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 갈등과 위기의 중심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여부'
연이은 미국-러시아 외교 담판, "돌파구 없다"
2년 6개월만에 협상에 나선 나토-러시아...양측 이견 확인만
[월드투데이 김현정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대규모 군대 배치로 군사 위기가 촉발된 가운데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가 잇따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엔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AFP/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144_214455_2958.jpg)
■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가능할까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속 중심 화두인 우크라이나가 원하는대로 서방의 군사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지 주목을 모으고 있다.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에 약 10만 명의 병력을 배치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제기했고, 러시아는 이를 부인한 가운데 위기의 근본 원인인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나토의 동진(東進)으로 자국 안보가 위협받는다며 서방과의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와 나토의 확장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나토가 독일 통일 과정에서 통일 독일의 영토를 넘어서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기고 옛 소련권 국가를 받아들여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 러시아의 입장이다.
앞서 나토는 1999년 헝가리, 폴란드, 체코 등 3국에 이어 2004년 발트 3국,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옛 소련권 7개국을 가입시킨 바 있다. 또한 2008년 나토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가입 가능성을 제기하고 이들 국가와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친서방 정권에 들어서면서 나토 가입을 함께 추진하자 러시아가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여부가 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AP/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144_214453_2911.jpg)
■ '은여우' 등판한 미-러 외교 담판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담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은여우'라 불리는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자국 협상팀을 이끌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대표단과 회담을 진행했다.
BBC는 셔먼 부장관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외교관'으로 꼽았을 뿐 아니라 셔먼 부장관은 능수능란한 협상 스타일 덕분에 외교가에서 '은여우'로 불리는 만큼 미국과 러시아의 회동에 그녀의 등장이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7시30분에 걸친 마라톤 회담은 양국 모두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교착 상태로 마무리됐다. 회담에서 러시아는 나토가 러시아 쪽으로 더이상 동진하지 않는 점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있어 미국이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국 측도 확고한 입장을 밝히며 신경전을 이어갔고 결국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진=세르게이 랴바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AFP/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144_214454_2934.jpg)
회담 후 브리핑에서 셔먼 부장관은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도가 없다고 설명했으나 러시아가 긴장 완화에 나설 준비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동맹과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도 논의 중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세르게이 랴바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같은 시간 브리핑을 통해 서방이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를 수용해야한다며 협상이 실패할 경우 러시아의 대응이 군사·기술적 성격을 띨 수 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동부 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해 러시아, 독일, 프랑스 정상과 4자회담을 열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지난 11일 밝힌 바 있다.
![[사진=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144_214452_2848.jpg)
■ 나토-러시아, 약 2년 6개월만에 협상나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 러시아와 나토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에서 약 2년 6개월만에 나토·러시아위원회(NRC)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문제를 두고 협상에 나섰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실무 협상을 벌였으며, 이번 회의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서방 국가간의 연쇄 협상의 일환이었다.
NRC는 나토와 러시아 간 협의, 협력 등을 위해 2002년 설치된 기구다. 양측은 그간 NRC를 통해 다양한 안보 문제를 대화하거나 정보를 교환해왔지만 2019년 이후 열리지 않았다.

러시아는 미국 등이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설을 부인하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명분을 쌓고자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나토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법적 구속력이 있는 보장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토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 시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거듭 경고하며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든 유럽 국가의 안보 자주권 등 핵심 원칙에는 타협이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는 우크라이나 주변 군사위기 해소와 러시아-서방 국가의 안전보장 방안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으나 양측의 팽팽한 이견이 좁히지 못한채 협상이 종료됐다. 다만 양측 모두 대화를 재개하고 향후 회동 일정에 대해 살펴보기로 공감했다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