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프-독 4개국, 휴전 위한 공동 성명서 채택
해상 훈련 강행하는 러시아...2차 회담서 뒤집나

[월드투데이 한진리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유럽 4개국이 휴전을 모색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하며 평화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사진=훈련하고 있는 러시아 군, 연합뉴스]
[사진=훈련하고 있는 러시아 군, 연합뉴스]

'노르망디 형식' 4개국, 러-우크라 휴전 협의

26일(현지시간)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4개국은 프랑스 파리에서 노르망디 형식의 회담을 열고 우크라 사태 휴전을 위한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노르망디 형식'은 지난 2014년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4국이 러시아 국경과 인접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쟁 해소라는 공동 의제를 가지고 결성한 협의체다. 

이날 4개국은 8시간 가량 이어진 장고 끝에 '민스크 협정'에 따른 휴전을 유지하기 위한 각국의 약속을 재확인 한다는 데 합의했다. 공동 성명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이 휴전을 무조건적으로 존중하고, 2주 내 독일에서 2차 회담을 여는데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2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리비우시 외곽에서 기간산업과 공공부문 종사자들이 군사 훈련을 받은 과정에서 한 여성이 소총을 조준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담을 마친 당국자들은 합의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측근은 회담 직후 "지속가능한 휴전에 대한 지지는 매우 중요하다"며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도출된 의미있는 합의안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문제는 러시아가 해빙의 신호를 내비치길 원하느냐였다"며 "현재 상황에서 우리는 긍정적인 신호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측 안드리이 예르마크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도출된 문서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이것이 매우 중요한 점이다"라고 평했다. 

[사진=26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지역의 쿠즈민스키에서 러시아 육군이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26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지역의 쿠즈민스키에서 러시아 육군이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큰둥한 러시아...대규모 해상 훈련 이어가 

공동 성명 채택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드미트리 코작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은 "해석에 있어서의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휴전이 모든 당사자에 의해 유지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한 무력 도발 의사는 굽히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드미트리 부실장은 "우리 동료들이 우리의 주장을 이해해 베를린에서 열리는 다음 회담까지 2주 안에 성과를 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해당 기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병력을 집결 시키고 해상 훈련을 강행했다.

지난 26일 러시아 해군 북해함대 공보실은 북극 해역 훈련 참가를 위해 함정과 지원함들이 주둔기지에서 출항했다고 발표했다. 

북극해 해역에서의 전투 수행과 북해 항로 보호 연습을 실시할 예정으로 훈련에는 군인 1천200명, 군함·잠수함·지원함 30척, 전투기와 헬기 20대 등이 참가했다. 흑해 함대도 20척 이상의 함정들을 동원해 공중 방어 합동훈련을 벌였다. 

[사진=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AFP]
[사진=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AFP]

미국 "어느 쪽을 선택하든 준비돼있다"

러시아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미국은 러시아의 안보 보장 요구에 관한 서면 답변을 전달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서면 답변 전달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번 문건에는 러시아가 제기한 우려에 관한 원칙적이고 실용적인 평가를 담았다고 전했다. 

앞서 21일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제네바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러시아의 안전 보장 요구에 대한 서면 답변을 전달한 후 다시 만나기로 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선택할 수 있는 진지한 외교적 방법을 제시했다며 "공은 러시아 코트에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러시아가 어느쪽을 선택하든 준비가 돼있다며 어떤 양보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은 러시아가 가장 원하는 공격용 무기 배치 철수는 거절했으나 상호 핵무기 군비통제 및 군사훈련 제한 등을 대안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도발이 쉬이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의 규제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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