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전 '이형호 유괴살해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44일 후 한강 배수로에서 시체로 발견
[월드투데이 노예진 기자] 영화 ‘그놈 목소리’는 28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형호 유괴살해사건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이다. 1991년 1월 29일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살던 9살의 이형호군은 저녁에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던 모습을 마지막으로 돌연 행방이 묘연해진다. 44일 후 한강 배수로에서 시체로 발견됐던 비극적인 사건은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으로 불린다.

당시로선 드물게 과학수사가 진행되고, 15년간 총 인원 10만여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됐지만 2006년 1월 공소시효가 만효됐다.
사건 당일 저녁 11시 서울 말투에 30대 전후로 추정되는 남자의 협박 전화가 걸려오고 그 이후 43일 동한 60여번의 전화 10차례의 메모지로 협박을 했다.
범인은 피해자 아버지의 차량에 설치가 되어있던 카폰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몸값을 받아내려는 시도를 한다. 첫 시도는 김포 공항 주차구역에 돈이 들어 있는 차를 세운 뒤 자택으로 돌아가라고 지시를 했으나 범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전화로 “차량 뒷자석에 누가 타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실제 당시 경찰은 트렁크에 숨어 잠복 근무 중이었다.
두번째 시도는 충무로 대한극장 앞 인근 제과점 건너편에 차를 세운 후 제과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으라 지시했다. 하지만 “지금 누군가가 주변을 얼쩡거리고 있는데 경찰 아닙니까? 이래도 계속 잡아떼실건가요?”라며 협박을 했다.

마지막으로 사용한 방법은 은행계좌로 송금을 유도하고 은행으로 갔지만 신고 계좌라는 문구를 발견한 즉시 도주했다. 메모지에 장소를 지정해 ‘이번이 마지막이니 신중하라’라는 메모와 함께 지시를 내렸다.
경찰이 잠복하였으나 위치를 혼동한 사이 돈을 들고 사라졌다. 그날 밤 “가짜 돈이 가득하네요. 아들을 되찾고 싶지 않은 것으로 알겠습니다”라는 말이 마지막 전화였다.
1991년 3월 13일 잠실대교 부근 배수로에서 이형호군이 숨진채 발견된다. 손은 끈으로 묶여 있엇고 코와 입이 테이프로 막혀 질식사했다고 한다.
부검결과 이형호군은 유괴된 직후에 사망했으며 범인은 처음부터 돈만 챙겨 달아날 생각이었던 것이다. 또한, 범인과 통화를 했던 음성을 분석한 결과 이형호의 친척인 이성재와 완전 일치한다는 것과 이형호군의 아버지와 사이가 안좋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에 용의자로 특정한 뒤 수사를 했지만 협박 전화가 걸려온 날 경주에 있었다며 고속도로 영수증을 증거물로 제시해 용의자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영화 ‘그놈 목소리’에서 범인은 철저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오직 전화기 너머 목소리로만 수사가 진행되며, 당시 상황에서 첨단 방법이었을 과학수사까지 동원하여 아이를 찾기 위해 절박하고 처절하게 뛰어다니는 부모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