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제38대 대통령 보우소나루
[월드투데이 전유진 기자] 브라질 제38대 대통령 보우소나루에 대한 논란이 연일 끊기지 않고 있다. 그에 대한 탄핵 요구, 반 정부 시위가 이어지며 브라질을 달구고 있다. 마스크 거부, 백신 불신, 아마존 파괴의 주범, 인종 및 성별차별자 등 악명이 자자한 보우소나루에 대한 이슈 특히 코로나 19대응에 초점을 맞춰 논란을 소개한다.

◆ 사망자 50만 명 넘긴 브라질
6월 19일, 브라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50만 명을 넘었다. 그 즈음 세계보건기구(WHO)는 브라질에게 경고했다. 14일부터 20일까지 코로나19 피해상황을 분석한 결과 브라질이 그 전 주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세계적 추세를 거스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평균치는 모두 감소했으나 브라질은 되려 증가했다.
WHO는 브라질의 코로나19 피해가 백신 접종만으로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마스크 사용과 대규모 집합 금지 등 조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황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6월 30일에는 주간 하루 평균 사망자가 1천603명으로 3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전날 6만5천70명을 기록하며 그 전 주보다 10%가량 감소했다.

◆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책?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보여준 무책임한 모습으로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코로나10 사망자 50만 명이 넘은 다음날, 이를 언급하지 않으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조롱하는 데만 집중했다. 실제로 그는 각 주 정부의 집계를 통해 이뤄지는 확진, 사망자 수를 믿기 어렵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는 코로나19 위험성을 경시한 대표적인 정치 지도자로 꼽힌다.
그는 코로나19를 '가벼운 독감'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과학적 근거가 없는데 말라리아약인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백신을 안 맞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백신 접종의 효과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지난 10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와 확진 판정 후 회복된 사람들에 대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보건 전문가들로부터 "코로나19를 더욱 악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무모한 행동"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소셜미디어(SNS)로 백신 접종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이 면역에 더 효과적이라고 발언해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구충제 이버멕틴 사용을 또다시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 사망자와 관련해 과잉 보고가 있으며, 오류를 제거하면 지난해 브라질은 100만 명당 사망자 수가 적은 나라 중 하나"라면서 "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했고 다른 사람들은 이버멕틴을 먹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양성 판정을 받고 관저 격리에 들어갔다가 20여 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으며, 격리 기간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 팬데믹 상황에도 지속된 대중집회 참여
브라질 현지매체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뒤에도 최소 84건의 대중집회에 참여했다.
지난 6월에는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행사로 인해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도리아 주지사가 상파울루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해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규정에 따라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상파울루 주지사가 누군지 모르겠다"면서 "주지사가 아니라 상파울루주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도리아 주지사를 '위선자'로 부르면서 "그는 국민을 존중하지 않고 대통령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약화되는 연방 정부의 대응력
이처럼 대통령이 방역에 대하여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니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셀 때도 연방정부 차원의 봉쇄조치가 내려지지 않기도 했다.
각료들 역시 대통령의 영향을 받았다. 누적 사망자 50만 명을 넘었을 당시 마르셀루 케이로가 보건부 장관만 유일하게 SNS에 올린 성명을 통해 애도의 뜻을 나타냈을 뿐 나머지 각료들은 조용했다.
오히려 파비우 파리아 공보장관은 50만 명 사망을 애도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면서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사람이 90%를 넘는다는 사실을 축하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3월 브라질리아와 바이아주, 히우그란지두술주 등 3개 주 주지사가 내린 봉쇄조처가 권한남용으로 위헌이라며 연방대법원에 중단명령을 내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주지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 코로나19 사망자 4/5로 줄였을 수도…
페드루 알라우 페로타스연방대학 교수는 올해 초 국제의학학술지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서 브라질이 기본적인 팬데믹 대응절차만 지켰다면 코로나19 사망자 4분의 3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알라우 교수는 방역규제나 봉쇄조처가 이뤄지지 않으면 백신 접종률이 40%에 이르기 전까진 계속 사망자가 폭증할 것으로 경고했다.
◆ 보우소나루 코로나 국정조사위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자 브라질 상원 코로나19 국정조사위원회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보건부보다는 측근들로 이루어진 이른바 '그림자 내각'의 의견을 우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방역 대책에 혼선이 빚어지고 말라리아약과 구충제를 환자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됐는가 하면 백신 확보도 늦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정조사위원 다수가 이와 같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수일 안에 국정조사위의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정조사위는 코로나19 부실 대응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거나 위증이 의심돼 조사가 필요한 1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조사 대상에는 마르셀루 케이로가 보건부 장관,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전 보건부 장관,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전 외교부 장관, 파비우 바인가르텐 전 대통령실 커뮤니케이션국장 등 전·현직 정부 고위 인사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비과학적 발언을 두둔한 의사와 기업인들이 포함됐다.

◆ 속속 드러나는 조사 결과
최근 조사에서는 정부가 제약사 화이자와 백신 구매협상을 진행하며 화이자가 보낸 이메일 81건 가운데 53건에 답하지 않아 백신도입이 늦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국정위 조사 중 절차상 문제를 발견하여 인도 제약사와의 백신 계약을 철회하기도 했다. 브라질 정부는 실제보다 부풀린 가격으로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는 보건부 직원인 루이스 히카르두 미란다와 그의 형인 루이스 미란다 하원의원의 상원 코로나19 국정조사 증언에서 확인됐다.
두 사람은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권 고위 인사들의 압력이 가해졌으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