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치뤄질 대선의 브라질 대선의 핵심 논점은 '경제'
'우파 포퓰리즘' 대 '좌파 포퓰리즘' 구도로 바뀐 브라질 대선
베네수엘라 경제위기 목격한 브라질 국민들, 포퓰리즘 부정적으로 인식하기 쉬워

[월드투데이 김지현 기자] 오는 10월 치뤄질 브라질 대선에서 극우이자 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와'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전 대통령의 양자 대결 구도로 윤곽이 잡혔다.
브라질에서는1차 선거를 진행 후 유효표의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최고 득표자 1,2 위가 결선투표를 한다. 대통령은 과반수로 당선된다.
대선을 앞둔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룰라 전 대통령이 예상 득표율에서 선두를 보이며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비교적 큰 격차를 벌린 양상이다. 다른 주자들의 득표율 총합이 2위인 보우소나루 대통령보다도 현저히 낮다는 점에서 둘의 정면승부가 예상된다.
브라질 대선의 핵심 'Key'가 바꼈다

올해 대선의 '키(Key)'는 '경제' 가 분명하다.
제니알 케스트가 최근 조사한 바로는 경제, 실업과 인플레이션, 치안 등 사회문제 순으로 등수를 차지했다. 지난 2018년도 대선의 논점과 사뭇 다르다. 당시는 치안 불안과 부패가 가장 큰 논점을 차지했고 이후 경제, 교육, 보건 문제가 뒤따랐다. 이러한 여론 변화에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브라질의 상황이 그대로 반영됐다.
브라질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사망자 수만 하더라도 60만을 넘었다. 이는 미국과 인도 다음으로 많은 수다. 병원 시스템은 붕괴 직전이고 경제 상황의 악화가 겹쳐 식량난 또한 심각하다.
전력난도 문제다. 브라질은 지금까지 전력 생산의 60%를 수력발전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올해 심각한 가뭄으로 수력 발전량이 부족해져 당국은 모자란 부분을 화력으로 대체했다. 이는 발전비용의 증가를 가져와 현재 브라질의 평균 전기료는 1년 전에 비해 30%나 올라 국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보통의 국가에서 국정운영 이외의 변수가 대통령 지지율에 큰 영향을 가져왔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한 이유가 코로나19 대응 실패 때문이라는 여론은 이를 보여준다. 브라질도 마찬가지로 코로나 팬데믹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심화되는 가뭄은 현 대통령 '보우소나루'의 지지율 하락에 직격탄을 선사했다.
보우소나루와는 반대로 '룰라'는 재임 당시 인기가 많았다. 당시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4% 이상을 기록하여 세계 경제 규모 7위에 올랐다는 점이 그의 지지율 상승을 몰고 왔다. 물론 이러한 성장은 세계적으로 원자재 수요가 폭발했다는 이유이기에 대통령의 역량 평가 지표가 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룰라의 인기에는 경제적 이유만 있는 건 아니다.
브라질로 알아보는 정치 포퓰리즘 : 우파 포퓰리즘 대 좌파 포퓰리즘
룰라는 빈곤층 복지정책도 놓치지 않았다. 빈곤층에 식량을 공급하는 '포미 제로(Fome Zero)'를 펼쳐 2000년대 당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과 함께 중남미의 '핑크 타이드(좌파 물결)'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뛰어난 연설 능력 또한 그의 인기 비결이다. 철강 노동자였던 그의 과거가 더해진 인간 중심적인 연설은 유권자들에게 짙은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룰라의 순행에 위기감을 느낀 탓인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당월 4일 전국 공립학교 교사의 최저임금을 33.24% 대폭 인상하는 안에 서명했다. 이뿐만 아니다. 앞서 그는 빈곤층에 대한 월 생계비 지원액을 배로 올리고, 화물운임 인상을 요구하는 트럭 운전사 수십만 명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선을 앞둔 그의 보여주기식 포퓰리즘은 똑똑한 전략으로는 보기 힘들다.
그의 일명 '대선 포퓰리즘' 행보는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샀다. 전문가들은 현재 포퓰리즘이 지속될 경우 재정 악화에 그치지 않고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웃 국가 '베네수엘라'의 포퓰리즘으로 인한 2016년도 경제침체를 지켜본 유권자들에게 위의 행보는 오히려 표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기 쉽다.

2016년 남미의 부유국에 손꼽히던 베네수엘라가 국민이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상황으로 전락했다. 석유가격의 폭락으로 인해 석유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하던 경제가 휘청거린 데다 정부의 지나친 포퓰리즘이 더해져 일어난 경제비극의 사례다. 정부가 제대로 된 대처만 했어도 쓰레기통을 뒤지는 상황은 면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포퓰리즘 정책이 장기집권을 노린 계략이라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정치적 포퓰리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그렇다고 해서 '좌파정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치 포퓰리즘'은 좌파와 우파 할 것 없이 이용되는 소재라는 점에서다. 이는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이 확실하게 보여준 바다. 현 브라질 대통령 보우소나루는 극우지만 각종 포퓰리즘을 펼쳐 '남미의 트럼프'로 불린다.
룰라 정권 또한 포퓰리즘 정책을 정치적으로 이용했지만 그 당시 브라질의 경제사정이 좋았기에 국민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지 않았다. 결국 국민들이 기억하는 건 '어느 대통령이 포퓰리즘을 정치적으로 소모했는가'가 아니라 그 대통령 집권 당시 '장을 볼 돈이 있었는가'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