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자 부족 넘어 훨씬 심각한 상황, 최저 수준으로 경제 추락 가능성도
관광 사업 붕괴·대외 부채 급증과 재정 정책 실패로 최악의 경제난
스리랑카 총리 "IMF 지원이 유일한 옵션"

[월드투데이 안신희 기자] 국가 부도 상태에 빠진 스리랑카의 총리가 자국 경제가 '완전히 붕괴했다'고 인정했다.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사람들이 기름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사람들이 기름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지난 23일 A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전날 의회에서 스리랑카가 물자 부족을 넘어 훨씬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국 경제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초 총리로 임명되고 재무 장관까지 겸임하면서 국가 경제 회복에 대한 희망으로 떠올랐던 그가 상황이 생각보다 더 좋지 않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사업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까지 실패하면서 최악의 경제난을 직면한 바 있다. 외화 부족으로 연료, 의약품, 식품 등의 수입이 사실상 중단되었고, 주유소에는 기름을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순환 단전도 계속되고 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외화가 부족한데다 국영 석유공사가 7억달러(약 9천100억원)의 빚이 있는 상태라 연료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석유공사의 채무로 인해 어느 나라와 기관도 우리에게 연료를 공급하려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시위대가 경제 위기에 대처하지 못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시위대가 경제 위기에 대처하지 못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4월 12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했고, 지난달 18일부터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당국은 인도, 중국, 세계은행(WB) 등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끌어오고 있다. 더불어 인도, 일본, 중국 등 주요 채권국과 금융 지원 관련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스리랑카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나라는 인도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지금까지 인도로부터 40억달러(약 5조2천억원)의 신용한도 확보 지원을 받았지만 인도가 계쏙해서 스리랑카를 떠받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리랑카는 지난 20일부터 콜롬보에서 IMF 대표단과 협상을 재개했다. 이번 협상에서 스리랑카는 30억달러(약 3조 9천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현재로서는 IMF의 지원이 스리랑카의 유일한 옵션'이라고 밝혔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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