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이전 정신분석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프로이트의 핵심 이론
의식·전의식·무의식/ 자아·원초아·초자아에 대한 이해와 빙산 모형
무의식에 대한 프로이트의 관점

프로이트 어린 시절/ 사진= 비앤나 관광청 제공
프로이트 어린 시절/ 사진= 비앤나 관광청 제공

[월드투데이 이하경 기자] 프로이트 등장 이전 시대인 18세기에 정신 의학은 존재하지 않았다. 신경증을 비롯한 여러 정신과적 증상에 대한 치료가 원시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오늘은 프로이트 등장 이전에 정신과 치료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아보고, 프로이트 이론 이해를 위한 기본 개념을 정리해본다. 


18세기 말 이전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적 접근

1817년 아일랜드의 기록을 보면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미쳤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가족 중 가장 영향력이 있는 구성원이 집안의 바닥에 구덩이를 파도록 지시하는 것이다'와 같이 비상식적인 치료법들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인간의 내면을 관찰하고 치료법을 개발했던 프로이트 이전에는 대부분의 정신과 환자들이 쇠사슬에 묶인 채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아야 했다.

사진= pixabay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혈액·담즙·타액의 불균형으로 인해 정신질환이 발생한다고 여겨 머리에서 혈액을 빼내는 치료가 성행했다. 중세 이전에는 정신질환이 창자에 독성물질이 가득 찼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해 설사 유도제를 처방하였다. 중세 시대에 들어서는 정신이상자가 뜨겁거나 찬 것, 아픈 것에 무감각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정신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전두엽에 송곳을 박아서 휘젓거나, 좁은 공간에 가두기, 쇠사슬로 묶어두기 등의 치료법이 기록되어있다.

또한,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가 예측하지 못한 때에 갑자기 부서져 환자가 얼음물에 빠지도록 하는 의자도 만들었다. 정신적 쇼크를 주거나 놀라게 하면 정신이상 환자들의 마음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 신이 내린 죗값이나 악령이 깃든 것으로 생각해 고문·화형에 처하기도 했다.

사진= 비앤나 관광청 제공
사진= 비앤나 관광청 제공

프로이트는 1885년경 파리에서 히스테리를 연구, 1900년 '꿈의 해석'을 출판하는 등 인간의 무의식을 바탕으로 한 정신과적 치료 방법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이와 함께 19세기 수면 치료·물치료·열 치료·뇌 절제술 등 다양한 정신의학적 치료법들이 시도되기 시작하였고 1952년 프랑스 외과인 앙리 라보리기에 의해 최초로 조현병 치료 약물인 클로르프로마진이 개발되며 정신의학은 큰 발전을 이룩하게 된다. 


프로이트의 주요 이론

1) 의식·전의식·무의식

프로이트의 의식과 성격구조 모형/ 사진= 책 '다시 프로이트, 내 마음의 상처를 읽다'
프로이트의 의식과 성격구조 모형/ 사진= 책 '다시 프로이트, 내 마음의 상처를 읽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정신세계가 의식·전의식·무의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식, 무의식, 전의식을 빙산에 비유해 표현했다. 의식은 만지고 듣고 느끼고 맛보는 인간의 오감과 슬픔, 고통 등의 감정으로 스스로가 인식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의식 부분은 빙산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전의식은 수면 위와 수면 아래의 경계선 영역으로 물이 출렁거리면 물 아래쪽의 빙산이 드러나는 것과 같은 영역이다. 의식과 같이 현재에서 즉각적으로 인식되지는 않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의식의 영역에서 인식되는 기억이다.

무의식은 정신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험과 기억, 욕망, 본능이 잠재되어 있는 영역이다. 정신 영역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우리가 감정과 행동을 결정하는데 주된 원인이 된다.

2) 자아·원초아·초자아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자아·원초아·초자아는 인간의 성격을 구성하는 요소다.  원초아(id)는 '본능적인 나'이다. 인간 성격의 가장 원시적인 부분으로 타고난 본능이다. 주위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개인의 쾌락과 욕구, 충동을 쫓고자 한다. 갓 태어난 유아도 가지고 있는 영역으로 사회화 과정을 통해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자아(Ego)는 '내가 생각하는 나'의 영역이다. 자아는 원초아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도 현실적인 여건과 맥락을 고려해 사회에 수용 될 수 있는 타협안을 만든다. 즉, 자아는 원초아와 초자아의 중재자 역할을 수행한다. 즉각적인 욕구 충족을 원하는 초자아의 충동을 달래며, 쾌락을 충족시키기 위한 적합한 방안을 찾는다. 배가 고플 때 '음식을 훔치고 싶다'는 원초아의 욕구 대신 음식을 구매하는 것은 자아의 타협안이라고 볼 수 있다.

초자아(Super Ego)는 '내가 되고 싶은 나'이다. 성장 과정에서 부모와 사회의 영향을 받으며 형성된 도덕·양심·사회적 규칙과 규범의 영역이다. 인간은 초자아로 인해 양심의 가책과 죄책감을 느끼고, 옳다고 생각되는 행동을 했을 때 자긍심을 갖는다. 그러나 초자아의 성격이 너무 강한 경우, 너무 엄격한 잣대로 자신을 감독하고 판단하여 우울하고, 주눅 들게 만든다. 이 경우 완벽주의에 빠지거나 삶의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강박적인 삶을 살 수도 있다.

3) 무의식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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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은 프로이트의 이론에서 가장 핵심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행동과 정서를 조절하는 것은 우리 내면 깊이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無意識)'이라고 보았다. 그는 무의식에 대해 '의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만, 의식화할 수 없는 인간 심리의 영역으로 꿈이나 자유연상 등 정신분석의 방법을 통하지 않고서는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무의식은 '의식의 영역으로 표출'되고자 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의 행동,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

무의식은 일상에서 우리가 저지르는 실수에서도 나타난다. 말 실수, 망각, 지각 등이 그 예이다. 싫어하는 사람과의 약속을 실제로 잊어버린다던가, 가기 싫은 행사에 지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프로이트는 이런 무의식을 의식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유연상 기법'과 '꿈의 해석'을 말했다.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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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상은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 감정, 기억을 아무 수정 없이 이야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생각이나 기억이 아무 목적이나 의도 없이 나타날 때 그 내용을 통해 무의식에 지니고 있는 동기나 욕망을 가려낼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또한, 을 '무의식의 창'이라고 표현했다. 환자가 꾼 꿈에 대해 분석하며 그 안에 무의식적 동기를 발견하는 치료법인데, 이때는 꿈의 내용보다 그 안에서 환자가 등장인물이나 사건, 단어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꿈의 해석과 관련된 간단한 예시를 들어본다. '세 살 된 여자아이가 난생 처음으로 호수 위에서 배를 탔다. 내릴 때가 되자 아이는 보트에서 내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엉엉 울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이가 "지난 밤 꿈속에서 배를 탔다"고 말한다면, 이는 명백한 소원 성취의 꿈이다. '배를 더 타고 싶다'는 아이의 무의식적 욕구가 '배를 더 탔다'는 꿈 속에서의 체험으로 표출되면서 해소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프로이트는 자아·원초아·초자아, 의식·전의식·무의식, 자유연상, 꿈의 해석에 기초해 인간의 내면에 대한 이론들을 정리해 나갔다. 3편에서는 프로이트의 인간관과 핵심 이론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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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시리즈2] 심리학의 아버지 '지그문트 프로이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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