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전면전 가능성에 동반 급락세...주식과 비트코인 상관관계 높아져
투자자, 에너지 가격 상승 예상...'가상화폐의 겨울' 우려
![[사진=뉴욕증권거래소, Xinhua/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202/407737_216310_3818.jpg)
[월드투데이 김현정 기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국가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와 주식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며 휘청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4.85포인트(1.38%) 하락한 33,131.76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9.26포인트(1.84%) 떨어진 4,225.50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44.03포인트(2.57%) 밀린 13,037.49로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의 가격 또한 세계 주식과 함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3만6천370달러(약 4천355만원)까지 떨어지며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친러 반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를 각각 독립국으로 승인하고 이 지역에 러시아군 투입을 명령한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점점 더 주식 시장의 움직임을 쫓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비트코인과 S&P 500 지수의 상관관계는 꾸준히 높아지는 양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둘의 상관관계는 0.01에 그쳤던 2017~2019년에 비해 2020년~2021년에는 0.36으로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의 전면전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날 15만 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러시아, 벨라루스 접경지대에 배치된 되며 미 국방부 당국자는 이들의 80%가 진격 태세를 갖췄다고 바라봤다.
우크라이나는 친러 분리주의 공화국들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제외한 전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면전 가능성에 예비군 징집에 나서는 등 대비를 시작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의 철수를 시작하는 등 우크라이나 침략을 준비하는 듯한 모습을 비췄다. 여기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가 러시아를 막기 위한 각종 경제적 제재를 단행하며 지속적으로 긴장감을 높여왔다.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가 에너지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시하고 있다. 이미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으며, 러시아는 최대 산유국 중 하나로 이번 사태로 인해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경우 유가는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가상화폐를 '디지털 금'으로 부르기도 한다. 증시 등 다른 금융시장의 변동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는 금과 비슷한 특징을 보이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화폐 가치 하락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안전 자산'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이 동시에 휘청이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반해 금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에도 지난 22일 트로이온스(31.1g)당 1천913.89달러(약 229만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지위가 합당한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가상화폐의 겨울'이 또 다시 올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