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댄? 신댄? 어떤 캐스트로 볼지 아직도 못 정했다면 꼭 읽어야 할 리뷰.
뮤지컬'레베카' 오는 2022년 2월 2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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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맨덜리 저택의 민낯이 철저히 드러난다. 뮤지컬 '레베카'
뮤지컬 '레베카'는 맨덜리 저택과 레베카의 비밀을 담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운명적 만남으로 사랑에 빠진 '막심'과 '나'였지만, 맨덜리 저택을 둘러싼 레베카의 검은 그림자는 그들을 뒤덮게 된다. 맨덜리 저택 곳곳에 살아있는 그녀의 흔적이 '나'를 혼란에 빠뜨릴 때쯤, '막심'의 고백에 '나'는 굳건히 '레베카'의 영혼과 '댄버스 부인'을 맞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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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레베카, 다시 돌아와 여기 맨델리로' 강렬한 존재감의 넘버로 관객들에게 이미 익숙한 뮤지컬 '레베카'가 여섯 번째 시즌으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초연 이후 계속된 업그레이드로 매 시즌 엄청난 파급력을 남기고 있는 '레베카'는 여전한 파워와 연출로 시선을 끌고 있다.
뮤지컬 '레베카'는 로맨스와 서스펜스의 절묘한 조합과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여성 캐릭터들의 만남으로 원작 소설이 주었던 강렬한 인상을 선사하고 있다. 이에 중독성 강한 넘버가 더해져 뮤지컬 팬들이면 꼭 한번 보고 싶은 '레전드 뮤지컬'을 완성시켰다.
특히 죽은 레베카와의 긴밀한 관계에 있던 '댄버스 부인'과 '나'의 갈등을 통한 선과 악의 선명한 대립을 보여준다. 그 중에도 강력하다 못해 섬뜩하게 느껴지는 광기 어린 '댄버스 부인'의 아우라는 '레베카와 댄버스 부인'간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낳기도 한다. 이는 '댄버스 부인'의 강렬한 존재감으로 제목이 레베카의 'R'이 아닌 댄버스 부인의 'D'가 시그니처 로고로 사용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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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360° 회전 발코니와 저택 안과 절벽의 교차를 통한 아름다운 맨덜리 해변의 무대 연출은 다시 한번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다. 장소의 다양성이 크게 주어지지 않는 저택에서의 스토리이므로 관객들을 시각적으로 끌어들일 무엇인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회전식 무대와 저택의 화려함과 어두움의 양면성을 보여준 무대연출에 감탄하게 된다.
'레베카'가 사랑받는 이유에는 지루할 틈 없는 전개가 한몫이다. 특히 답답한 건 못 참는 한국 관객들에게 빠른 전개란 미워도 다시 한번 보게 되는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로 다가온다.
초반부의 '나'와 '막심'의 포인트를 알 수 없는 러브 라인, '막심'의 비밀 앞에 부정도 잠시 바로 태세를 전환하는 '나'의 모습,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벤'의 한 수 등 아쉬운 대목이 있다. 약간의 반전과 극적 긴장감을 높일 수 있는 부분에서 너무 쉽게 해결하거나 콕 짚어 말하긴 애매한 낯설고 어색한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휘몰아치는 전개를 보는 재미에 전반적으로 꽤나 쏠쏠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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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시즌 레베카의 컴백과 함께 주목받는 것이 '댄버스 부인'역의 캐스팅 소식이다. 이번 시즌 '댄버스 부인' 역에는 옥주현과 신영숙이 자리한다. 가창력 뿐만 아니라 대극장을 집어삼킬듯한 성량과 연기력을 갖춰야 하는 배역이니만큼, 그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큰 것이 사실이다.
가장 궁금해할 사실을 먼저 말하면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배역이 '댄버스 부인' 역할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주는 배역임으로 배우 스스로 어떤 해석을 갖고 행동하고 연기하느냐에 따라서 그 해석은 굉장히 달라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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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캐스트의 차이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신영숙의 '댄버스 부인'은 화려하다. 말 그대로 대저택을 관리하는 집사 다운 강직하고 단호한 면모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행동과 음악에도 '신댄'(신영숙 댄버스 부인의 애칭)의 발성 특유의 날카로움과 화려함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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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옥주현의 '댄버스 부인'은 스산하다. 등장에서부터 느껴지는 아우라와 무게감은 역시 '옥댄'(옥주현 댄버스 부인의 애칭)을 찾는 관객들의 필사적인 이유가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또한 '옥댄'은 연기뿐 아니라 음악적 부분에서도 특유의 저음과 볼륨감 있는 고음으로 객석을 꽉 채운다.
화려함과 진한 무게감을 비교하기엔 결코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댄버스 부인'의 배역 자체가 음악적으로는 고음과 저음을 넘나들며 심지어는 일정한 고음을 지속해야 하고 연기적으로는 감정적 소모가 큰 배역임으로 당일 캐스트의 컨디션이 굉장한 주안점으로 작용한다.
결국 '누가 더 나은가'에 대한 답은 여기에 달려있을 것이며 작품에 대한 아쉬움이 뒤따른다면 이 부분에 비롯될 것이다. 따라서 ''레베카' 특유의 다크함과 대극장의 화려함이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가'에 대한 고민이 해당 작품의 핵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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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레베카'는 '댄버스 부인'에게만 집중하기엔 다소 아쉬운 빛나는 포인트들이 존재한다. '댄버스 부인'과 상대를 이루는 '나' 배역이다. '댄버스 부인'의 아픔과 그리움 그리고 처절함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대조적인 인물인 '나'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둠 속 빛이 있기에 그 대비가 선명하듯 두 배역의 대립의 극적 완성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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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벤' 역할이다. 등장하는 횟수도 적고 대사량도 많지 않지만, '레베카'를 둘러싼 비밀의 시작점을 제시하는 중요한 배역이다. 자연스럽다 못해 완벽한 연기력으로 찰나의 순간 동안 '벤'에 대한 집중을 넘어 작품 전체에 몰입감을 높여주는 '김지욱'의 열연은 꼭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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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이 있었다면, 앙상블에 있었다. 어우러지지 못한 앙상블의 조합이 음악적인 합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합창보다는 앙상블 단원 각각의 소리가 들려 하나의 합으로 완성되지 못해 작품의 완성도에 영향을 주었다는 아쉬운 여운이 남기도 했다.
'레베카'는 연일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순행 중이다. '믿고 보는 뮤지컬'이니만큼 작품을 찾는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디테일이 살아있는 작품이 되길 기대해 본다.
한편, 뮤지컬 '레베카'는 오는 2월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