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사상 최대 증거금 몰린 'LG엔솔'
코스피 질서 개편되나...시총 100조원 예상
[월드투데이 한진리 기자] 역대 IPO(기업공개) 최고의 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개인투자자 청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경(京)' 대어 온다...'따상' 기대감↑
전기차 배터리 제조기업 LG에너지솔루션의 유가증권시장(KOSPI) 입성을 앞두고 역대금 증거금이 몰렸다.
14일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측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를 공시했다.
지난해 12월 7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입성 시동을 건 LG엔솔은 지난 11일~12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확정된 공모가는 30만원(액면가 500원)으로 희망 밴드(25만7000원~30만원)의 최상단 금액이다.
특히 수요예측에 참여한 모든 기관 투자자(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일부 기관 제외)가 공모가 밴드 최상단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경쟁률은 무려 2023 대 1 로 집계됐다.
![돈모주 청약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201_214622_1732.jpg)
전체 주문 금액은 1경(京)을 훌쩍 상회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LG엔솔의 주문 규모는 역대 최대인 1경5천203조원으로, 수요예측 사상 첫 '경' 단위에 진입했다. 사측은 이번 공모로 최대 12조7500억원의 재원을 조달해 기술·제품·고객·생산능력 4박자를 갖춘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8~19일 양일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실시할 예정으로, 전체 공모 주식의 25∼30%인 1천62만5천∼1천275만주를 배정한다. 균등배정을 받을 수 있는 최소증거금은 150만원(10주)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KB투자증권과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
금융투자업계는 우량주인 만큼 상장 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기록한 뒤 상한가에 오른 것)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따상 시 개인 투자자의 수익은 1주당 48만원(160%)에 달한다.

최대 '시총 100조'...2차 전지 대장주 올라서나
LG엔솔의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질서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가 상한 기준 시가총액은 약 70조원으로, 코스피 시총 3위로 단숨에 진입하는 규모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을 단순하면 100조원을 훌쩍 넘는 196조8788억원으로, '따상'에 성공할 시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총 2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업계 전망도 우호적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 시총을 100조원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추가 상승 모멘텀 '청신호'
추가 상승 모멘텀도 긍정적이다.
지난 2020년 12월 1일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해 설립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액은 17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배터리 2차 전지(소형, ESS, 자동차전지) 산업을 리드하며 업계 최초로 전기차, 전기선박, 드론은 물론 우주복까지 배터리를 탑재하는 성과를 이뤘다.
독일, 호주, 폴란드, 중국, 대만,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지역의 R&D, 생산, 판매 거점을 확대해나가고 있으며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연구를 지속하며 미래 배터리 혁신에 힘쓰고 있다.
또한 ESG 경영 흐름에 발맞춰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가입해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의 사업 전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는 경쟁사 CATL에 비해 47% 할인된 수준인데, 상대적으로 할인율이 높기 때문에 IPO 이후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1/407201_214627_4811.jpg)
"CATL과 시총 갭 축소될 것"...의무보유확약 비율 77.4%
그룹 내 상승 동력도 강력하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상장 후 중국 CATL과 시총 갭이 축소될 것"이라며 주가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권 부회장은 "공모가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70조원 정도인데, 이는 경쟁사 CATL의 기업가치보다 할인율이 적용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CATL이 유럽, 미국 등에 해외생산기지를 증설하면서 이익이 줄어들고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경쟁력이 더욱 확대되면 두 회사의 기업가치 격차는 빠르게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신했다.
LG엔솔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 세계 2차 전지 시장점유율은 24%으로, 현재 업계 1위 중국의 CATL(31.8%)과 최강자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의무보유확약으로 묶인 물량이 많다는 점도 안정성을 키운다.
집계된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은 77.4%로, 묶여 있는 기간(15일~최대 6개월) 동안 '큰 손'들의 매도 물량이 출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 가능하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경이라는 숫자에 혹해 과열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부부장은 "실제로 1경이란 돈이 몰린 것이 아닌 만큼 흥행이 보장됐다는 의미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며 "너무 흥분해 시장이 과열되면 개인들은 물리기 쉽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