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대학연맹 심판위원장 겸직 구조 결국 도마 위
고질적인 특정세력 끈끈한 유착 의혹…“체육계 하나회로 불려”
한국공공정책학회, “경찰 수사·감사 통해 실체적 진실 밝혀야”

대학배구연맹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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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송승환 기자] 최근 한 언론이 단독 보도한 지난 4월 19일 대학배구 리그전 여자대학부 호남대와 우석대 경기 5세트 13-12 상황에서 불거진 심판의 ‘편파 판정’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당시 경기에서 논란이 된 네크 터치 판정에 대해 호남대는 ‘오심(誤審)’을 강하게 주장하며, 심판 기피를 신청했다.

이에 대학배구연맹은 호남대의 긴급 요청을 받아들여 담당 심판을 올해 잔여 기간동안 대학배구 리그에 초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대학배구연맹의 이 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단순한 ‘오심’이 아닌 ‘편파 판정’ 의혹까지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연맹과 대한배구협회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논란이 된 경기의 심판 중 한 명이 현직 공무원 신분이며, 다른 심판은 체육회에서 수당까지 지급받는 ‘상임심판’으로 확인돼 투명성과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4월 19일 열린 대학배구 U-리그 경기에서 우석대 선수의 ‘반칙 행위’ 정황이 포착된 영상 캡처 화면. 출처=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홈페이지
지난 4월 19일 열린 대학배구 U-리그 경기에서 우석대 선수의 ‘반칙 행위’ 정황이 포착된 영상 캡처 화면. 출처=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홈페이지

이번 판정 논란은 배구계의 고질적인 병폐에 대한 문제제기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배구협회는 이미 수년 전부터 대학배구연맹 경기이사와 심판이사를 협회의 동일 직책으로 겸임하도록 하고 있어, 이러한 왜곡된 구조가 특정세력의 ‘정치적 철옹성’을 구축하게 방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또한 해당 경기 심판 감독관 역시 한국중고배구연맹 심판이사였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체육계의 하나회’로 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학배구연맹 심판이사가 대한배구협회 심판위원장직을 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 내려진 징계가 해당 심판의 활동 범위에 미치는 영향이 대학배구 리그에만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대학배구연맹 출신 심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특정 팀에 유리하게 판정하라는 지시가 내려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편파 판정’ 논란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일 대한배구협회 심판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남대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명백한 오심으로 판단한 가운데 호남대의 심판 기피 신청 요청을 곧바로 받아들였고, 자체 징계로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승부조작은 절대 있을 수 없고, 해당 경기가 큰 규모도 아닌데 심판이 굳이 승부조작을 할 생각은 안 할 것이다. 본인의 명예를 걸고 심판을 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오한남 대한배구협회 회장은 대학배구연맹과 대한배구협회의 심판이사와 경기이사를 겸직시키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윤광제 한국공공정책학회 상임이사(예비역 육군 소령)는 “대학배구연맹 내 특정 세력이 수십 년간 리그 운영에 깊숙이 개입해 왔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번 ‘편파 판정’, ‘오심’ 논란에 대해 경찰 수사와 감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명명백백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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