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리뷰
사후세계+중세시대 교묘하게 섞어낸 현실판 '지옥'
![[사진=넷플릭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1/406444_212221_1731.jpg)
[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종말보다 보복이 두려운 인간의 나약함과 두려움을 자극한다.
'지옥'은 지옥 선고라는 알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과 함께 등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이들에게 얽힌 진실을 파헤치려는 이야기를 담았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천사의 지옥행 선고와 함께 지옥 사자들의 심판을 받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다.
서울 한복판 알수 없는 검은 형체를 한 괴물들의 습격으로 한 남자가 죽게 되고 세상을 혼돈에 빠진다. 이후 지옥행 고지를 받은 사람들을 시연이라고 부르며 등장한 신흥 종교 새진리회는 단숨에 사람들을 마음과 시선을 빼앗는다.
![[사진=넷플릭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1/406444_212218_1730.jpg)
![[사진=넷플릭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1/406444_212222_1731.jpg)
불안과 공포에 빠진 사람들 앞에 나타난 새진리회 의장 '정진수'는 이를 '신의 뜻'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와 같은 현상은 인간이 만든 법이 죄인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하기에 신이 나선 것이라는 말한다. 즉 고지를 받은 인간은 정의롭지 못하여 시연을 통한 '천벌'을 받는 것이다.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지를 받은 한 여성은 변호사 '민혜진'을 찾아가게 되고 여성의 시연을 목격하게 된다. 시연을 보게 된 '민혜진'은 신의 뜻이라는 새진리회의 주장에 반론하며 '정진수'와의 대척점에 서게 된다.
![[사진=넷플릭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1/406444_212220_1731.jpg)
또한 새진리회와 비슷한 선상에 있었던 '화살촉'은 신의 뜻을 거부하는 이들을 단죄하는 조직을 만들어 공권력을 무력화시켜 더 큰 혼란을 야기, '민혜진'은 신의 뜻을 거부하는 마녀로 낙인시킨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은 인간이 짓는 죄와 그 처벌 방식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단순히 죄를 지으면 지옥에 간다는 플롯에서 사후세계의 지옥이 아닌 당장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 세계 속 지옥을 보여준다.
나아가 지옥에 대한 공포를 들춰냄으로써 인간의 나약함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권선징악을 바라는 욕구는 있지만, 인간의 죄는 누가 심판하며 그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점을 남기며 서사를 진행시킨다.
![[사진=넷플릭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1/406444_212219_1731.jpg)
총 6회로 제작된 이 작품은 두 개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이어간다. 초반 3부는 초자연적인 현상의 시작과 갈등의 시작을 알렸다면 이후 3부는 무너진 사회체계 속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내려는 인간의 최소한의 의지와 믿음을 말한다.
마치 중세 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지옥'은 종교의 틀 안에서 선함과 옳음에 대한 편협적인 잣대를 들이댄다. 사자를 통한 심판은 통쾌하지만, 이를 통해 무자비하게 무너지는 인간의 지성과 자유는 처참하게 무너져버린다. 이미 기울어진 종교의 잣대는 세상을 끊임없는 혼란과 광기에 휩싸이게 하고 쉽게 선동에 휩쓸리며 서로를 의심하고 견제하는 불완전한 삶을 준다.
중세 시대와 기존 종교들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요소들은 작품 곳곳에 숨어있다. 삼한 시대 성역을 뜻하는 '소도'와 죄인의 화형 그리고 메시아를 통한 구원을 기대하거나 타락한 사제의 모습을 통한 루시퍼의 묘사 등 익히 알고 있는 종교들 혹은 특정 시대를 방불케한다.
![[사진=넷플릭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1/406444_212224_194.jpg)
핵심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초반부 새진리회는 신흥 사이비 종교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초자연적인 현상과 함께 그들의 주장이 힘을 얻게 되고 '화살촉'을 통한 실질적이고 강압적인 통제를 통한 세뇌가 이뤄진 것이다.
'지옥'이 영리한 것은 특정 종교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신념에 대한 물음으로 확장시킨다는 것이다.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두려움은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며 그들은 인간의 두려움을 더욱 자극하고 완벽히 타락된 종교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모두가 완벽히 속았다는 안도감에 빠질 때쯤, 완벽해 보였던 종교의 오점에 모든 것이 뒤흔들리게 되는 인간의 또 다른 불완전함을 보여준다.
![[사진=넷플릭스]](https://cdn.iworldtoday.com/news/photo/202111/406444_212223_1731.jpg)
'지옥'은 신의 심판을 통해 신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신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더하지 않는다. 이야기의 중점은 신의 존재 여부보다는 죄에 대한 어떠한 심판도 인간을 온전하게 할 수 없으며 어떤 것도 인간의 내면의 두려움을 극복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다수의 주장에도 인간은 내면 속의 옳고 그름을 분명히 판단하고 있으며 그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는 양심에 대한 기능을 보여준다.
결국 다시 돌아와 '인간이 만든 법은 온전한 것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돌아온다. '지옥'은 어떤 것이 옳다거나 기울어지지 않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내놓는다. 뚜렷한 정답은 보이지 않지만, 그 답은 이미 마지막 크레딧과 함께 머리가 아닌 마음에 새겨져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