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박소은 기자] 홍콩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지난 16일 4천 명을 넘으며 방역 붕괴 위기에 놓였다.

홍콩 당국은 지난 16일의 신규 확진자가 4천285명이고 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홍콩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 14일 처음으로 2천 명을 돌파했다. 그런데 불과 이틀 만에 두 배나 증가하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말까지 2년 동안 홍콩의 누적 환자는 약 1만2천 명이었으나, 확산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환자가 급증해 지난 한 달 반 동안의 확진자가 지난 2년간의 누적 확진자 수를 뛰어넘었다. 그로 인해 인구가 740만여 명인 홍콩은 누적 환자 3만 명을 넘겼다.

급격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홍콩의 방역 역량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현재 코로나19 환자 1만2천여 명이 병상 부족으로 대기 중이라고 자체 추산 결과를 보도했다.

이러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홍콩의 방역 강화에 대해 압력을 넣고 있다. 친중 매체 문회보와 대공보는 지난 16일 시진핑 주석이 홍콩 정부에 "코로나19 방역이 최우선이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황을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하고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 주석이 홍콩 상황에 우려하고 홍콩 주민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 신문들은 시 주석이 언제 그런 발언을 했는지에 대한 출처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해당 보도는 신화 통신이나 CCTV 등 중국 관영 매체에서 소개되지 않았는데,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이 중국인들의 눈치를 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홍콩 명보는 시 주석이 코로나19와 관련해 특정 지역에 대해 별도의 성명을 발표한 것은 우한(武漢)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홍콩에서만 보도된 이유에 대해 본토인들에게 홍콩을 선호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회보와 대공보의 보도가 나오자 람 홍콩 행정장관은 "시 주석의 지시에 따라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통제의 주된 책임을 지고 모든 자원과 수단을 동원해 공중 보건과 사회 안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는 홍콩이 '제로 코로나'를 포기한 결과를 중국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중국 정부가 홍콩의 방역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떠오르고 있다.

한편, 홍콩 현지 언론은 다음 달부터 중국 의료진이 홍콩에 파견돼 전 시민 대상 3회 강제 검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검사를 거부할 경우 1만 홍콩달러(약 153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출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