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결단에도 여전히 룰라 전 대통령 지지율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새로운 러닝메이트, 또 군 출신?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오는 10월 대선을 앞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를 전격 교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 실명은 거론되지 않았으나 21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재선을 위해 새로운 부통령 후보를 이미 결정했다"며 "군사학교를 졸업한 현 정부 각료"라는 간단한 소개를 남겼다. 이는 기존에 예측됐던 바우테르 브라가 네투 국방장관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우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이다.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와 같은 부통령 후보 교체가 대선을 앞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재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은 사실 크지 않다. 이미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치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자신에게 복종하고 정치적 야망이 없는 이를 부통령으로 원하고 있으며, 브라가 네투 장관이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브라가 네투 장관은 전자투표를 폐지하고 검표 가능한 투표용지 사용 방식으로 바뀌지 않으면 대선이 취소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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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아미우톤 모우랑 현 부통령은 2018년 대선 승리 이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독단적 집권에 반대하며 일찌감치 러닝메이트로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아미우톤 모우랑 현 부통령의 결단은 사실상 코로나19 사태 초기 안일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대처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63만 명을 넘어섰을 당시, 대형 공사현장에서 열린 연설에서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나는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큰 질타를 받았다. 이는 사실과 다른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황당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보에 모우랑 부통령은 "정부가 코로나19 실태와 백신 확보, 접종과 관련해 국민에게 현실을 알리고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했어야 하지만 이에 실패했다"고 말하며 직접적으로 비판에 나섰다.

브라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 [사진=연합뉴스]
브라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 [사진=연합뉴스]

나아가 최근 발생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중립을 고수하며 침묵으로 일관하는데 반해, 모우랑 부통령은 "브라질은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침략에 동의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결국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는 모우랑 부통령과 함께 할 수 없었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다시 한번 군 출신의 부통령 후보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여론은 차갑다. 2018년 대선과 같은 군부 정권에 대한 지지를 기대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한편, 브라질 언론이 오는 10월 대선에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변 위협설에 보도된 것에 이어, 지난 16일 룰라 전 대통령이 극우세력이나 민별대의 위협 가능성에도 대선 거리 유세를 이어갈 입장을 밝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룰라 전 대통령은 "만일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유권자들의 손에 의해 보우소나루는 정치적 죽음을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브라질은 대선으로 뜨거울 예정이다. 지키고자하는 자와 빼앗으려하는 자, 이들 사이의 자리싸움의 어떤 결말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현 정부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이 차기 정부에 어떤 모습으로 재정비될 것인지에 대한 브라질 국민들의 기대와 염려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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