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07년 이후 가계 빚 최대치 기록
코로나19, 이상 기후 현상 등 세계 경제 위기 부추겨

[월드투데이 김현정 기자] 코로나19와 이상 기후 현상 등으로 세계 경제 위기가 가중되면서 전 세계 각국의 가계 압박이 심각해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가계 빚 14년만에 증가 폭 최대

8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가계부채가 1조달러(약 1천197조원)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14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내놓은 보고서에는 지난 2021년 미국 가계의 총부채는 15조6천억달러(약 1경8천676조원)로, 2020년보다 약 7%정도 오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보도했다.

뉴욕 연은은 가계 부채 원인으로 지난해 부동산과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과 자동차 대출이 함께 증가한 것을 꼽았다. 지난해 미국 주택 가격은 20% 가까이 상승했고, 자동차 대출도 신차와 중고가 가격 상승 영향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더불어 지난해 전체 신용카드 사용액을 살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현 전인 2019년과 대비 9천270억달러(약 1천109조원) 적은 8천560억달러(약 1천24조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뉴욕 연은은 모든 계층의 수입은 증가했으며, 소비자금융 연체율도 지금까지 최저치를 맴돌고 있어 가계 부채 상황이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바라봤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사진=REUTERS/연합뉴스]

가계 압박을 가하는 세계 경제 위기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매달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FEPI)가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 세계 식료품 가격이 기록적으로 상승했다.

전달 대비 지난달 가격지수가 오른 품목은 곡물, 식물성 기름, 유제품, 육류다. 특히 콩이나 야자 등으로 만드는 식물성 기름의 경우 FEPI가 청름 발표된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국제 식료품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이상 및 노동력 부족 현상과 함께 이상 기후 현상, 에너지 가격 상승, 컨테이너 부족으로 인한 물류 가격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도 미국과 아르헨티나, 브라질,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주요 농산물 생산국에서는 이상 기후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식료품 공급에 지속적으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식료품 가격 인상 현상은 특히 가계 소득에서 식료품 구입 비율이 50~60%를 차지하는 인구가 많은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울러 '에너지요금 상승'은 물가 상승에 가계 압박을 가중하는 또 다른 큰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에너지 요금이 54% 치솟으면서 평균 사용자의 연간 요금이 693파운드(약 114만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전기시장 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은 지난해 10월에 12% 인상했고, 이번 조정으로 2천200만가구가 영향을 받게 된다.

오프젬 조너선 브리얼리 CEO는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상승해 에너지 시장이 큰 도전에 직면했다"며 "이는 30년 만에 한 번 있을 만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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