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버스 겨냥 폭탄 공격에 2명 사망·4명 부상
텔레반 집권 100여 일, 현 상황은?

[월드투데이 김수민 기자] 탈레반과 IS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버스 폭발 사고 현장, Xinhua/연합뉴스]
[사진=버스 폭발 사고 현장, Xinhua/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잇따라 발생한 버스 겨냥 폭탄 공격에 의해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전날 오후 카불 서부 다슈트-에-바르치 지역에서 여러 건의 버스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을 두고 IS(이슬람 국가)의 아프간 지부 격인 이슬람 국가 호라산(IS-K)이 배후를 자처했다. 

IS-K는 이번 버스를 겨냥한 폭발 사건은 총 3건이며, 수십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주장했다. 

다슈트-에-바르치는 이슬람 시아파 하자라족이 주로 사는 지역으로 과거부터 IS 등 수니파 과격 단체가 자주 테러를 일으키던 곳이다. 

IS가 시아파가 배교자이며 무슬림도 아니기에 죽여도 마땅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아파를 믿는 소수 민족 하자라족은 수니파로부터 학대를 받아왔다. 

수니파인 탈레반도 과거 집권하던 시기(1996~2001년) 대규모로 하라자족을 학살하고 고향에서 내쫓기도 했지만, 현재 시아파에 대한 대응을 두고 IS-K와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대한 태도를 두고도 이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26일 약 180명의 목숨을 앗아간 카불 국제공항 자폭 테러도 IS-K가 미국 등에 대한 온건한 탈레반의 태도를 비난하며 시작된 것이다. 

이후에도 카불, 잘랄라바드 등에서 테러를 이어왔다. 지난 10월 8일과 15일에는 쿤두즈와 칸다하르의 시아파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자폭 테러를 감행해 100명 이상이 숨졌다. 

탈레반도 IS-K 은신처를 급습하는 등 IS-K 섬멸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IS 무장세력 사살한 밤새 작전 후 은신처를 조사하고 있는 탈레반, EPA/연합뉴스]
[사진=IS 무장세력 사살한 밤새 작전 후 은신처를 조사하고 있는 탈레반, EPA/연합뉴스]

한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장악한지 100여 일이 지난 지금 여전히 불안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탈레반 체제를 겨냥한 공격이 계속되면서 약 630명이 테러 등 치안 문제로 죽거나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슬람의 가치와 일치하는 한 아프간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지난 몇 달간 여성들은 특정 직업군에서 배제됐다. 10대 소녀들은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언론사 탄압도 상당하다. 언론사 257곳은 재정 문제 및 당국 규제 등으로 문을 닫았다. 아프간 언론인 70% 이상이 실직하거나 국외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초에는 카불에서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언론인들을 구금하고 일부는 채찍 등으로 때렸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제적 공분을 샀다.

이에 국제 사회는 탈레반 정부에 대한 국제적 인정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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