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의 자사 결제 시스템 강요, 반발하는 개발사, 규제 시동거는 국가
[월드투데이 전유진 기자] 14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시행됐다.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안은 구글과 애플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여, 수수료를 과도하게 거둬들이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다. 인앱 결제에 대한 이슈를 소개한다.
![[사진= AP/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9/405197_208773_1222.jpg)
◆ 인앱(in-app) 결제란?
인앱 결제는 앱스토어에 입점한 앱에서 거래가 발생할 때 자사의 결제 시스템을 거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에 입점한 앱들이 모바일에서 디지털 상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려 할 때, 결제 통로를 하나만 만들어 두는 것이다.
문제는 수수료다. 두 기업은 결제대금 30%를 어플리케이션 개발사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그리고 구글이 본래 게임 앱에 한해 적용했던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을 지난해 말 모든 어플로 확대한다고 하며, 갑질 논란이 일었다.
◆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
지난해 구글이 꺼내 든 인앱 결제 의무화 방침은 수수료 부과 대상을 기존 게임 앱에서 모든 앱으로 넓힌 것을 골자로 한다.애플은 이전부터 모든 콘텐츠에 자사 결제시스템인 '애플페이' 사용을 강제해왔다. 구글은 '구글페이’를 사용 중이다.
30%인 수수료를 모든 콘텐트에 적용하면 국내 기업이 내는 수수료가 1568억원까지 더 늘어난다.
![[사진=REUTERS/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9/405197_208775_1257.jpg)
◆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은 분명 여러 개다. 그런데도 왜 앱 개발사들은 비싼 수수료를 주면서도 구글의 구글 플레이, 애플의 앱스토어를 떠날 수 없을까?
그 이유는 이미 구글 플레이, 앱 스토어가 이미 핸드폰에 설치되어 있어 접근성이 다른 플랫폼보다 훨씬 좋기 때문이다. '구글 플레이'를 예로 들자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설치돼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굳이 다른 플랫폼을 이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에 구글이 인앱 결제를 강요하면 앱 개발사는 과금 방식을 고스란히 수용할 수밖에 없다. 애플 아이폰에 설치된 ‘앱스토어’도 사정은 비슷하다.
◆ 만약, 거부하면?
만약 개발사가 일방적인 과금 체계에 이의를 제기하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넷플릭스는 이를 거부했다. 넷플릭스는 모바일 플랫폼 기업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에 부담을 느껴 소비자가 자사 웹을 통해서만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모든 앱이 넷플릭스처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정기 결제가 가능한 데다, 워낙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지녀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던 것이다.
작은 스타트업이나 글로벌 지배력을 갖추지 못한 대다수 서비스 운영사는 플랫폼 지배자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다.
![[사진=AFP/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9/405197_208771_1221.jpg)
◆ 인앱 결제 갑질 논란
구글과 애플의 인앱 결제 강제 조치가 지속되자 이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이라는 비판이 커졌다.
특히나 국내외 앱 개발사의 원성이 높았고 이에 각국 정부는 애플과 구글의 갑질을 막을 법적 규제 방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4월 30일 애플을 공정한 시장 경쟁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의회도 자국 기업의 앱 시장 독점 시도에 제동을 걸고 있다. 8월 11일 미국 의회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초당적 협력으로 이용자에게 인앱 결제를 강제할 수 없도록 하는 '열린 앱마켓법안(The open App market Act)'을 발의했다.
그 중 제일 발 빠르게 움직인 국가는 대한민국이었다.
![[사진= REUTERS/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9/405197_208770_1219.jpg)
◆ 14일부터 시행된 한국의 구글갑질방지법
지난 14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애플, 구글 등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 사업법 개정안이 금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무려 세계최초다.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혹은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도 불리며 구글과 애플 등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사업자가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행위, 앱 심사를 지연하거나 삭제하는 행위, 앱 마켓에서 모바일콘텐츠 등을 부당하게 삭제하는 행위 등이 금지된다.
