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오는 12일 개봉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고전미+음악성+볼거리 완벽한 삼박자 이뤘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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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결말까지 완벽한 뮤지컬 영화가 탄생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환경과 운명에 순응하지 않는 '마리아'와 '토니'의 러브스토리이다. 맨해튼 슬럼가, 아메리칸드림으로 뉴욕에 정착한 푸에르토리코 이미자 집단 샤크파와 폴란드계 백인 집단 제트파의 다툼으로 이곳은 단 하루도 조용하지 않다. 대립과 갈등 속 댄스파티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제트파의 '토니'와 샤크파의 '마리아'는 단숨에 사랑에 빠지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셰익스피어의 소설이 큰 평가를 받는 것이 이것이다. 시대를 뛰어넘는 신묘한 힘을 갖는 로맨스를 맛깔나게 써 내려갔다는 것이다. 1957년 초연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원작 뮤지컬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바탕으로, 사회 전반에 깔린 갈등과 분열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까지 아우른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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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부터 옷차림까지, 어디 하나 맞는 게 없어 보이는 샤크파와 제트파의 갈등은 어떠한 접점을 이루지 못한 평행선을 달린다. 감독을 맡은 스티븐 스필버그는 현실감 있는 전달을 위해 영화 속에서 스페인어가 등장하는 장면에 의도적으로 자막을 삽입하지 않는 방법을 연출적으로 선택했다. 어쩌면 실험적인 이 연출은 샤크파와 제트파가 하나가 될 수 없는 본질적 소통의 부재를 암시한다. 

이런 극적인 상황에서도 서로를 통해 진실된 사랑을 알게 된 '토니'와 '마리아'는 자신의 환경과 운명을 벗어난 자신들만의 세상을 꿈꾸고 이를 이해 용기 있게 나선다. 이들의 감정선을 따라 작품을 지켜보면, 그저 젊기에 한 번쯤 경험해 볼 만한 '풋사랑' 혹은 '사랑의 불꽃'처럼 보이지 않는다. 너무나도 진실하고 애절한 그들의 사랑에 보는 이들은 스스로에게 사랑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을 남기게 한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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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못지않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통찰력 있는 선택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라는 뮤지컬 영화의 끝판왕을 선사한다. 그는 "사랑은 언제나 의미 있는 주제이며, 분열 또한 오늘날 중요한 주제다. 지금이 이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이라며 "이 작품이 수십 년 동안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이 편견과 편협을 초월한다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실인 전제가 깔린 작품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하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접한 이들의 공감을 얻어낸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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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뮤지컬 영화 특유의 화려한 색채와 영상미는 허락하지만, 영화 자체로서 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전개와 연출은 러닝타임 내내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지금도 미국 사회에서 이어지고 있는 백인과 히스패닉간의 인종 갈등, 백인 하층민의 터전을 빼앗겼다는 허탈감은 계속되고 있고 꽤나 오랜 시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피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름도 등장하지 않는 인물을 통한 젠더 갈등을 한 스푼 첨가하여 그야말로 미국 사회를 둘러싼 혹은 지금 우리 현실의 크고 작은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던진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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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애절한 로맨스로 느껴지는 이유는 이처럼 동화적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요소들과 전개 때문이다.

이 작품을 음미하다 보면,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속 가사말이 떠오른다. 너무 아프고 간절하기에 슬픈. 그래서 너무 아픈 사랑은 어쩌면 사랑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말들로 고이 접어 놓은 애절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엔딩은 극장에서 꼭 확인하시길. 오는 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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