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존슨 총리 "앞으론 백신과 치료제가 코로나19 대응에 첫 번째 방어막이 될 것"
부스터샷이면 타 코로나19 변이에도 안전하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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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데이 박한나 기자] 영국이 코로나19 확진자 자가격리와 무료검사를 없애는 등 모든 법적 방역규정을 폐지했다. 

21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24일부터 잉글랜드에서 자가격리를 포함해서 법적 방역규정을 모두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저소득층 자가격리 지원금 500파운드(약 81만원)도 없어지며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펼쳤던 다양한 방역 규정이 사실상 폐지된 예정이다. 

존슨 총리는 "팬데믹은 끝나지 않았지만 오미크론 변이 유행 정점은 지났다"며 "3월 말까지는 확진자에게 집에 머물라고 권고하지만 그 이후에는 유증상 감염자가 개인의 책임을 행사하면 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1일부터는 코로나19 무료신속검사도 중단된다. 단, 유증상 고령층 등은 계속 무료 신속검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존슨 총리는 "감염 후 중증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상당히 약해졌으며,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엔 대규모 검사가 별로 가치가 없다"고 말하며 앞으론 백신과 치료제가 코로나19 대응에 첫 번째 방어막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영국은 75세 이상 등을 대상으로 봄에 부스터를 접종한다고 발표했다. 나아가 넓은 집단을 대상으로 가을 부스터샷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영국의 행보는 지난 2년간 노력으로 인해 정부 규제에서 개인 책임으로 넘어갈 수 있는 단계가 되었으며 방역규제 역시 경제, 사회, 정신건강, 어린이들의 삶에 상당한 희생을 초래하는데 그 비용을 계속 댈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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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서는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의학협회(BMA) 찬드 나그폴 회장은 "사회에서 취약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전략이며, 사람들에게 더 자유를 주는 대신에 더 많은 불확실성과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료검사 폐지와 자가격리 지원 중단으로 인해 규제 해제 효과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 역시 반기를 들고 나섰다. 그는 "더 큰 혼란과 혼돈을 겪게 됐다. 총리의 '위드 코로나' 계획은 보건부 장관조차 설득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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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미크론 변이의 확신으로 인한 2차 부스터샷(추가접종)에 대한 논의가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1차 부스터샷까지만 맞아도 예방효과가 입증된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보도에 따르면 의학전문지들에 게재된 여러 최신 연구 결과들은 1차 부스터샷까지 총 3회 접종자가 오랫동안 코로나19 중증과 사망 위험에 대한 충분한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들 접종자는 앞으로 몇 년간 추가 접종이 필요없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존 웨리 펜실베이니아대 면역학연구소장은 "추가 접종에 따른 혜택이 줄어드는 것을 목격하기 시작했다. 65세 이상 또는 고위험군의 경우 4차 접종이 필요할 수 있지만 대부분에게는 불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나 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계열 백신을 3회 접종하면 어떠한 변이 바이러스도 침투하기 어려울 정도로 훨씬 다양한 항체가 생성된다는 내용이 입증되고 있다. 결국 3차 접종만으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로 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얀센(존슨앤드존슨), 노바백스 등 4종의 백신 접종 후 생성된 T세포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기존 변이 대비 80%의 효력을 보였는데, 앞으로 나타날 새 변이에 대해서도 비슷한 효과를 유지할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했다. 위의 결과는 코로나19에 대한 소위 기억세포도 매우 천천히 감소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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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에 게재된 한 논문은 백신은 T세포뿐 아니라 B세포에도 바이러스에 대한 기억을 심어놓음을 확인했다. 백신 접종 6개월 뒤에도 기억 B세포가 계속 성숙해져 B세포에서 생성하는 항체들이 새 변이를 인식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정점을 지나고 있는 서방국가들은 큰 숨을 내쉬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 팬데믹이 완전히 지나간 것은 아니지만, 긴 시간 전세계인들을 고통 속에 빠뜨렸던 코로나19의 기세가 한 풀 꺾여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이례적인 팬데믹으로 많은 희생이 발생했다. 그들의 희생을 기억한다면, 섭부른 조치보다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신중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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