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백신패스 종료...실내 마스크도 벗는다
'파티 게이트' 국면 전환용 무리수라는 비판도

[월드투데이 한진리 기자] 영국이 백신패스를 폐지하고 마스크를 벗는 '플랜A'로 회귀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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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플랜B' 종료...백신패스 중단

19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는 다음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대형 행사장 백신패스 사용 등을 담은 '플랜B'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부스터샷 정책이 성공하고 국민이 '플랜B'를 잘 따라준 덕에 27일부터는 '플랜A'로 돌아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 또한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퇴각하고 코로나19와의 싸움이 다음 챕터로 넘어간다고 밝혔다.

'플랜 B'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됨에 따라 지난해 12월 도입됐다. 주요 목적은 부스터샷 접종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백신 패스, 마스크 착용 등의 규제가 시행됐다.

플랜B 종료를 기점으로 자가격리 의무는 사라진다. 마스크 착용, 백신패스 제도는 중지되고 요양원 방문 규정도 완화된다. 재택근무 권고와 세컨더리스쿨(중등학교) 교실·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도 즉각적으로 중단된다. 

다만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공간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권고할 방침이다. 존슨 총리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만 결정은 개인의 판단에 맡기고, 백신패스도 사업장이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보리스 존슨 영국총리, 연합뉴스]
[사진=보리스 존슨 영국총리, 연합뉴스]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새로운 '위드 코로나' 온다

플랜B 종료의 배경에는 오미크론 변이의 정점이 지났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존슨 총리는 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오미크론 변이 유행의 정점이 지났다고 판단한다"면서  "이제 독감처럼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발언은 코로나를 독감과 같은 풍토병으로 인식하고 대응하는 새로운 '위드 코로나' 전략의 도입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존슨 총리는 다가오는 봄 '위드 코로나' 전략은 엔데믹(endemic·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독감이 걸려도 자가격리할 의무는 없듯이"라고 말하며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취급할 의향임을 시사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팬데믹에서 앤데믹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방역 정책은 법적 의무는 권고와 지침으로 바뀌고 개인의 자율에 맞기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수도 런던에서 하원의 질의·응답(PMQ)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진=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수도 런던에서 하원의 질의·응답(PMQ)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파티게이트' 국면 전환용 무리수 되나

존슨 총리의 발언을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의료계 등에서는 본 조치가 의료체계 부담을 키운다며 존슨 총리가 위기 모면을 위해 위험한 결정을 내렸다고 우려했다. 

의사, 의대생의 직능단체인 영국의학협회는 "이번 방역규제 해제 때문에 더 큰 보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수당 정부가 도박을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스카이뉴스는 정부의 방침이 옳은 방향일 수도 있지만 "도박은 도박"이라고 논평했다.

일각에서는 '파티 게이트'로 사퇴 압력을 받는 존슨 총리의 면피용 대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날 회의 질의응답 중 '파티 게이트'로 맹공을 당한 직후, 전격적으로 '플랜B'를 발표하며 국면 전환용 무리수를 던졌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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