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기 '한류 컨텐츠', 북한이라고 예외 아니다
韓 컨텐츠, 북한 주민과 이어주는 가교 역할될까
[월드투데이 구현민 기자] 총알도 넘지 못하는 북한 국경을 한류 컨텐츠가 드나들고 있다.
바야흐로 한류의 시대다. 영화 '기생충'부터 시리즈물 '오징어 게임'까지, 한류의 컨텐츠가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이는 북한에서도 마찬가지일까?
북한에서는 정권 하에서 외국 문화의 유입을 철저하게 막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암암리에 유통되는 외국의 문화 컨텐츠를 즐기고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문화적으로 가장 유사한 한국의 컨텐츠는 다수가 북한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사랑의 불시착
![[사진=tvN 홈페이지]](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0/405687_209991_467.jpg)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올해 한류 컨텐츠를 시청한 북한 청년 8명이 공개재판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시청했다가 인근 주민들의 신고로 체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재판 과정에서 해당 드라마 외에도 영화 '공작' 등 여러 한국 컨텐츠를 다수 소비한 것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지붕뚫고 하이킥
![[사진=MBC 홈페이지]](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0/405687_209992_4642.jpg)
최근 탈북민들은 동남아 등지의 이민자 수용소에서도 한류 컨텐츠를 보면서 무료함을 달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며 고단한 수용 생활을 견뎠다고 전해진다. 이 현상을 북한인권위원회 등 인권단체들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리 한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고, 수용자의 삶의 질 향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별에서 온 그대
![[사진=SBS 홈페이지]](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0/405687_209993_4720.jpg)
국외의 북한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6년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북한 대사관 공사(현 국민의힘 의원)의 아내 오혜선씨도 한류 컨텐츠를 즐겼다고 말했다. 오씨는 영국에서 주로 한국 드라마를 즐겼는데, '별에서 온 그대', '가을 동화' 등을 재밌게 봤다고 한다.
이렇게 오씨처럼 국내가 아닌 국외의 북한인들이 한국 문화를 향유하는 것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북한은 효과적인 통제를 위해 국외에는 사상적으로 우수한 '빨치산' 혈통 출신들을 보낸다. 실제로 오씨도 이른바 '항일 빨치산' 혈통 출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마저 한국 문화를 즐긴다는 것은 한류가 사상을 넘어서 침투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피할 수 없는 흐름, 北 내 한류
북한 당국은 지속적으로 한류의 침투를 견제하며 단속해왔다. 남한 드라마 시청 단속조인 '109상무'는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실제로 지난 해 12월엔 남한 컨텐츠 시청자에게 15년 노동형, 유포 시 최고 사형까지 집행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직접 나서서 한류 스타일을 '악성 암'으로 선포하고 주민들에게 따라하지 말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엔, 북한선전매체 '메아리'가 인기를 끌고 있는 '오징어 게임'을 경계하며 "극단적인 경쟁으로 인간성이 사라진 남한 자본주의"라며 "남한은 강자가 약자의 것을 빼앗는 불공평한 사회"라고 부정적인 평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렇게 통제하기만 한다고 해서 막을 수 있을까? 총칼보다 더 센 것은 펜의 힘(문화의 힘)이라고 했다. 21세기엔 이런 '소프트파워'(군사력 같은 강제력이 아닌 문화, 예술로부터 나오는 매력의 힘)가 더 도드라지고 있다. 따라서 당국이 아무리 공권력으로 강제할려고 해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감응은 막기 힘들 것이다.
이 사실을 아는 많은 사람들은 한류가 앞으로 북한에 있어 더욱 긍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같은 문화를 공유한다는 것은 화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류가 분단으로 단절된 북한 주민과 이어주는 문화적 연결고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