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미장센
당신의 이웃이 될게요, '아담' 오는 25일 개봉
![[사진=시네마 뉴원 ]](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8/404491_207477_944.jpeg)
[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강도 만난 이의 이웃'이라는 일화가 있다. 일화는 다음과 같다. 한 사람이 길을 가던 중 강도들에 의해 맞고 옷도 빼앗긴다. 강도들이 떠나고 마침 그 사람 앞에 제사장이 지나가 도움을 요청하지만 제사장은 외면한다.
연이어 오는 레위인도 이를 외면하지만 그때 마침 지나가던 사마리아 여인은 그의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주막으로 데려가 돌보아 준다는 이야기이다. 이 일화의 방점은 '과연 이들 중 강도 만난 이의 이웃은 누구일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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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마리암 투자니)'은 각자 이유로 상처를 떠안고 사는 세 여성이 카사블랑카에 있는 한 빵 가게에서 겪게 되는 치유의 이야기를 담는다. 혼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사미아'는 고향은 떠나 일자리와 숙박시설을 찾아 카사블랑카를 만식의 몸으로 떠돈다. 그때, '사미아'는 남편과 사별 후 홀로 8살 딸 '와르다'를 키우며 빵집을 운영하는 '아블라'를 만난다.
'사미아'를 본 '아블라'는 그를 냉정히 돌려보내지만, 위험한 길가에서 밤을 지새우는 '사미아'가 신경 쓰여 결국 자기 집에 며칠간 머물며 함께 빵 만들기를 허락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 사람은 서로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며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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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블라는 전사예요, 다 제자리를 찾을 거에요
영화 '아담'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상영작이며,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서 두 주연배우가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받은 작품이다. 마리암 투자니의 첫 번째 장편영화인 '아담'은 모로코 여성들이 겪는 문제에 세심하게 접근하며 치유의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낸다.
미혼모를 수치로 여기는 슈마(Hshouma) 문화 때문에 고향을 떠나 카사블랑카를 정처 없이 떠도는 '사미아'와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려 빈틈없는 일상을 살아가려 노력하는 아블라. 그리고 '사미아'를 해맑게 반겨주는 '와르다'. 이 세 여인의 만남은 '연대'라는 필연처럼 다가온다.
꾸며내지 않은 자연스러운 자연광 연출과 세밀한 클로즈업 숏은 대사보다 더 세밀하게 전해지는 배우들의 감정 연기를 통찰력 있게 전달한다. 따라서 러닝타임 내내 세 여성의 감정이 깃든 시공간에 끌려가게 하는 시네마틱한 체험을 선보인다.
또한 카사블랑카의 자연광이 깊게 스며들며 완성된 아름다운 미장센은 서정시 같은 느낌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희망을 되찾아가는 여성 연대 서사를 더욱더 진실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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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도와주면 좋지 않아요?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특히 그 상처와 거절이 반복되었을 때의 좌절감은 형용하기 힘든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낼 것이다. 앞의 일화에서 살펴보았듯이 계속되는 거절의 역사는 간절함을 부뎌지게 만든다. 그리곤 무기력감에 빠지게 만든다. 반면에 상처가 깊을지라도, 치유는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은 기대했던 이들의 도움보다 더 애틋하게 느껴질 테니 말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상처로부터 도망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순차적으로 각 인물들은 서로를 통해 회복의 과정을 밟으며 마침내 서로의 진정한 이웃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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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은 '와르다'가 '사미아'의 배를 어루만지는 장면, 모로코 전통 음식 '르지자'의 반죽을 함께 하던 '아블라'와 '사미아'의 양손이 맞닿는 장면, '사미아'가 아기의 온몸에 입을 맞추며 얼굴을 뭍는 장면 등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의 인상 깊은 명장면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작품은 만삭의 '사미아'의 모습이 눈에 밝혀 그를 집에 머물게 하는 '아블라'의 모습을 소개하지만, '아블라'의 매몰찬 거절을 발견하고 그의 본심을 자극한 것은 '와르다'의 대사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누가 도와주면 좋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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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은 100분의 러닝타임을 감동의 요동에도 모든 감정을 지나칠 만큼 잔잔히 그려낸다. 그러나 아름다운 이야이기며, 그리 멀지 않은 주변의 이야기는 아닐까 고민하게 되는 작품이다. 대사로 명확히 전달하지 않아도 매 장면을 충분히 곱씹으며 즐길 수 있는 이야기이다. 러닝타임 100분, 오는 25일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