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실시국 방역 조치 상향
국내 위드코로나 비상 계획 검토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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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이하경기자] 유럽에서 연말을 앞두고 코로나19가 크게 번지며 각국이 규제 강화, 재봉쇄 카드를 꺼내는 모습이다.

유럽은 빠른 백신접종을 앞세워 일찌감치 위드코로나 정책을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확진자가 폭증하는 등 백신 하나만으로 방역을 둔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을 받으며, 다시 혹독한 겨울을 맞게 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주간 역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5~21일 보고된 유럽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약 243만 명으로, 세계 신규 확진자의 67%가 나왔다. 전 세계 코로나 신규 확진자 3명 중 2명이 유럽에서 나온것으로 전주와 비교해 11% 늘어난 수치였다.

2주 전(11월 8일~14일) 보고된 유럽의 신규 확진자(약 214만 명)가 전주 대비 8%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확산세에 더 속도가 붙고 있다는 해석이다. 

백신에 대한 불신이 사회전반에 퍼지며 유럽 대륙의 백신 접종률은 57%에 멈춰있는 등 낮은 백신접종률도 바이러스의 확산에 일조했다는 의견이다. 또 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는 이미 9월에 유통 매장, 여가 시설 등의 이동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등 급격한 사회 활동의 증가도 한 몫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가 이미 지난 22일부터 전국적인 봉쇄에 돌입한 가운데 이웃나라 슬로바키아도 봉쇄를 결정했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25일부터 2주간 전국적으로 봉쇄조치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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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도 내달 6일부터 백신 미접종자의 실내 공공장소 출입을 제한하는 새 방역 대책을 오는 지난 24일 발표하며 방역에 재동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백신 미접종자는 실내 음식점, 주점은 물론 박물관, 미술관, 극장, 영화관, 헬스장 등의 문화-체육시설에 출입할 수 없게 된다.

프랑스와 네덜란드도 방역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25일 발표된 프랑스의 새로운 방역조치에는 부스터샷 대상을 40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는 26일까지 새로운 방역 규정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최근 부분 봉쇄 등 제한 조치 강화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며 백신 접종 의무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 이웃 오스트리아처럼 전면 봉쇄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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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정부 역시 대중교통, 상점 등에서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 하는 방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스웨덴은 추가접종(부스터샷)의 대상을 모든 성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의 코로나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자 WHO 일각에서는 유럽이 백신 접종 의무화를 논의하기 시작할 때라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전직 WHO 출신 안토니 코스텔로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대 교수는 백신 의무화가 "정부와 백신을 불신하는 수많은 국민에게 거부당할 것"이라며 폭동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착용, 재택 근무, 위생 개선 등이 동반돼야 겨울철 확진자의 확산세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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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이날 회상 언론 브리핑에서 백신 이외에 방역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백신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종식했고, 접종자들은 다른 예방 조치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잘못된 안전 의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백신은 생명을 살리지만 전염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신 접종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 붐비는 곳 피하기, 환기 같이 기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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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부스터샷을 적극적으로 권고해온 이스라엘의 상황은 어떨까.

이스라엘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안정세를 보이며 다른 나라들에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월 말부터 60세 이상의 국민에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고, 8월 말부터 2번째 백신 접종 후 5개월이 지난 16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도록 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제 세 번째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접종 완료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3개월여가 지난 현재,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부스터샷이 8~9개월 전국을 휩쓸었던 4차 유행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자평했다.

4차 대유행이 정점인 시절 이스라엘 일일 신규확진자는 8천명을 넘었고 중증 입원 환자도 500명 이상이었다. 그러나 현재 1주일 간 일일 확진자는 450명~500명, 중증 입원 환자는 129명으로 유의미하게 내려왔다. 이러한 수치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과 맞은 사람 간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지난 한 달간 코로나19 확진자의 95%는 백신 미접종자였다. 60세 이상 코로나19 중증 입원 환자 중 백신을 2번만 맞은 사람의 비율은 3번 맞은 사람의 3배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 최고 의학 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스라엘의 데이터를 이유로 일단 접종 대상자 모두에게 부스터샷 접종을 권장하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는 유럽에 이같은 교훈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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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리 정부가 오는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현재의 코로나 19 상황 분석하고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600명을 넘어서는 등 단계적 일상회복의 전환 후 방역 상황은 연일 악화하는 모습이다. 중대본은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로 인한 위중증 환자가 전날보다 26명 증가한 612명이라고 밝혔다.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다. 

사망자는 39명 증가해 누적 3401명이 됐다. 일일 사망자 수 역시 전날에 이어 인라도 지난 7월 4차 대유행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이처럼 위드 코로나 전환 후 관련 방역 핵심지표가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모습에 방역당국의 고심이 이어진다.

정부 당국은 수도권 코로나19 주간 위험도가 가장 높은 수준인 '매우 높음'인 상황을 고려해 언제든 비상계획을 검토할 수준이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5일 오전 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논의는 별도 브리핑이나 설명은 없을 예정이고, 그 결과를 종합해 내일 중대본에서 전체 상황분석과 향후 계획을 논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사회전략반장은 "내일은 상황이 엄중하고 일상회복위 논의 내용을 포함해 여러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중요한 시기인지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브리핑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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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어렵게 시작한 발걸음을 지금 당장 되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적모임 인원 제한 및 비상계획 발동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을 취합해 내일 중대본에서 논의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비상계획의 정의가 모호하게 쓰이고 있는데, 처음 단계적 일상회복 발표시 4개 카테고리를 위험도에 따라 섞겠다고 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두고 논의하되 현재 유행 양상과 위험, 어떤 수단으로 효과적으로 대응이 가능한지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4개 카테고리는 ▲미접종자 유행 규모가 증가하면 미접종자 제한을 강화하고 방역패스 확대 ▲전체 유행규모 확산이라면 사적모임 영업시간 규제 검토 ▲취약시설 감염이 우세하다면 취약시설 보호 조치 강화 ▲의료체계 확충 등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3938명으로 4000명을 넘은 전날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지역 발생 신규 확진자가 3917명, 해외 유입 신규 확진자는 21명이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42만9002명이다.

확산세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1757명, 경기 1096명, 인천 259명 등 수도권에서 3112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전체 지역 발생 확진자의 79.4%다.

비수도권에서는 805명(20.6%)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충남 110명, 부산과 경북이 각 97명, 강원 86명, 대구 80명, 경남 72명, 대전 50명, 전남 42명, 충북 39명, 광주와 전북 각 35명, 제주 29명, 세종 20명, 울산 1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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