대에 세워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2001년 3월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바미얀 석불을 폭파시키는 등 유례 없는 유적 파괴 행위로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사진=아프가니스탄 바미얀 계곡 마애석불입상이 있던 자리, 연합뉴스/유네스코 홈페이지 캡처]
[사진=아프가니스탄 바미얀 계곡 마애석불입상이 있던 자리, 연합뉴스/유네스코 홈페이지 캡처]

 

1996년, 자비없는 '피의 숙청' 

1996년 9월 27일, 탈레반은 15일에 걸쳐 아프간 전역을 함락시키고 카불 수도 마저 점령했다. 

그당시 탈레반은 미국에 거의 알려진 게 없는 조직이었으며, 지정학적으로도 아프간은 미국 정부의 감시망에서 비껴나 있었다. 

탈레반 창설자인 무하마드 오마르는 당시 카불 주민들에게 안전을 약속했고, 사령관도 "복수하지 않겠다. 개인적 원한은 없다"며 항복한 정부군과 관료들에게 전원 사면령을 발표했다. 또 "현대 세계에 반대되지 않을 이슬람 정부를 세우고자 한다"며 평화 약속을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탈레반의 자비 없는 '피의 숙청'은 시작됐다. 

탈레반이 카불을 접수한 다음날인 9월 28일, 당시 전직 대통령인 모하마드 나지불라를 기거리에서 공개적으로 처형하고 참혹하게 훼손된 시신을 매달아 놓았다. 

또 탈레반 지도부는 절도범의 손발을 절단하겠다는 형법을 발표했는데, 며칠 만에 실제로 시행됐고, 여성들은 눈만 내놓은 채 온몸을 가리고 거리를 다니다가도 탈레반 조직원들에게 이유 없이 집단 구타당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AP]
[사진=연합뉴스/AP]

한편 2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새 정부 구성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현지 언론인 톨로뉴스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과 새 정부 구성을 논의중이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잔혹 통치로 악명 높은 탈레반은 이번엔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탈레반은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고 피란민의 유일한 탈출구인 카불 공항을 통제해 사상자를 내는 등 벌써 유혈사태를 빚어 구태를 반복할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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