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열돔현상으로 역대급 더위
체리 구워지고, 조개 구워지고
그린란드...하루 사이 85억t 얼음 녹아

[월드투데이 최연정 기자] 평년 기온보다 5도 이상 높은 기온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이상고온'으로 지구촌 곳곳이 시달리고 있다. 이런 극단적 폭염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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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돔현상

사진=폭염연구센터 
사진=폭염연구센터 

열돔현상은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 기류가 약해지며, 고기압이 이동하지 않고 뜨거운 공기층을 돔으로 가둬 데워진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한 상태에서 인도 북부에 위치한 티베트 고기압이 가세하며 열돔이 형성되었다.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손꼽히는 지난 2018년 당시에도 고온 건조한 북서쪽의 티베트 고기압과 고온 다습한 남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한 달간 자리하면서 40도 안팎의 폭염이 찾아왔다. 

지구촌 고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구촌도 이상고온으로 북반구에서는 기록적 폭염, 남반구에서는 미지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산타 마을로 유명한 핀란드의 올해 6월 기온은 1844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특히 지난 4일 핀란드 최북단 케보 지역 기온은 1914(34.7도) 이후 가장 높은 섭씨 33.5도를 보였다. 

남반구에서는 미지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겨울철에 접어든 뉴질랜드의 6월 평균 기온은 섭씨 10.6도로 1909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상고온에 식량 비상

사진=미 워싱턴주의 생굴 채취 업체 '하마하마 오이스터스'가 자사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미 워싱턴주의 생굴 채취 업체 '하마하마 오이스터스'가 자사 인스타그램 캡쳐

현재 캐나다에서는 농부들이 농작물이 밭에서 구워지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나무에 달린 체리가 계속된 고온에 노출 돼 불에 익은 듯한 모습으로 변했다. 

그나마 성한 체리도 가뭄 때문에 속이 차지 않아 파이나 시럽에 쓰지 못하고 전량 주스용으로 전락했다. 

축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가뭄으로 물이 부족한 데다 가축 사료로 줄 농작물도 부족해지면서 사육이 어려워졌다. 

또한,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망가지면 회복이 더딘 가축용 목초지가 소실되어 어쩔 수 없이 망가진 작물을 가축에게 먹이고 있다. 

폭염으로 북미 서부 태평양 연안의 홍합, 조개, 불가사리 등 바다생물 10억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그린란드 덮친 이상고온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를 덮친 이상 고온으로 그린란드의 얼음은 하루 동안 85억t 분량의 대규모로 녹아내렸다. 

이는 미국 플로리다주 전체를 2인치(약 5cm)가량 물로 뒤덮을 수 있는 양이다. 

24일을 기준으로 녹아내린 얼음의 양은 모두 184억t에 달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한 2019년, 5천 320억t의 얼음이 바다로 녹아내려 해수면이 1.5mm 상승한 이후 3번째로 큰 규모이다. 

과학자들은 특히 이 같은 이상 고온으로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려 해수면이 올라가면 바다와 인접한 도시들이 홍수와 해일 등 자연재해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면 21세기 말에는 해수면이 최소 2~10cm가량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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