방통위는 또한 하위 법령을 빠르게 정비해 신설된 금지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기준과 금지 행위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심사기준도 만들 예정이다.
인앱결제 강지 금지법으로 무엇이 바뀌나?
바뀐 법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은 앱 안에 외부결제 링크를 삽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즉 앱 개발사는 30%의 수수료를 피할 길이 생기는 것이다.
![[사진= REUTERS/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9/405197_208774_1223.jpg)
◆ 구글과 애플의 반응
구글과 애플은 이번 조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 변경 방안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애플과 구글 모두 법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 공통으로 적용해야 하는 정책 변경안을 마련해야 만큼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도 그 나름 불만을 토로한다.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상당한 투자를 했고 운영비용도 만만찮다”는 게 요지다. 또한 애플, 구글은 앱 플랫폼 사업을 상당 부분 재편할 예정으로 보인다. 아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여지도 있다.
◆ 소용없는 금지법?
그러나 이번 방지법의 실효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본래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적 규제는 까다롭다. 규제를 하려면 독과점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빅테크 기업은 전통 제조업에 비해 독과점 여부를 따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규제를 시작해도 개정법을 우회할 '꼼수'도 남아있다. 가령 구글과 애플이 '아웃링크 방식'의 결제를 허용하면, 특정 결제방식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을 피해 갈 수 있다. 링크를 누르면 앱 밖에서 별도의 웹페이지가 열리고, 그곳에서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아웃링크방법은 게임처럼 몰입 환경이 중요한 콘텐츠에서는 흐름을 깨기 쉬워 소비자들이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해외 반응
그럼에도 이번 한국의 행보는 빅테크 기업 규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한국에 이어 자극받은 각국이 비슷한 규제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 게임업체 미국 에픽게임스의 CEO 팀 스위니는 SNS 계정에 "오늘부터 난 한국인"이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 해외 소송사례-애플과 에픽게임스
에픽게임스가 한국의 게임 행보에 환호하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애플과 에픽게임스 간의 소송 때문이다.
애플과 에픽게임스의 갈등은 인앱 결제에서 시작됐다. . 에픽게임스는 30% 수수료 부과에 반발해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여 자사와의 직접 거래하면 할인을 제공했다. 애플은 이런 에픽게임스의 행위가 인앱 결제 규정을 어겼다며 앱스토어에서 에픽게임스 제작 게임 포트나이트를 퇴출했다.
에픽게임스는 애플이 사실상 독점 행위를 하고 있다며 지난해 8월 소송을 제기했다. 수억 명에 달하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특정 앱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앱스토어인데 애플이 결제 방식을 제한한 것은 경쟁을 해치는 행위라는 것이다.
![[사진=REUTERS/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09/405197_208772_1221.jpg)
◆ 에픽게임스의 손을 들어준 법원
지난 10일 법원이 애플과 진행된 소송에서 에픽 쪽의 손을 일부 들어줬다.
로저스 캘리포니아 북부지법 판사는 애플의 현재 앱스토어 결제 규정이 법상 반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애플을 연방 또는 주법상 '독점자'로 볼 수는 없다는 게 로저스 판사의 의견이다. 로저스 판사는 "성공은 불법이 아니다. 최종 재판 기록에는 관련 시장에서 혁신 또는 생산 감소나 진입 장벽 같은 필수적인 요소의 증거가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비록 앱스토어 결제 규정이 반경쟁적이라는 판단이 나오긴 했지만, 법원이 애플의 독점 행위는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소송 결과는 에픽게임스에게는 절반의 승리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 판결에 따라 애플은 앱에 인앱결제 이외 다른 구매 방법으로 연결하는 버튼, 외부 링크, 기타 다른 수단들을 사용하는 것을 막지 못하게 됐다. 이 조치는 12월 9일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판사는 별다른 시정 조치는 내리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