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투데이 홍승환 기자] 한국 야구가 한때 국제 무대에서의 강자로 군림했던 시대는 이제 과거의 유산이 되어가고 있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한국 대표팀은 B조 예선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간신히 2승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예선 탈락 가능성이 90% 이상으로 보인다.
◆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현실
한국 야구는 2006년 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등으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후 일본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고, 현재는 대만조차 넘기 어려운 상대가 된 것이 현실이다. 과거 일본의 전설적인 선수 이치로가 "한국 야구가 30년동안 일본을 이길 엄두를 못내게 해주겠다"라고 언급했던 발언이 시간이 지나며 현실이 된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첫 경기인 대만에게 고작 3안타를 치며 농락당하고 패했다. 또한 일본에게도 완패했다. 비록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으나, 전체적인 경기력은 과거 한국 야구의 위상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 감독의 전략 부재와 선수들의 낮은 수준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이번 대표팀은 경기 운영 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예측 가능한 투수 교체와 타선의 기복이 심한 점 등은 국제 대회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켰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 또한 예전만 못하다. 해외 선수들과 비교하면 미국의 MLB의 더블 A수준도 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강력한 해외 리그 진출 선수들이 부재하고, 국내 리그에서의 경쟁력도 과거만 못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몸값만 쓸데없이 부풀려진 상황이다.
이날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도 초반 6점 차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으나, 상대의 연이은 실책과 몇몇 선수들의 개인기량 덕에 겨우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기적'에 의존하는 경기 운영은 더 이상 국제 무대에서 통하지 않는다.
◆ 한국 프로야구의 문제점
한국 프로야구(KBO 리그)는 이미 국제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많다. 리그 내 경기력 수준이 저하되며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또한, 리그 확장과 상업화에 치중하면서 유망주 육성과 장기적인 비전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일본 프로야구(NPB)와의 격차는 눈에 띄게 커졌다. 일본은 리그 수준, 선수층, 국제 대회 성적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최근에 진출한 오타니는 이미 투타에서 MLB의 슈퍼스타이다. 야마모토 등 다른 일본 선수들도 여지가 없다. 여기에 미국 메이저리그(MLB)로의 진출 선수들까지 감안하면, 한국은 점점 더 국제 대회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
◆ 다가오는 예선 탈락, 새로운 전환점이 될까?
한국은 이제 B조 마지막 경기에서 호주를 반드시 이기고, 다른 팀들의 결과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슈퍼라운드(4강) 진출은 불가능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야구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마주해야 한다. 아시아에서 조차 2등은 커녕 3등조차 어렵다는 현실이다.
국내선수들의 몸값을 현실화해서 국내선수들이 과거 선배들 처럼 MLB나 NPB에 진출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열정을 갖도록 해야 한다. 지금처럼 거품 심한 연봉과 FA제도로는 그냥 동네 스타만 키워서 배부르게 해줄 뿐이다.
지금이라도 한국 야구는 과거의 영광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의 부진은 한국 야구의 위기를 명확히 보여주는 경고 신호로 남을 것이다. 당장에 국내 선수들의 연봉 거품부터 빼야한다. 또한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도 늘려야 한다. 출전은 게임당 2명으로 제한을 두더라도 보유는 4명까지는 할 수 있게 해야한다. 팬들도 무조건 한국 프로야구를 응원할 게 아니라 적어도 1년이상 냉정하고 경기장 입장을 하지 않으며 각 구단과 KBO에 강한 경고를 보여줘야 한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는 동네 야구 스타들을 키우고 있고 그 스타들에게 막대한 돈을 주며 열광하고 있는 기이한 상황이다. 다음 WBC대회와 2028년도 LA올림픽 야구에서 예선 탈락을 할 거 라는 것이 필자만의 예상은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