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EPA, 연합뉴스
사진=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EPA, 연합뉴스

[월드투데이 박무빈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몰도바를 무너뜨리고 점령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는 러시아 측 정보를 가로챘다"고 9일(현지시간) 주장했다.

AFP 통신,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계획은 러시아가 광범위한 유럽의 자유와 안보를 위협하려는 또다른 조짐이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정보 기관의 몰도바 파괴 계략을 가로챘다. 이들 문서는 러시아에서 누가, 언제, 어떻게 몰도바의 자유를 부수고 점령하려는 것인지 보여준다"면서 "나는 즉각 이런 위협을 몰도바에 알렸다"고 말했다.

몰도바는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유럽 최빈국으로, 우크라이나 남쪽과 국경을 맞댔다. 앞서 몰도바 내에서도 올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오데사 등을 거쳐 몰도바를 침공할 것이란 정보가 지난해 말 나돌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가 이미 계획을 지시했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이를 가로챘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시도하려던 계획과 매우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에 이어 몰도바 당국도 러시아가 몰도바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감지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몰도바 정보안보국(SIS)은 이날 "우크라 측과 우리 첩보 활동을 토대로 한 정보에 따르면 몰도바를 무너뜨리고 공공 질서를 파괴하려는 공작이 드러났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다만 이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 "이는 위태롭고 제각각이며 계속되는 공작이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기관이 모든 역량을 다하고 있으며, 이런 도발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몰도바 주민에게 확실히 알린다"고 덧붙였다.

몰도바는 러시아와 서방 간 세력 다툼에 낀 처지로, 현 대통령인 마이아 산두 몰도바 정권은 친서방 행보를 보여왔다.

몰도바 인구는 260만명이며,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EU 가입을 신청했다.

러시아는 몰도바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에 군대를 주둔 중이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옛 소련 해체 1년 뒤인 1992년 내전 과정에서 몰도바에서 분리를 선언했으나, 국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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