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지분 매도 않겠다' 공언했다가 번복

사진=일론 머스크/로이터, 연합뉴스
사진=일론 머스크/로이터, 연합뉴스

[월드투데이 박무빈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장중 11% 폭락했다.

테슬라가 미국 시장에서 일부 모델 가격을 할인해 판매에 나서자 투자자들은 이 회사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둔화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테슬라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8.9% 추락한 125.35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11% 폭락해 122.26달러까지 미끄러졌고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 전기차 회사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이후 불거진 '오너 리스크' 등으로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달 들어 테슬라 주가가 상승한 거래일은 사흘에 불과하다.

앞서 테슬라는 할인 행사를 통해 전기차 일부 모델 판매가를 낮추겠다고 밝혀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이 회사는 오는 31일까지 전기차 세단인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 신차 고객들에게 7천500달러(약 962만 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모델3와 모델Y에 대한 할인은 테슬라가 이달 초 발표한 3천750달러의 할인에서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가 추락에 보유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카드를 또 꺼내 들었다.

그는 음성채팅서비스 '트위터 스페이스'를 통해 "앞으로 2년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내년에는 팔지 않을 것이고 내후년에도 팔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머스크의 이런 발언에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정규장 마감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3% 올랐다.

하지만, 머스크는 과거에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가 번복한 바 있어 향후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머스크는 지난 4월 말 트위터에 글을 올려 테슬라 주식 추가 매도 계획이 없다고 말했고, 8월에는 트위터 인수 계약을 돌연 파기한 뒤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주식 매각은 끝났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법적 다툼 끝에 트위터를 인수하게 되자 테슬라 주식을 팔아 현금 154억 달러를 마련했고, 인수 계약서에 사인한 지 불과 며칠 후인 지난 11월 초에는 39억5천만 달러어치 테슬라 주식을 매도했다.

이어 이달 12일부터 사흘 동안 머스크는 35억8천만 달러어치 주식을 내다 팔아 테슬라 낙폭을 더욱 키웠다.

머스크는 이날 온라인 간담회에서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을 과거 여러 차례 어긴 것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주식을 좀 팔아야 했다"고 둘러댔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지고 소비자 수요도 둔화할 것이라며 테슬라의 자사주 매입 계획은 경기 침체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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