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NASA의 발견에 이어 현장 증거 발견까지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월드투데이 유효미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국에서 보기 드문 SF 판타지 장르물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순항 중이다. '고요의 바다'는 공개 첫주부터 넷플릭스의 '글로벌 톱 10' 순위의 상위권에 안착했다. 

작품이 신선하다는 호평이 대부분이지만 다소 진부하고 오류가 많다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

판타지 장르물이니만큼 과학적 오류를 아예 배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고요의 바다'의 내용 전개에서 핵심 소재인 '월수'는 아주 생뚱맞은 소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바로 달에서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종종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 속 '월수'는 달에 존재하는 특별한 물이다. 실제로 달에 물이 존재하지 않지만, 달에 일반적인 물이 아닌 특별한 물 '월수'가 존재한다는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극을 전개해나간다. 

그러나 달에 물이 있다는 흔적이 종종 보고되고 있다. 우리가 상상만 해오던 판타지적 개념이 어쩌면 현실로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나사 공식 홈페이지]
[사진=나사 공식 홈페이지]

달의 표면에서 관측된 물분자

2020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달에 물이 있다는 결정적 증거를 공개했다. 

2018년에 NASA는 이미 달의 크레이터에서 물을 발견한 사실이 있지만, 2020년엔 태양빛을 받는 달의 표면에서 물분자를 발견했다. 

이 당시 NASA의 발견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 저널에 두 개의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의 공저자인 NASA의 케이시 하니벌 연구위원은 "물의 양은 대체로 1입방마터이 달 흙 속에 340mL 짜리 물병이 있는 정도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NASA의 제이콥 블리처는 아직 이 물의 특질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이는 미래의 달 탐사대가 물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 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거리 관측이 아닌 현장 증거가 발견됐다?

그리고 지난 9일 달 표면에 물이 존재한다는 첫 현장 증거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학원 지질물리학연구소가 달 표면에 있는 흙과 암석에 물이 존재한다는 징후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은 논문을 통해 위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2020년 12월, 중국의 무인 탐사선인 창어 5호가 달에서 채취한 표본을 광물학 분광계로 분석한 결과, 흙과 암석 내 물 함유 비율이 각각 120ppm, 180ppm 이하로 나타났다. 이는 흙 1t당 물 120g이 함유돼 있음을 말한다. 

달이 물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전에 원거리 관측으로 밝혀졌지만, 현장 증거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SCMP는 보도했다.

한편, 중국은 달 뒷면이 표본 채취와 물 분포 등을 조사하기 위해 창어 6호, 7호를 2024년 전후로 발사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달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진 것은 2007년 원거리 관측을 통해서였다. 이후 2018년 NASA가 달의 극지방 주변의 크레이터에서 얼음의 존재를 확인했고, 2020년에는 물분자를 발견했다. 그리고 불과 며칠 전 물의 존재성을 입증하는 현장 증거가 발표됐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달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갖는 의미

이처럼 수차례의 발견으로 인류는 달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성큼 다가간 셈인데, 달에 물이 존재한다는 발견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NASA의 서전트 박사는 "우리가 기지를 지을 수 있는 곳의 목록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달의 극지방에는 앞으로 일회성 달 탐사 임무가 시행될 곳이 꽤 존재하지만, NASA는 궁극적으로 달 표면에 영구 거주 구역을 건설할 계획을 하고 있다. 

서전트 박사는 이전부터 달 기지 건설 계획이 있었지만, 물의 발견으로 기지를 지을 수 있는 곳의 선택지가 늘어나고 기지 건설 가능성도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달 표면의 물을 추출하는 방법을 확보한다면 이는 미래 '달 경제'의 근간이 될 수도 있다. 

지구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비용보다 달에서 발사하는 비용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만일 미래의 달 탐사대원들이 지구로 귀환하고자 할 때나 혹은 다른 행성으로 가고자 할 때 달의 물을 수소와 산소를 분해한다면 우주 비행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달에서 연료를 보충하면 우주여행의 비용 절감뿐 아니라 달 기지의 건설 비용의 절감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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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바다'는 공개 첫날부터 많은 지적에 시달렸다. 과학적 오류 때문이었다. 적절한 수준의 과학적 오류는 관객도 눈 감아 줄 수 있지만 난무하는 오류는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해야 극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고요의 바다'는 비록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다. 그러나 판타지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과감한 시도를 선보인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칭찬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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