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온, 태풍, 폭우, 눈 가뭄 등 관측돼
이상기후, 지구온난화와 연관...각종 피해 유발
[월드투데이 김나혜 기자] 최근 세계 곳곳에서 각종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이러한 현상들과 지구온난화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12월은 북반구의 겨울철에 해당하는 날씨다. 겨울철은 1년 중 기온이 낮은 시기로, 기상현상도 낮은 기온에 따라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과거 거의 관측되지 않았던 이상기후 현상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속속 나타난다. 이러한 기후 현상들은 연말 전 세계에 예상치 못한 날씨로 인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기온 상승
![[사진=REUTERS/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2/406949_213888_2217.jpg)
기온이 매우 낮은 지역들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을 보이는 것이 최근 관찰되는 이상기후 현상 중 하나다. 대표적인 지역으로 알래스카를 들 수 있다. 알래스카의 12월 평균 기온은 본래 화씨 22~32도(섭씨 -5~0도) 정도다. 북극과 가까운 지역인 만큼 낮은 기온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 알래스카에서는 평년과 사뭇 다른 기온이 관측된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알래스카 최대 섬인 코디액의 기온은 화씨 67도(섭씨 19.4도)였다. 과거와는 달리 매우 따뜻해진 날씨로, 알래스카에서 지금까지 12월에 관측된 온도 중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해당 지역은 이날 하루뿐 아니라 그 다음날도 화씨 60도(섭씨 15도)가 넘는 기온이 관측되며 전반적인 기온 상승을 드러냈다.
알래스카의 높은 기온은 '열돔 현상' 때문이다. 열돔 현상은 상공에서 발생한 고기압이 반구 형태의 막을 형성한 상태로 정체되며 뜨거운 공기가 지면에 머물게 하는 현상이다. 고기압이 공기를 계속해서 아래로 누르기 때문에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열돔 현상의 원인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다. 최근에는 태평양 북서쪽에 열돔이 자리잡았기 때문에 알래스카의 기온도 상승한 것이다.
태풍
![[사진=AP/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2/406949_213887_2137.jpg)
연말 태풍 피해도 이어진다. 지난 16일 필리핀 민다나오에는 태풍 '라이'가 상륙했다. 라이는 최대 풍속이 시속 259km로 엄청난 위력을 지녀 필리핀을 지나는 동안 엄청난 피해를 유발했다. 지난 21일 기준 사망자는 375명이었으며 부상자도 500명이 넘는다. 라이로 인한 이재민도 38만 명 이상이다. 건물 유실, 마을 침수, 전기와 인터넷 단절 등 문제도 발생했다. 올해 필리핀에 상륙했던 태풍들 중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킨 것이다.
이처럼 강한 태풍이 발생하는 것도 지구온난화와 연관이 있다. 지난해 기초과학연구원 기후물리 연구단 악셀 팀머만 연구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하면 3등급 이상의 태풍이 50% 증가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대규모 상승 기류가 약해져 열대저기압의 발생 빈도 자체는 줄지만, 대기 중 수증기와 에너지는 계속 증가하므로 발생하는 태풍은 강도가 높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폭우
![[사진=AP/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2/406949_213886_2038.jpg)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도 있다. 말레이시아 8개 주에서는 지난 17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엄청난 홍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난 27일까지 48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이재민도 7만 명이 발생해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의 폭우도 지구온난화와 연관되어 있다. 지구온난화는 바다의 온도도 상승시키기 때문에 더 많은 수분이 바다로부터 증발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일반적으로 내리는 것보다 더 많은 폭우가 쏟아지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유엔 녹색기후기금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금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눈 가뭄
![[사진=AP/연합뉴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2/406949_213889_2331.jpg)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눈이 많이 오는 지역에 오랫동안 눈이 내리지 않는 눈 가뭄이 나타나기도 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는 평년 겨울이 길고 추우며 폭설도 잦은 지역이다. 시카고에서는 평균적으로 11월 16일 정도에 측정 가능한 양의 첫눈이 내린다.
그런데 올해는 미국 중부와 남부에서 기록적인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며 시카고도 이에 영향을 받았다. 시카고의 눈이 공식적인 적설량으로 인정되는 0.1인치(약 0.25cm)에 미친 것은 지난 28일이 되어서였다. 지난 28일 때늦게 시카고 지역에 겨울날씨 주의보가 발령되고 3~10cm의 첫눈이 쌓였다. 이처럼 '눈 가뭄'을 겪는 것이다. 눈 가뭄 역시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고온 현상에 의한 것이다.
이와 같이 지구온난화는 이번 겨울에도 지구촌에서 각종 이상기후 현상을 발생시키고 있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이상기후 현상들이, 지구온난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이상기후 및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정부와 각종 기구를 포함한 여러 주체들이 힘을 모아 지구온난화라는 환경 문제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