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생산 않겠다던 페라리, 5억 유로 대규모 투자
람보르기니, 순수 전기차 생산에 유보적 입장 고수
전기스포츠카 '타이칸 흥행' 포르쉐 역대 최대 실적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사진=연합뉴스]

[월드투데이 노만영 기자] 스포츠카로 대표되는 고급차 브랜드들이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의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지난 2018년 최초의 전기차 스포츠카인 타이칸을 출시한 이래 세계 각 국의 슈퍼카 브랜드들이 전기차 개발 경쟁에 합류했다.

영국의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는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순수 전기차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도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전기차 후발주자' 페라리...투자와 혁신에 가속

페라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전기차 전환을 위한 새로운 설비 건설 및 친환경 추진 시스템 구축을 위해 5억 유로(약 6,7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사진=연합뉴스]

페라리는 이탈리아 재정경제부, 에밀리아로마냐(Emilia-Romagna) 지방정부, 국영투자기관 인비탈리아(Invitalia)가 참여한 양해각서(MOU)를 통해 최대 1억 600만 유로의 공적 자금을 유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에밀리아 로마냐는 이탈리아 중동부에 위치한 북부에 위치한 주로 페라리를 포함해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들의 본사가 위치한 지역이다. 과거 2015년에는 람보르기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위해투자를 지원한 바 있다.

페라리의 베네데토 비냐 최고경영자(CEO)는 "혁신은 우리 DNA의 일부"라며 "사회적, 환경적 차원에서 가시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 말했다. 

사실 페라리는 2년 전까지만 해도 향후 5년 간 전기 슈퍼카를 내놓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을 정도로 전기차에 관심이 없었다. 당시의 배터리 기술력으로는 슈퍼카를 전동으로 구동하는 것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전동화 전환을 목표로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한편 유럽 최대 반도체 회사에 몸담았던 전문가를 선임하는 등 전기차 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사진=페라리 홈페이지 캡쳐]
페라리 SF90 스트라달레[사진=페라리 홈페이지 캡쳐]

현재 페라리는 2019 SF90 스트라달레, 2020 SF90 스파이더에 이어 올해 출시한 2022 296GTB처럼 전기와 가솔린을 혼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만 판매 중이다. 페라리는 이번 대규모 투자계획을 통해 오는 2025년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탈리아산 슈퍼카' 마세라티와 람보르기니의 행보

페라리와 함께 에미리라로마냐 주에 본사를 둔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도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분위기다. 마세라티는 지난 22일 하이브리드 SUV모델인 그레칼레를 공개했다. 이와 동시에 오는 2023년에는 순수 전기차 SUV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출시 계획이던 전기스포츠카 모델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역시 내년도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남부에 부는 강풍의 이름을 딴 그레칼레[사진=연합뉴스]
프랑스 남부에 부는 강풍의 이름을 딴 그레칼레[사진=연합뉴스]

마세라티는 지난 2019년 기존 이탈리아 모데나 공장에 전기차 생산 시설들을 도입하는 등 전동화를 위한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지난해부터 기블리, 르반떼 등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는 등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의 전기차 버전 출시를 목표로 내세웠으며, 나아가 오는 2030년에는 내연기관차 판매의 완전 중단을 선언했다. 이로써 대형세단 콰트로포르테, 스포츠카 MC20 등의 전기차 버전 출시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페라리, 마세라티와 함께 이탈리아 스포츠카 3대 브랜드로 불리는 람보르기니는 앞선 경쟁사들과 비교해 전기차 경쟁에서 좀 더 앞선 편이다. 람보르기니의 슈테판 빙켈만 CEO는 오는 2023년에는 내연기관 모델의 종식을 선언했다. 따라서 내년도에는 대표 모델 아벤타도르를 포함해 하이브리드 라인업 완성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순수 전기차 생산에 대해선 아직까지도 유보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타이칸 성공' 포르쉐, 사상 최대 실적에 '애플카' 협업 논의까지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는 순수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포르쉐는 전년 대비 15% 상승한 총 331억 유로(약 44조 4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 역시 27% 상승한 53억 유로(약 7조 2,000억 원)를 기록했다. 

포르쉐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사진=포르쉐]
포르쉐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사진=포르쉐]

특히 전기차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포르쉐는 지난해 전세계 시장에서 총 30만 1915대를 판매했는데, 그 중 약 40%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특히 순수 전기차 모델의 판매량이 전체의 25%를 차지하며 흥행을 주도했는데 그 중심에는 타이칸이 있었다. 2018년에 첫 선을 보인 타이칸은 순수 전기로 구동되는 스포츠카 모델로 지난해 카이엔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판매량인 1296대을 기록해 전체 판매량의 15.4%를 책임졌다. 

이처럼 슈퍼전기차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포르쉐는 오는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 비중을 80%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포르쉐는 오는 2025년 판매 모델의 절반을 전동화한 뒤 2030년에는 80% 이상을 전기차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IT기업 애플[사진=연합뉴스]
미국 IT기업 애플[사진=연합뉴스]

포르쉐의 성공에 애플카 협업에 대한 논의도 점화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9일 포르쉐의 올리버 블루메 CEO의 말을 빌려 포르쉐와 애플 간의 협력을 시사하는 보도를 내놓았다. 미국 IT기업 애플은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인 애플카 개발에 대한 뜻을 펼쳐왔다. 이를 증명하듯 블룸버그통신 역시 애플카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을 오는 2025년으로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양사 간의 협력이 전기차 시장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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