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네 모스크, 진흙 벽돌로 지은 세계 최대 건축물
오늘날에도 현지인 축제, 교육의 장으로 활용

[월드투데이 김나혜 기자] 아프리카 말리에 위치한 도시 젠네에서 여타 모스크와 구별되는 독특한 모습의 '젠네 모스크'를 만날 수 있다.

[사진=khan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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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말리의 도시인 젠네는 기원전 250년부터 사람들이 거주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꼽힌다. 젠네는 과거 상업, 교육, 종교의 중심지로 번영을 누렸다. 황금기는 15세기부터 16세기까지로, 이슬람교의 중심지로 기능했다.

오늘날 젠네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바로 바니강 유역 평야에 위치한 젠네 모스크다. 젠네 모스크는 1240년 무렵 이 지역을 통치하던 코이 콘보로가 이슬람으로 개종하며 세운 것이다. 모스크는 과거 젠네가 이슬람교 중심지로 발전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젠네 모스크는 1830년대에 심하게 훼손되었다가 지난 1907년 다시 보수되어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모스크를 포함한 젠네의 옛 시가지 일대는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198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젠네 모스크의 외관

[사진=khan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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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네 모스크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모스크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높게 지어 올린 젠네 모스크는 진흙 벽돌로 지은 세계 최대의 건축물이기도 하다. 약 20m의 높이와 약 55m의 가로 세로 폭을 자랑한다. 전체적인 건물 구조는 진흙 벽돌로 쌓여 있고, 겉면에 진흙 반죽이 발라져 매끈한 인상을 준다.

모스크 건물의 기도용 홀은 90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뜰도 기도를 위해 활용된다. 모스크는 계단을 통해 올라설 수 있는 기단 위에 지어져 있어, 주변 땅보다 3m 정도 높은 위치다.

진흙 외벽 곳곳에는 '토론'이라는 60cm 길이의 나무토막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이 나무토막들은 흙벽돌을 지탱하며, 건물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또한, 반원통 형태의 도자기 소재 구조물이 지붕으로부터 돌출되어 있어 빗물을 진흙벽으로부터 떨어뜨린다.

젠네 모스크의 현대적 가치

[사진=khanacadmy]
[사진=khanacadmy]

모스크는 재료가 진흙이기 때문에, 지금도 3~5월의 우기를 거칠 때마다 무너져서 계속 보수를 거쳐야 한다. 현지 주민들은 매년 우기를 대비해 강가에서 진흙을 옮겨와 벽에 바르고 말리는 작업을 한다. 이러한 작업은 '라 페테 드 크레피사주(La Fête de Créppisage)'라는 행사가 되어, 인근 주민들이 모스크를 통해 서로 연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젠네 모스크는 중세 시기부터 코란을 가르치며 이슬람 교육 기관으로 기능해 왔다. 지금도 현지인들은 젠네 모스크를 코란 학교로 이용한다.

그런데 젠네 모스크는 오늘날 기후변화로 위기를 겪고 있다. 기후변화가 촉발한 이상 기온과 가뭄으로 이 지역의 흉작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젠네 모스크를 보수하는 데에는 진흙이 필요한데, 기후변화로 인해 전통 건축 방식에 부합하는 양호한 진흙을 구하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젠네 모스크를 본떠 지은 건물이 있다. 제주 중문관광단지의 아프리카박물관은 젠네 모스크의 외형을 그대로 본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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