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을 점령한 '비버'...기후변화 가속화의 주범
2천년간 이어온 '에베레스트' 정상 근처 빙하 녹고있어

[월드투데이 김현정 기자] 인간의 무분별한 활동으로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현상,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바다부터 산 꼭대기까지 지구 곳곳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극 최북단까지 침투한 비버들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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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생 설치류인 비버가 북극 최북단에서 발견되며 충격을 안기고 있다. 미국 알래스카에서 비버의 확산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에 따르면 북극 동토대(툰드라)의 기온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상승하면서 비버들이 예전에는 살 수 없던 북극 최북단으로 북진했다. 

겨울잠을 자지 않는 비버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겨울이 짧아져 식물 섭취가 더 용이해짐에 따라 북극 더 깊숙한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알래스카대학의 생태학자 켄 테이프 교수는 알래스카 일부 지역에서 50년 전에는 확인할 수 없던 비버가 현재는 포화상태"라고 전했다. 

비버는 강과 개울을 막아 연못을 만드는 습성을 지녔다. 지난 20년간 이렇게 만들어진 연못이 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통계는 비버의 극지방 서식지가 최근 얼마나 넓어졌는지를 나타낸다.

강을 막는 비버의 습성으로 만들어지는 웅덩이로 북극에 국지적인 해동 지대가 생성돼 막대한 양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북극 동토층의 해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테이프 교수는 이에 대해 "비버가 기후 변화의 효과를 가속화하고 있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실제로 비버들로 인해 강의 범람이 잦아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비버들이 만든 댐이 수질과 댐 하류 물고기에 주는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사라지고 있는 에베레스트 정상 빙하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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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3일(현지시간) 2천년에 걸려 생성된 에베레스트 정상 근처의 빙하가 사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관측 결과 빙원(氷原)의 일부였던 빙하가 거의 눈처럼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메인대 연구진을 포함한 과학자들과 등반대원들이 지난 2019년 에베레스트 등반 루트의 하나인 '사우스콜' 일대를 탐험한 뒤 네이처 포트폴리오 저널(NPJ) '기후와 대기과학'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온도와 풍향, 습도를 측정하는 자동기후관측기(AWS)를 설치해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빙하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내고자 탐험 당시 10m 길이의 빙상코아(오래 묻혀있던 빙하의 얼음 조각)를 파내 분석했다.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지목됐다. 1950년대 초 이후 이런 변화가 시작되었고 1990년대 들어 가속화되어 현재와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진은 "눈 덮인 지표때문에 유지되는 중요한 균형이 깨진 것"이라며 이제 기후변화가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 지상 최고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빙하가 사라지게 되면 햇빛을 더는 반사할 수 없어 얼음이 녹는 속도는 가속화된다. 또한 모의실험 결과를 토대로 살펴보면 태양광에 심하게 노출될 경우 약간의 습도 저하나 강풍 등 많은 요인들로 인해 해빙이나 증발이 더 빨라진다. 

따라서 에베레스트에 있는 빙하가 빠르게 유실되면 눈사태가 잦아지고 그 주변 16억 인구의 식수나 관개, 수력발전 등 요수가 고갈되는 치명적인 2차 피해로 돌아올 것이며, 당장에는 에베레스트 등반이 위험해질 수 있는 것이다. 


[지구의 경고] 가속화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바다에서 산 꼭대기까지 ②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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