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근원지 중국
여전히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높은 호감도 보여
![[사진=주중한국대사관]](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2/406612_212758_3930.jpg)
[월드투데이 배수민 기자] 한국 연예인에 대한 웨이보 통제 해제, 6년 만의 한국 영화 개봉, K-pop 아이돌 그룹 엑소의 중국 뮤직 어워드 참석 등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중국 내 새로운 한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6년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사드) 미사일 배치에 합의한 이후 중국은 한국에 각종 보복 조치를 해왔다. 한국 연예인의 중국 방송 출연이나 드라마 방영, TV 광고 출연 등을 금지하는 한한령도 그 일환이었다.
지난 8월 말부터 중국 당국은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 쓰는 것, 팬클럽끼리 온라인에서 루머를 유포하거나 서로 욕하는 것 등을 금지한다는 명목으로 한국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규제를 시행했다.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팬 계정은 60일 동안 정지됐으며, 방탄소년단 RM·제이홉·진과 블랙핑크 리사·로제, 아이유, 엑소, 태연 등의 팬 계정도 30일 동안 정지 처분을 받았다. 중국인 팬들의 상황이 이러하니, 한국 연예인들은 웨이보를 통한 소통 자체가 불가능했다.
![[사진=엑소 세훈 팬 계정, 웨이보 캡쳐]](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2/406612_212761_5441.png)
한국 연예인들은 그동안 계정이 있어도 업로드는 물론 로그인도 불가능했다. 중국 당국에서 차단했기 때문에 계정이 있으나 무의미했고, 중국 팬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난 11월 초중순, 한동안 막혀 있던 웨이보의 로그인이 되기 시작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그리고 지난 1일 나문희, 이희준 주연의 한국 영화 '오! 문희'가 3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세교 감독의 '오! 문희'는 농촌을 배경으로 한 코믹 수사극 형식의 가족 드라마 영화다. 작년 9월 국내 개봉해 35만여 명이 관람했다.
중국영화그룹이 수입해 차이나필름이 배급했고, 지난달 30일 중국 국가영화국의 심의를 통과했다. 한국 영화가 중국 내에서 정식으로 개봉하는 것은 지난 2015년 9월 전지현, 이정재 등 주연의 '암살'이 상영된 이후 6년여 만이다.
이어 지난 2일 텐센트 뮤직 어워드(TMEA) 웨이보 공식 계정은 엑소 멤버 카이와 세훈이 그룹을 대표해 오는 11일 열리는 '제3회 텐센트 뮤직 어워드' 무대에 선다고 전했다.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중국 최대 규모의 음악 회사로 TMEA는 연말에 중국에서 개최되는 뮤직 어워드 중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한한령 이후 일부 가수가 홍보를 위해 사인회 같은 개별 행사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중국 내 뮤직 어워드 무대에 서지는 못했다. 한국 가수가 공식 무대에 오른 것은 한류스타 비(정지훈)가 2019년 5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1회 아시아 문명 대화 대회' 부속 행사인 아시아 문화 카니발에 참석한 것이 유일하다.
![[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1 해외한류실태조사 결과보고서']](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2/406612_212759_4251.png)
![[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1 해외한류실태조사 결과보고서']](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2/406612_212760_4350.png)
중국은 한류의 근원지이다. 그러나 한한령 이후 오랜 기간 정체기를 겪었고,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 K-pop 아이돌들을 필두로 한국의 여러 문화 콘텐츠들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가운데 중국의 한류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엑소와 지드래곤, 드라마 '대장금', '별에서 온 그대'에 머물러 있었다.
이는 이미 중국 내 오랜 기간 자리 잡은 거대한 팬덤과 시장에 존재하는 관성으로 인한 것도 있지만, 한한령으로 새로운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접하기 어려운 환경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드라마의 경우 2020년 봄에 유쿠 등 일부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 방영을 재개한 만큼, 새로운 드라마들에 대한 선호도 관측됐다.
![[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1 해외한류실태조사 결과보고서']](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2/406612_212771_837.png)
그러나 이러한 정치·외교적 이슈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태도는 유지되고 있다. 국가별 최근 이용한 한국 문화 콘텐츠 호감도에 대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모든 장르에서 중국 응답자의 한국 문화 콘텐츠 호감도가 타 조사대상 국가들 대비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류의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 문화 콘텐츠의 장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한류에 대한 높은 수용도를 보여준다. 이제 한국의 문화는 전 세계에서 강력한 영향력과 경쟁력을 지닌 산업으로 발전했지만, 한한령 이후의 중국이 여전히 한류의 거대한 시장으로 남아있음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