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에서 치이는 귀화선수들
"나라를 배신했다","자국에서 태어난 선수의 출전권을 훔쳤다" 비난 이어져

[월드투데이 박소은 기자] 이번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귀화선수들이 양국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AFP]
[사진=연합뉴스/AFP]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대표팀 선수 에일린 구(중국명 구아이링)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에일린 선수는 지난 2019년부터 어머니의 나라인 중국 국적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미국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 출연진은 상당한 시간 동안 "그녀는 배은망덕하며 나라를 배신했다"고 말하는 등 선수를 향한 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에일린 선수는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냈지만, 경기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인 선수는 더욱 노골적인 폭력을 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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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이민 가정 출신인 피겨스케이팅 중국 대표팀 선수 주이는 이번 올림픽 대회 단체전에서 연기 도중 실수를 연발해 개인 점수 최하위를 기록해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이에 중국 대표팀으로 경기에 서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주이는 "중국에서 태어난 운동선수로부터 올림픽 출전권을 훔쳤다"는 등의 조롱을 네티즌들로부터 받았다.

웨이보에서는 '주이가 넘어졌다'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연이어 쏟아지며 화제를 모았다. 그들은 주이의 유창하지 않은 중국어까지 트집 잡으며 "애국심을 얘기하기 전에 중국어부터 가르치라"고 말했다.

에일린 구와 주이는 아시아계 미국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평론가 제프 양은 "아시아계 미국 여자 선수들은 다른 많은 분야의 아시아계 미국 여성 대부분처럼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때만 가치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고 하며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차별적 공격에 대해 언급했다.

잘해도, 못해도 귀화선수들은 양국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열심히 경기를 뛴 선수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비난을 멈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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