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 PaL에서 9월 20일부터 30일까지 열려

권경엽 포스터
권경엽 포스터

[월드투데이 최인호 기자]   세종대학교 회화과 동문 권경엽 작가가 오는 9월 20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 PaL에서 개인전 ‘트로니(Troni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적인 ‘치유 3부작’ 시리즈를 포함한 작품 30여 점이 공개될 예정이다.

권경엽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세 가지 시리즈를 선보인다. 인물의 상처와 존재를 표현한 ‘화이트 시리즈’, 꽃과 소녀의 조화를 통해 자연 치유의 의미를 담은 ‘보타니컬 시리즈’, 인간과 동물 간의 교감을 다룬 ‘블루 시리즈’가 그것이다. 세 시리즈 모두 인간 내면의 상처와 회복, 그리고 공감을 회화 언어로 풀어낸 작업들이다.

전시 제목인 ‘트로니(Tronie)’는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에서 유래한 기법으로, 특정 인물을 묘사하기보다 전형적인 얼굴과 표정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포착하는 데 초점을 둔다. 권 작가는 여러 사진을 조합해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고, 이를 통해 관람자 개개인이 각기 다른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상징적 초상화를 구현했다. 전통 기법에 현대적 해석을 더해, 단순한 재현을 넘어서는 회화적 깊이를 선보인다.

작가의 주요 주제인 ‘감각, 기억, 치유’는 특히 ‘화이트 시리즈’에서 두드러진다.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붕대를 감은 인물들은 기억을 감싸고 치유하려는 상징적 존재로 등장한다. 작가는 “인체는 기억의 저장소다. 여기에 붕대를 감는 행위는 오래된 기억을 치유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캔버스 위에 펼쳐진 창백한 흰색과 연분홍빛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퇴색되지만, 오히려 더욱 깊이 있는 아름다움으로 전환되는 기억의 본질을 은유한다.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 PaL의 이영선 관장은 “권경엽 작가의 작업은 고전과 현대, 치유와 성찰을 오가는 깊은 사유가 담겨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예술을 매개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면의 위안을 얻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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