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위로 올라서 세상을 꽉 붙잡아라
전 세계에서 모인 수학자들이 탁월한 업적에 수여한다

[월드투데이 성연수 기자]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의 발명가인 스웨덴의 알프레드 노벨의 1895년 작성한 유언에 따라 매년 인류의 평화를 위해 과학적으로 헌신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세계적으로 아주 권위 있는 상이다. 노벨상처럼 수학 또한 수학의 새로운 분야 개척에 공헌한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세계적 권위의 수학상으로 필즈상이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필즈상은 토론토대학의 교수이자 수학자인 필즈(John Charles Fields, 1863~1932)로부터 시작되었다. 

필즈는 1924년 토론토에서 열린 국제수학자회의 대회장을 맡게 되었고,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많은 성금을 모금하였다.

필즈는 평소 노벨상과 같이 수학자를 위한 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고 수학 분야의 권위 있는 상을 만들기 위해 고민 끝에 대회 개최 후 남은 예산과 자신의 전 재산을 내놓았다.

그는 이 상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수학자가 더 나아가길 장려하는 뜻을 담길 희망했다.

안타깝게도 필즈는 이 상이 발표되기 약 1년 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지만, 1932년 제9회 국제수학자회의에서 이 상을 세계수학자대회(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약자 ICM)에서 수여하기로 하였으며, 새로이 제정된 이 상을 필즈의 이름을 따 ‘필즈상’이라고 부르기로 합의하였다.

[사진=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투투 대주교, AFP/연합뉴스]
[사진=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투투 대주교, AFP/연합뉴스]

실제로 이 상이 주어지기 시작된 것은 1936년 노르웨이 오슬로 회의 때부터였다. 1936년 29세의 핀란드 수학자 라르스 아흘포르스(Lars Ahlfors)와 39세의 미국의 제시 더글러스(Jesse Douglas), 총 2명의 수상자가 이 상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1936년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1950년까지 개최되지 못하였다. 1960년 이후는 4년마다 회의가 있었고, 회의 때마다 이 상이 수여되었다.

현재 필즈 메달의 상금은 15000 캐나다 달러이다. 한화로는 약 1450만원이다. 필즈상이 만들어지고 1983년까지 수십 년 동안 1500 캐나다 달러였지만 꾸준한 인상을 통해 이 금액에 도달한 것이다. 

첫 번째 인상은 1974년 밴쿠버 ICM에서 남은 자금으로 이루어졌다. 1976년 12월, 필즈 메달 수상위원회는 세계수학자대회상금 기금이라는 이름으로 ICM을 통해 적립된 필즈 메달에 관한 모든 잔고를 송금하였다. 

이후 1983년 IMU 실행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1924년 토론토 ICM에서 탄생한 세계수학자대회 1924 메달 기금과 필즈의 유산이 기탁된 필즈 재단과 합쳐졌다. 이후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액수가 늘었다.

늘어난 액수에 계좌에 잔고를 더 적립할 수 없게 되었고 IMU는 필즈 메달 수상위원회의 추천 아래에 필즈 메달을 두 개에서 네 개까지 수여하기로 결정하였으며 1983년 이전에는 1500 캐나다 달러였던 상금이, 1983, 1986년에 각각 두 배로 뛰었으며 1990년 ICM에서는 6000 캐나다 달러에서 15000 캐나다 달러로 인상하였다.

이러한 필즈상은 4명까지밖에 수상할 있다는 점에 더불어 수상 당시 연령이 40세를 초과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다. 이를 깬 사람으로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앤드루 와일즈가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필즈는 메달은 가능한 한 순수하게 국제적이어야 하며, 국가, 기관, 사람의 이름이 기재되어서는 안 된다 하며 메달을 만들 때 구체적인 메달의 크기, 금의 양을 정하고 메달에는 라틴어나 그리스어를 쓰도록 제안했다.

캐나다인 맥켄지(Robert Tait McKenzie)는 이러한 조건에 맞춰 메달을 디자인하였다. 캐럿은 14캐럿이며, 64밀리미터의 지름을 가진 메달이 탄생하였다. 메달의 앞면엔 고대 그리스 수학자인 아르키메데스의 얼굴이, 뒷면엔 그의 묘비가 새겨져 있다.

아르키메데스는 왕의 금관이 순금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고 옷을 벗은 채 길거리로 나가 유레카라 한 일화로 유명하다.

그는 기원전 287년 무렵 태어났으며 마크나 그라이키아의 자치 식민지인 시라쿠사에서 태어났으며 그는 자신의 발견을 자랑스러워했다. 그의 묘비엔 구면과 외접하는 원기둥의 겉넓이의 비가 2:3이고, 그 내부의 부피의 비도 2:3이란 내용이 적혀있기도 하다.

필즈상의 아르키메데스의 얼굴 측면에 "자신 위로 올라서 세상을 꽉 붙잡아라"가 라틴어로 적혀있다.

TRANSIRE SUUM PECTUS MUNDOQUE POTIRI

뒷면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수학자들이 탁월한 업적에 수여한다 적혀있다.

CONGREGATI EX TOTO ORBE MATHEMATICI OB SCRIPTA INSIGNIA TRIBUERE

필즈상을 수여하는 세계수학자대회는 2014년 대한민국에서 개최된 적이 있으며, 2022년엔 7월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하여 국제수학연맹(IMU) 집행위원회는 행사를 온라인 행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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