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미니센스', 새로운 세계관 그리고 묵직한 감정 서사
휴 잭맨의 미스터리 추적 로맨스, '레미니센스' 

[사진=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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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도시를 삼켜버린 바다 그리고 과거의 기억에 기대여 사는 사람들. 이들을 잇는 고리의 힘은 약해도 작품이 갖는 몽환적 매력에 매료된다. 

[사진=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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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니센스(리사 조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메이'를 찾아 숨겨진 잔혹한 음모를 밝혀내는 SF기억추적 미스터리 작품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도시의 절반이 바다에 잠긴 미래. 잃어버린 기억을 찾고자 하는 고객들의 매혹적인 과거 속 여행을 돋는 '닉'은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메이'에게 매료된다. 

운명과도 같은 사랑에 빠진 '닉'과 '메이'의 황홀한 순간도 잠시. '메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닉'은 그녀를 찾기 위해 수소문하다가 잔혹함 음모에 다가서게 된다. "메이는 뭘 숨긴 걸까?"

[사진=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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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로 시작해, 진짜가 된 이야기

레미니센스(reminiscence)는 망각의 역현상을 오래된 과거일수록 더욱 또렷이 기억나는 현상을 말한다. "어두운 영화인 누아르가 아닌, 빛과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누아르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처럼, 누아르 장르라고 하기에는 액션보다는 스토리와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세계관에 힘쓴 듯한 느낌을 준다. 따라서 이 작품은 휴 잭맨의 액션을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다만 휴 잭맨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에 대한 몰입감과 전개 이끌어 간다. 

'레미니센스'는 이처럼 누아르이지만 고전적인 방법을 선택하지 않는다. 누아르와 곁들인 신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신화는 행복한 '닉'과 '메이'의 일상에 찾아온 필연적 운명에 대하여 고찰하게 만든다. 

나아가 SF영화만의 특권인 상상력을 통해 기존에 없던 세계관을 선보인다. 불확실한 기억 뒤편의 과거의 향수는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을 돌이켜보려는 인간의 연약함이 느껴지게 한다. 당시는 인지하지 못했던 그 순간의 소중함은 비로소 그 순간이 지나고서야 깨닫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사진=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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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알게 되면 진실이 널 저주할꺼야

동전의 양면처럼, 종종 가장 어두운 것들은 가장 아름다운 것들 뒤에 숨겨져 있다. '메이'를 추적하는 '닉'의 여정이 그러하다. 누구에게나 잊고 싶은 어두움 과거가 있는 반면, 꼭 소중하게 기억하고 싶은 과거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기억 속의 '메이'를 쫓으며 '닉'은 타인의 관점에 따라 새롭게 정의되는 '메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모든 순간이 진실을 찾아냈다는 성취감보단 저주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레미니센스'는 이 모든 과정을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것에 있기보다는 감정의 고조를 맞추기 위한 톤앤톤을 유지한다. 작품의 전체적 톤을 맞추는 것은 좋지만, 과거의 기억을 되뇐다는 설정 자체가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데 이러한 감정 선을 따라가지 않으며 쉽게 몰입감이 떨어지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단점이 드러나기도 한다. 

[사진=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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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작품에서 많이 그려졌던 디스토피아를 전쟁이나 좀비물이 아닌, 기후변화로 접근했다는 것과 그로 인해 변화된 양극화된 사람들의 생활 모습 등은 새로웠다. 

그러나 작품이 갖고 있는 특유의 세계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배경과 스토리의 연관성이 떨어지는 면은 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기억을 담았다는 것, 과거의 기억에 닿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웠음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망각한 과거보다 더 중독적인 건 없으니깐. 러닝타임 1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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