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상장폐지 돌입한 '맘스터치'
주가는 우상향...공개매수가 6200원 목전
상폐, 공시 압박 해소· M&A 진행 위함이란 해석나와

[월드투데이 한진리 기자] 맘스터치의 자발적 상장폐지 추진 이유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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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터치 자진 상폐...공개매수 시작 

치킨·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자발적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20일 맘스터치 최대 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사측은 "공개매수자는 보유하지 않은 대상 회사 잔여 주식 전부를 취득하고, 관련 법령 등을 충족하는 경우 자발적 상장폐지를 신청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개 매수 가격은 주당 6200원이며, 수량은 지분 15.80%에 해당하는 1608만7172주다. 공개 매수에 들어가는 자금 중 730억원은 6.85% 금리로 차입했다.

공시 이후 주가는 급등했다. 20일 맘스터치 주가는 전날보다 17.88% 상승한 613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상장 이래 최고가다. 

특히 기관 투자자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기관은 20일 하루동안 278억원 어치를 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28억원, 34억원 어치를 매도하며 미련 없이 엑시트했다. 

[사진=21일 맘스터치 증권거래 차트. 한국거래소/네이버 금융]
[사진=21일 맘스터치 증권거래 차트. 한국거래소/네이버 금융]

21일 주가는 전날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날 맘스터치는 6130원으로 보합 마감했다.

지난 2004년 2월 설립된 맘스터치는 2016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우회상장했다.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가 지분 67.49%를, 맘스터치가 자사주 16.71%를 보유하고 있다.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한국에프앤비홀딩스를 통해 맘스터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 '맘스터치'와 '붐바타' 브랜드의 프랜차이즈사업과 새우 등을 국내외에서 조달하여 공급하는 식자재유통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2013년 이후부터 서울 및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가맹점 개점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전국에 가맹점 1,333곳을 보유해 업계 6대 브랜드 중 1위를 점하고 있다.  

본사는 서울시 강동구에 위치해있으며 시가총액은 6,241억원, 코스닥 시총 순위 124위다.

[사진=서울 동작구 맘스터치 상도역점 앞 본사의 물품공급 중단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사진=서울 동작구 맘스터치 상도역점 앞 본사의 물품공급 중단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가맹점주 찾아간 본사 임원..."개인에게 불리한 싸움"

갑작스러운 상장폐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가맹점주와의 갈등이 핵심에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맘스터치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점주협의회 구성을 방해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7일 맘스터치 본사를 찾아가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 위반 사실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맘스터치 측은 조사 사실을 인정하며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맘스터치는 일방적인 원재료 가격 인상에 반발한 가맹점주들이 협의회를 구성하려 하자 이를 주도한 상도역점에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사진=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 허준규 지부장, 해마로푸드서비스 노조]

맘스터치 측은 황씨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은 황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맘스터치 임원이 상도역점 대표를 찾아가 협박성 발언을 한 일도 밝혀졌다. 

맘스터치 임원 A씨는 지난해 전국맘스터치점주협의회 회장이자 상도역점 대표인 황성구씨를 찾아갔다. A씨는 "이 싸움은 승자가 없지만 개인에게 불리하다"며 "(본사가) 가맹계약 해지를 할 것이고 물품 공급이 중단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을 할 수 없어지면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고, 그게 2년 정도 소요된다"라며 "(언론에 제보하면) 본사는 좀 피곤하겠지만 언론 대행사에서 다 (해결)할 것이다. 반박 기사 내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운동가나 뭐 그런 거 하신 적 있으세요? 이러다 건강 잃으시는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사진=맘스터치 뉴노멀 1호 매장, 맘스터치]
사진=맘스터치 뉴노멀 1호 매장, 맘스터치]

업계가 본 상폐 이유는?

▲실적 공시 압박 해소 ▲소액주주 개입 제거

갑작스러운 상폐 결정에 업계 내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맘스터치는 상폐 결정이 가맹점주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사측 관계자는 "상장사이기 때문에 언론 등의 큰 관심을 받으면서 부정 이슈가 강조되는 등 가맹점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가맹점주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은 다르다. 관계자는 "상장은 많은 기업들이 추구하는 방향"이라면서 "반대로 상장을 스스로 폐지하겠다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시 등을 통한 실적 공개가 압박으로 작용한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사진=맘스터치
사진=맘스터치

프랜차이즈업계도 맘스터치가 공개한 상폐 이유에 의문을 던졌다. 

관계자는 "상장사의 경우 모든 것이 공개되기 때문에 사모펀드 측에서는 이 같은 투명성이 기업 운영과 전략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맘스터치가 내놓은 상폐 결정 이유도 사실 납득이 잘 안간다"고 말했다.  

IB 업계 관계자들은 M&A(인수·합병)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해부터 500억원 규모의 외식 브랜드 M&A를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경영권을 매각하는 수순을 밟은 것이란 예상이다. 

결국 M&A 속도를 올리고 수월한 경영권 재매각을 위해서는 소액 주주들의 개입 여지가 없는 비상장사로 돌아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상장폐지라는 초강수를 띄운 맘스터치가 가맹점주와의 끝없는 갈등을 해소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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